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보다 품질이었다”는 남동발전…HRSG 발주 논란의 본질은 ‘공기업 돈 쓰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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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보다 품질이었다”는 남동발전…HRSG 발주 논란의 본질은 ‘공기업 돈 쓰는 방식’
  • 한순구 기자
  • 승인 2026.06.04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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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은 경쟁대화, 분당은 협상계약, 송산은 수의계약…왜 남동발전만 달랐나
“고가 낙찰도 문제 없다”…남동발전의 설명
감사 지적 이후에도 기존 방식 유지…분당복합 논란
반복 유찰 끝 수의계약…송산빛그린이 남긴 질문
문제는 결과
남동발전 리더십 공백도 변수
한국남동발전 본사 [사진=한국남동발전 제공]
한국남동발전 본사 [사진=한국남동발전 제공]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한국남동발전이 복합화력발전소 핵심 설비인 배열회수보일러(HRSG) 발주 과정에서 다른 발전 공기업들과 다른 계약 방식을 반복적으로 선택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남동발전은 사업 특수성과 설비 신뢰성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하지만, 업계에서는 가격 경쟁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발전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 발전 자회사들이 2021년 이후 추진한 복합화력 프로젝트는 총 12건이다. 국책과제 수행 등을 전제로 한 일부 사업을 제외하면 대부분 한국중부·남부·동서·서부발전은 HRSG 발주에 종합낙찰제를 활용했다.

반면 남동발전은 고성복합에는 경쟁적 대화, 분당복합에는 협상에 의한 계약, 송산빛그린에는 수의계약을 적용했다. 발전 5사 가운데 동일 분야 설비에 대해 가장 다양한 발주 방식을 활용한 셈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HRSG 외 가스터빈(GT), 증기터빈(ST) 등 다른 핵심 기자재는 일반적인 종합낙찰제를 적용하면서도 유독 HRSG 분야에만 별도 방식을 적용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고가 낙찰도 문제 없다”…남동발전의 설명

남동발전은 가장 먼저 논란이 된 고성복합 사업에 대해 “저가 수주에 따른 공사 중단과 시공 품질 저하 우려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남동발전 측은 HRSG가 단순 범용 기자재가 아니라 플랜트별 성능·용량·안정성 등을 고려한 맞춤형 설비라는 점을 강조한다. 가격 중심 평가보다 기술력과 사업 수행능력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경쟁적 대화 방식이 더 적합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남동발전은 법률 검토를 통해 경쟁적 대화 방식 적용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고성복합에서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업체가 최종 선정된 점에 대해서도 남동발전은 사업예산 범위 내에서 이뤄진 계약이며, 기자재 구매비용뿐 아니라 향후 약 30년간 운영비 절감 효과까지 고려하면 비용 효율 측면에서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 시각은 다르다. 한 대형 발전 기자재 업계 관계자는 “가격 경쟁을 완화할 수는 있지만, 그만큼 평가 기준과 배점 구조, 운영비 절감 효과가 더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공기업 재량만 커졌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감사 지적 이후에도 기존 방식 유지…분당복합 논란

분당복합 사업은 절차 문제까지 번졌다.

남동발전은 당초 사전공고 단계에서 종합낙찰제를 예고했지만 이후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으로 변경했다. 이 과정은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언급됐고 정부 감사로까지 이어졌다.

남동발전은 이에 대해 입찰 예정자별 유불리, 사업 일정, 기술 역량 등을 종합 검토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감사 이후에도 조달청 의뢰 방식으로 전환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조달청 협의 결과 관련 사례 부족과 추가 절차로 최소 2~3개월 이상 소요될 수 있다는 의견을 받았다”며 “노후 열병합 설비 교체와 사업 일정 등을 고려하면 자체 추진이 더 합리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감사 이후에도 기존 계약 구조를 유지한 만큼 발주 방식 변경 경위, 내부 의사결정 과정, 평가 기준 등에 대한 설명 책임은 더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복 유찰 끝 수의계약…송산빛그린이 남긴 질문

송산빛그린 사업은 결국 수의계약으로 이어졌다.

남동발전은 당시 AI 데이터센터 확대 등에 따른 글로벌 가스터빈 공급난과 사업 일정 준수 필요성을 고려했다고 설명한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당초 경쟁입찰을 추진했고, 조건 완화와 추가 협의도 진행했다. 하지만 반복 유찰이 이어졌고 최종적으로 입찰 참여 업체가 줄어들면서 수의계약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결과다.

업계에서는 경쟁이 가능한 HRSG만 별도 발주하거나 가스터빈을 직접 계약하는 방식도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경쟁이 성립하지 않는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지적한다.

한 HRSG 업계 관계자는 “발전소 전체 건설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핵심 설비에서 경쟁입찰 기회가 사실상 줄어든 셈”이라며 “반복적으로 같은 결과가 나온 만큼 기준 공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동발전 리더십 공백도 변수다

남동발전은 지난해 11월 취임한 강기윤 전 사장이 올해 2월 물러난 뒤 현재 조영혁 경영혁신부사장이 사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 중이다.

강 전 사장은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출신으로 임기를 약 1년 9개월 남긴 상태에서 사퇴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특정 업체 특혜 여부만이 아니다.

공기업이 가격 경쟁을 줄이는 대신 어떤 기준으로 품질과 납기, 운영비 절감을 평가했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실제 비용 절감으로 이어졌는지가 더 중요한 질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발주 방식 자체는 적법할 수 있다" 면서도 "하지만 가격 경쟁 대신 재량이 커졌다면 그만큼 숫자와 문서로 설명해야 하는 책임 역시 커진다"고 지적했다. 

한순구 기자  po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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