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AI 진단 줌인] '딥카스' 매출 성장 제동 뷰노...기초체력도 '비상'
상태바
[의료 AI 진단 줌인] '딥카스' 매출 성장 제동 뷰노...기초체력도 '비상'
  • 민보영 기자
  • 승인 2026.05.22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손실 3분의1로 감소...매출 질은 악화
'딥카스' FDA 시판 허가 일정 분수령

[녹색경제신문 = 민보영 기자] 생체신호 기반 예후·예측 솔루션으로 본업을 전환하며 외형 성장을 거듭해 온 영상 AI 진단 기업 뷰노의 기초 체력에 빨간불이 켜졌다.

매출 42%를 수수료로 지급하는 등 국내 매출의 실속이 떨어지는데다, 미국 시장 진출 시도를 위한 미국 식품의약국 510(k) 인증 획득 시도도 고배를 마시면서다. 뷰노는 해외 판매 허가 신청을 재개할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영구채 등 신종자본증권을 제외하면 뷰노 기초체력은 사실상 자본잠식 등 고갈된 상태라는 지적까지 제기된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3~2025년 기간 뷰노 영업손실은 157억원에서 49억원으로 세 배 가까이 줄어들었다. 매출은 132억원에서 348억원으로 두 배 늘어났다. 2022년 이후 본업인 AI 진단 영역 비중을 줄이고 '딥카스(DeepCARS)' 등 생체신호 기반 예후·예측 솔루션 부문 매출을 늘린 결과다. 딥카스는 실시간 클라우드를 통해 판독·기간 단위로 과금하는 구독형(SaaS) 구조로서 매달 양질의 현금을 누적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평가받았다.

매출이 늘어나며 적자 폭을 줄이는 신호로 보이지만, 높은 지급수수료 비중과 전년 대비 2배 폭증한 대손충당금 등은 매출의 질을 떨어트려 기초체력 악화 우려를 남긴다. 

2025년 생체신호 기반 예후·예측 솔루션 부문에서 발생한 매출은 전체 73.8%로 다수를 차지한다. 이 기간 지급수수료는 147억원으로, 매출 348억원의 42.2%에 달하는 수준이다. 독점 유통망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외형 확장을 위해 유통업체, 대리점 등에 수수료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서비스를 먼저 이용한 뒤 나중에 대금을 정산받는 '사후 정산' 방식도 매출의 질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구독 서비스 특성상 사후 정산 방식으로 인식되는 '매출채권(수취채권)'은 2024년 말 51억4000만원에서 2025년 말 58억5000만원으로 늘어났다. 이는 병원 측 대금 지급 결제 기간이 길어져 실제 현금 유입이 지연되거나 회수 불확실성이 높아졌을 가능성을 남긴다.  

의료기관이 서비스 이용 전에 대금을 미리 선납하는 방식으로 전환돼야 매출의 질이 개선되는 구조다. 다만 대금을 먼저 받는 형태의 '선수금(계약부채)'은 2024년 '변동 없음(-)'에서 2025년 403만원으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대금을 먼저 지급한 뒤 서비스를 이용하겠다는 의료기관이 완만하게 증가하는 신호로 볼 수 있다.

구독 서비스 가입자는 늘어나지만 선수금은 미미하게 늘어나는 가운데 뷰노는 2025년 대손충당금을 전년 대비 2배 늘린 17억원으로 설정했다. 대금을 지급받지 못했을 때의 유동성 위기에 대비한 회사 차원의 인식을 반영한 수치로 해석된다. 예후·예측 솔루션 부문 매출은 올 1분기 전체 매출 86.8%를 차지하는 등 비중은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영구CB로 자본 확충했지만...해외 진출 시도 고배

해외로 진출하려는 시도는 현재 좌초된 상태다. 202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혁신의료기기(BDD, Breakthrough Device Designation) 지정을 받았지만, 이달 초 시판 전 허가인 '510(k)' 인증 획득에 실패하면서 판로 개척에 빨간불이 켜졌다. 510(k) 인증은 미국 의료기기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대표 절차로 기존 제품과 진입을 원하는 신규 제품의 성능, 안전성을 비교한다. 

뷰노는 2024년 3월 제2회차 사모 영구전환사채(CB)를 발행하는 등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이 제한된 104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표면이율 0%, 만기이율 2%로 만기 시 원금을 한꺼번에 상환하는 구조다. 이후 만기이율을 5%로 늘린 영구CB를 19일 현재까지 3차례 추가로 발행했다. 제2회차부터 지난해 제4회차까지 발행된 영구CB 규모는 약 441억원으로, 전부 '사채권자는 어떤 경우에도 사채의 중도상환을 요구할 수 없다'는 풋옵션 제한 조항을 담고 있다. 

회계기준(IFRS)에 따르면 CB 만기가 30년 이상으로 긴 경우 실제 부채여도 장부상 '자본'으로 분류 가능하다. 뷰노 역시 이 기준에 따라 영구CB를 '신종자본증권'으로 분류하고 자본 계정에 채워넣었다. 영구CB 441억원이 포함된 기타자본항목 소계는 2025년 기준 450억원으로, 결손금 1002억원을 포함한 2025년 자본총계는 영구CB 발행 규모보다 적은 361억원이다.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라는 결론이 나온다.

출처=뷰노 2025년 사업보고서

출처=뷰노 2025년 사업보고서

뷰노는 지난 2월 제5회차 사모 영구CB 100억원을 추가로 발행했다. 지난 회차와 동일하게 만기이율 5%, 풋옵션 제한 조항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올 1분기 말 자본총계는 2025년 말 361억원에서 411억원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결손금 역시 1002억원에서 1041억원으로 증가했다.

수가·해외 장벽에 갇힌 1세대 의료 AI

뷰노는 영상 AI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22년 하반기부터 생체신호 기반 예후·예측 솔루션으로의 본업 전환을 선언했다. 국내 의료 AI 기업 최초로 보건복지부 '선진입 의료기술'로 선정돼 병원 내 비급여 처방을 할 수 있는 기회를 획득하면서다. 의사의 판독 시간을 단축하는 이점이 의료기관이나 환자 차원의 가치 창출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딥카스는 본업 대신 현금을 벌어들일 구원투수로 등장하며 뷰노 매출을 견인했다.   

다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딥카스 역시 국내외 유통 시장의 장벽을 뛰어넘기엔 한계가 따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높은 지급 수수료, 의료기관의 낮은 선수금 등으로 대표되는 의료 AI 유통 시장의 한계에 더해 국내보다 더 높은 기준을 요구하는 해외 규제 수준을 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벤처캐피털(VC) 업계 관계자는 "통상 비급여 기간이 끝나고 정식 수가 체계로 진입할 때 국가 건보 재정 부담을 이유로 수가가 깎이거나 제한되는 리스크가 존재한다"며 "과도한 수수료를 지급해야 외형이 유지되는 비즈니스모델은 대손충당금 악화 등 악순환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딥카스는 2022년 5월 국내 의료 AI 최초로 선진입 의료기술로 확정돼 비급여 처방을 실시했다. 최근에는 도입 4년 차를 맞아 현재 신의료기술평가 심사를 받고 있다.

해외 시장 장벽은 국내보다 더 높고 보수적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바이오 경영 전문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생체 신호 데이터를 다루는 예후·예측 소프트웨어에 대해 영상 진단보다 더 엄격한 임상 유효성과 인종별 데이터 동등성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며 "GE헬스케어나 필립스 등 글로벌 대기업이 환자 감시 모니터링 장비 및 시스템 등 병원 하드웨어 인프라를 굳건하게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독자적인 유통망과 하드웨어 기반이 없는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이 단독 제품으로 미국 병원 생태계의 장벽을 뚫고 들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뷰노는 딥카스의 510(k) 인증 획득 실패가 핵심 기술이나 임상 가치를 부정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시장이 요구하는 임상 기준을 정비해 허가를 재신청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웨어러블 심전도 기기를 활용한 외래·가정 모니터링 시장을 돌파하기 위한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고도 했다. <녹색경제신문>은 딥카스의 국내 병원 도입 현황과 예상 시점, 대손충당금 악화 배경 등에 대해 뷰노에 질의했지만 답을 얻을 수 없었다. 

민보영 기자  re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