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감소에도 계좌 지급정지 급증...신종 금융사기 대응 '빈틈'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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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감소에도 계좌 지급정지 급증...신종 금융사기 대응 '빈틈' 커졌다
  • 이준성 기자
  • 승인 2026.06.04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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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금융사기 피해 계좌 지급정지 1년간 14만9176건
올해 1~5월 지급정지 7만2000여건...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
이상거래탐지체계(FDS) 임시조치는 21% 감소....사후 대응 쏠림 뚜렷
투자 리딩방·로맨스 스캠 등 신종 사기 확산에 제도 정비 필요성↑
보이스피싱 피해는 줄고 있지만 은행권에서 금융사기 피해 접수로 계좌가 지급정지되는 사례는 오히려 급증하고 있다. 투자 리딩방 사기와 로맨스 스캠 등 신종 금융사기가 확산하면서 보이스피싱 중심으로 설계된 기존 지급정지 제도의 보완 필요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이미지 출처=Unsplash]
보이스피싱 피해는 줄고 있지만 은행권에서 금융사기 피해 접수로 계좌가 지급정지되는 사례는 오히려 급증하고 있다. 투자 리딩방 사기와 로맨스 스캠 등 신종 금융사기가 확산하면서 보이스피싱 중심으로 설계된 기존 지급정지 제도의 보완 필요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이미지 출처=Unsplash]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보이스피싱 피해는 줄고 있지만 은행권에서 금융사기 피해 접수로 계좌가 지급정지되는 사례는 오히려 급증하고 있다. 투자 리딩방 사기와 로맨스 스캠 등 신종 금융사기가 확산하면서 보이스피싱 중심으로 설계된 기존 지급정지 제도의 보완 필요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4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에서 금융사기 피해 접수로 인해 계좌가 지급정지된 사례는 총 14만9176건으로 집계됐다. 월평균 1만 건이 넘는 계좌가 금융사기 연루 의심으로 묶인 셈이다.

정부 차원의 보이스피싱 대응 강화로 관련 피해 건수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7개월간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9353건으로 전년 동기 1만4461건보다 35.5% 줄었다.

반면 은행권 지급정지는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5개월간 5대 은행의 지급정지 건수는 7만2000여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만2683건의 두 배를 넘었다.

이는 금융사기 양상이 보이스피싱 중심에서 투자 사기 등으로 넓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도 지난해 보이스피싱 외에 투자 사기 등 신종 금융사기가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적용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가이드라인을 배포한 바 있다.

문제는 사후 대응 성격이 강한 지급정지는 늘어난 반면 피해를 사전에 막기 위한 임시조치는 오히려 줄었다는 점이다. 올해 1~5월 5대 은행의 이상거래탐지체계(FDS) 기반 임시조치는 4만6154건으로 전년 동기(5만8609건)보다 21% 감소했다.

FDS는 비정상 거래 정황을 실시간으로 포착해 거래를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장치다. 지급정지가 피해 신고 이후 계좌를 묶는 방식이라면, 임시조치는 피해금이 빠져나가기 전에 거래를 막는 사전 예방 성격이 강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금융사기는 피해자가 직접 송금하거나 계좌 이체에 협조하는 방식이 많아 단순 이상거래 패턴만으로 걸러내기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은행 입장에서도 신종 사기 의심 거래를 선제적으로 막고 싶어도 법적 근거와 사후 책임 문제가 명확하지 않으면 적극적으로 임시조치에 나서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현행 지급정지 제도가 보이스피싱 피해 구제를 중심으로 설계됐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투자 리딩방 사기, 로맨스 스캠, 노쇼 사기 등은 비대면·전기통신 수단을 활용해 피해자를 속이고 재산상 처분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보이스피싱과 구조적으로 유사하지만, 제도 적용과 현장 대응은 아직 충분히 정비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신종 피싱 범죄 연루 계좌에 대해서도 금융회사가 신속하게 임시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이달 말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신종 피싱 유형까지 포함하는 금융권 공동 이상거래탐지 체계 구축도 추진한다.

다만 무리한 지급정지에 따른 부작용 역시 과제로 남아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허위 신고나 악의적 신고로 계좌가 묶이는 이른바 '통장 협박'이 발생할 경우 예금주는 결백을 입증할 때까지 금융거래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범죄 피해금 유출은 빠르게 막되 무고한 금융소비자의 계좌까지 과도하게 묶이지 않도록 제도를 정교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며 "지급정지 범위와 해제 기준, 이의신청 절차 등을 함께 정비해야 신종 금융사기 대응과 소비자 보호의 균형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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