작년엔 마이바흐, 올해는 제네시스…젠슨 황 의전차가 보내는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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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엔 마이바흐, 올해는 제네시스…젠슨 황 의전차가 보내는 신호
  • 이충진 기자
  • 승인 2026.06.0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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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벤츠 파트너십 상징→올해 현대차 협력 구도 압축
8일 정의선 회장 면담이 방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삼겹살 음식점 '형님 저요'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삼소(삼겹살·소주) 회동’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 의전차가 달라졌다. 지난해 10월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580 4MATIC에서 이번에는 제네시스 G90 롱휠베이스로 바뀌었다. 두 차량 선택 모두 단순한 취향이 아닌 산업적 맥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방한 당시 황 CEO가 마이바흐를 탄 것은 상징성이 있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체계와 자율주행 컴퓨팅 인프라 전 영역에서 엔비디아의 칩과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핵심 파트너사 중 하나다. 2024년 이후 출시되는 벤츠 전 라인업에 엔비디아의 드라이브 오린(Drive Orin)과 드라이브 OS가 표준 탑재되며,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개발에서도 엔비디아가 핵심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포브스 기준 약 1888억달러(약 260조원)의 자산을 보유한 황 CEO가 그럼에도 마이바흐를 선택한 것은 협력사 차량을 직접 탑승한 셈이었다.

이번 방한에서 황 CEO는 G90 롱휠베이스를 이용했다.

방한 의전차가 현대차그룹 브랜드로 바뀐 것과 동시에, 이번 방한의 핵심 일정 중 하나로 8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의 면담이 현대차그룹 양재 사옥에서 예정돼 있다. 황 CEO가 직접 차량을 지정했는지, 현대차그룹 측이 의전차로 제공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마이바흐에서 G90으로의 전환은 이번 방한의 산업적 메시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사의 협력은 이미 구체적인 사업 단계로 들어섰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 블랙웰 기반 AI 인프라를 활용해 자율주행 개발 고도화, 스마트팩토리 디지털 트윈, 로보틱스 시뮬레이션에 나서고 있다. 엔비디아의 드라이브 하이페리온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협력은 레벨2 이상 운전자보조 기술부터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합작사 모셔널을 통한 레벨4 로보택시까지 포괄한다. 엔비디아의 옴니버스와 코스모스 플랫폼을 활용한 공장 디지털 트윈 사업도 추진 중이다.

황 CEO는 컴퓨텍스 2026에서 "한국에서 다음 협력의 축은 로보틱스"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통해 로보틱스를 미래사업 축으로 키우고 있다는 점에서, 정의선 회장과의 회동은 자동차·AI·로봇이 결합하는 피지컬 AI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황 CEO는 이날 홍대 삼소 회동 직후에도 "현대차와 큰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로보틱스 분야에서도 중요한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G90은 이미 글로벌 의전 현장에서 검증된 차량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 G90 113대를 각국 정상과 배우자 의전용으로 배치했고, UAE 정부도 G90을 공식 외빈 의전 차량으로 도입했다. 재계에서 이른바 '회장님 차'로 통하는 이 차량이 이번에는 글로벌 AI 기업 수장의 의전 세단이 됐다.

지난해 마이바흐 S580이 엔비디아-벤츠 기술 동맹을 상징하는 장면이었다면, 이번 G90 롱휠베이스는 자동차·AI·로봇이 결합하는 피지컬 AI 협력 구도에서 현대차그룹이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충진 기자  ho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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