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은 전쟁, 시스템은 먹통”…전남 파크골프, ‘보이스파크’로 디지털 전환 첫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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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은 전쟁, 시스템은 먹통”…전남 파크골프, ‘보이스파크’로 디지털 전환 첫발
  • 한순구 기자
  • 승인 2026.05.14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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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파크골프협회·픽셀소프트웨어 MOU 이후 영호남 친선대회서 첫 현장 적용
선착순 예약 한계·서버 장애·수기 운영 문제 해소할 통합 플랫폼 주목
“손 빠른 사람만 예약”…선착순 시스템에 쌓인 불신
지자체 전용 시스템의 한계…예산 쓰고도 서버는 불안
전남, ‘보이스파크’ 첫 현장 적용…영호남 친선대회 성료
예약부터 채점 이력까지…‘시니어 친화형’ 통합 플랫폼
“시설 50곳 확충” 공약과 맞물린 디지털 과제
“전남이 먼저 표준 만들겠다”…전국 확산 여부 주목
[전라남도파크골프협회 박경래회장 개회사 및 영호남 전남·광주·경북협회 임원. 사진제공 전라남도파크골프협회]
[전라남도파크골프협회 박경래회장 개회사 및 영호남 전남·광주·경북협회 임원. 사진제공 전라남도파크골프협회]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파크골프장이 중장년층과 고령층의 대표 생활체육 공간으로 떠올랐지만, 정작 예약 시스템은 이용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예약일마다 접속자가 몰리면 서버가 멈추고, 온라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은 기회조차 잡기 어렵다는 불만이 반복된다. “한 달 내내 예약 한 건 못 했다”, “손 빠른 자녀나 손주가 있는 사람만 이용하라는 것이냐”는 민원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런 가운데 전라남도파크골프협회가 파크골프 통합운영 플랫폼 ‘보이스파크’를 실제 대회 현장에 적용하며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한 예약 편의 개선을 넘어, 공공체육시설 운영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지자체별 중복 시스템 개발에 따른 예산 낭비를 줄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손 빠른 사람만 예약”…선착순 시스템에 쌓인 불신

현재 상당수 지자체와 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는 파크골프장 예약은 온라인 선착순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 공공체육시설을 특정 단체나 특정인이 장기간 독점하지 못하도록 예약 현황을 공개하고 통합 시스템을 운영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온라인 예약이 도입됐지만, 현장에서는 다른 문제가 생겼다.

예약 시작 시간에 접속자가 한꺼번에 몰리면 서버 오류가 발생하고, 고령층 이용자는 복잡한 로그인과 신청 절차를 따라가기 어렵다. 전화 예약을 병행한다고 해도 통화 연결 자체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결국 파크골프가 어르신을 위한 생활체육으로 확산되고 있음에도, 이용 기회는 디지털 기기 활용 능력과 접속 속도에 좌우되는 모순이 생긴 셈이다.

문제는 단순한 불편에 그치지 않는다. 선착순 예약은 결과가 투명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빠른 접속 환경을 가진 일부 이용자에게 유리하게 작동한다. 이 때문에 이용자 사이에서는 “공정한 예약이 맞느냐”는 불신이 쌓이고, 지자체와 협회에는 반복적으로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지자체 전용 시스템의 한계…예산 쓰고도 서버는 불안

파크골프 예약 대란은 지자체 전용 시스템 개발 방식의 한계와도 맞물려 있다. 일부 지자체는 행사 접수나 시설 예약을 위해 별도 앱이나 전용 시스템을 구축하지만, 정작 이용자가 몰리는 시점에는 서버 과부하를 제대로 견디지 못하는 사례가 반복된다.

시스템 구축에는 수천만 원에서 억 단위 예산이 들어가고, 이후에도 유지보수 계약, 서버 관리, 보안 업데이트 비용이 계속 발생한다. 하지만 특정 대회나 일부 시설 운영에만 쓰이다가 활용도가 떨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미 클라우드 기반 구독형 서비스와 통합 플랫폼을 통해 접속 폭주 대응, 예약 관리, 결제, 데이터 분석이 가능한 시대에 지자체가 매번 자체 시스템을 새로 만드는 것은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파크골프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시설 확충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예약과 운영 체계가 바뀌지 않으면 새로 만든 시설도 다시 선착순 경쟁과 민원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

 

[영호남 전남·광주·경북협회 임원 경기 개회. 사진제공 전라남도파크골프협회]
[영호남 전남·광주·경북협회 임원 경기 개회. 사진제공 전라남도파크골프협회]

 

전남, ‘보이스파크’ 첫 현장 적용…영호남 친선대회 성료

전라남도파크골프협회와 픽셀소프트웨어는 앞서 ‘파크골프 디지털 전환 및 공정·투명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통합운영 플랫폼 보이스파크 도입을 추진해왔다. 첫 현장 적용은 지난 5월 11일 목포 부주산국제파크골프장에서 열린 제4회 영호남 전남·광주·경북협회 임원친선 파크골프대회였다. 이번 대회는 전남 지역에서 파크골프 운영의 디지털 전환을 실제 현장에 적용한 첫 사례로 평가된다.

이번 대회는 전남·광주·경북 협회 임원들이 참여한 친선 행사였지만, 의미는 단순한 지역 교류에 그치지 않는다. 기존 수기 접수와 현장 중심 운영에서 벗어나 통합 시스템을 활용해 대회 운영을 지원했다는 점에서 파크골프 행정의 전환 가능성을 보여줬다.

현장에서는 보이스파크 기반의 운영 지원을 통해 대회 진행이 안정적으로 이뤄졌고, 기존 아날로그 방식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이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목포과학대학교 파크골프산업복지학과도 대회 운영을 지원하며 현장 진행의 안정성을 높였다.


예약부터 채점 이력까지…‘시니어 친화형’ 통합 플랫폼

보이스파크는 파크골프에 특화된 통합운영 플랫폼이다. 대회 접수와 예약, 결제, 회원 관리, 스마트 스코어링, 운영 데이터 관리까지 한 시스템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용자는 온라인으로 대회 참가 신청을 하고, 예약과 결제를 진행하며,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채점 이력도 관리할 수 있다.

핵심은 단순히 예약 창구를 온라인으로 옮기는 데 있지 않다. 고령층 이용자가 많은 파크골프 특성을 고려해 직관적인 사용자 환경을 적용하고, 향후 음성·대화형 인터페이스 등 시니어 친화 기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기존 선착순 중심 예약은 빠른 클릭과 접속 환경이 결과를 좌우했다. 반면 통합 플랫폼은 이용 이력, 신청 현황, 대회 운영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보다 공정한 배분 방식을 설계할 수 있다. 예약 결과와 운영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면 특혜 시비나 중복 신청 논란도 줄일 수 있다.


“시설 50곳 확충” 공약과 맞물린 디지털 과제

전남의 디지털 전환 움직임은 파크골프 인프라 확대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 김영록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특별시장 예비후보는 지난 3월 18일 2030년까지 권역별 명품 파크골프장 조성과 함께 파크골프장 50곳을 추가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에는 10곳, 전남에는 44곳의 파크골프장이 운영 중이며, 광주·전남 지역 동호회원은 5만여 명에 달하고 매년 20% 이상 증가하는 추세라는 설명도 제시됐다.

하지만 시설이 늘어나는 만큼 예약 시스템과 운영 방식도 함께 고도화돼야 한다. 파크골프장이 50곳 더 생기더라도 예약 방식이 기존 선착순과 수기 운영에 머문다면 민원과 갈등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시설 확충이 양적 정책이라면, 통합예약 시스템은 이용 질서를 바로잡는 질적 정책인 셈이다.

특히 고령층 이용이 많은 생활체육 시설일수록 디지털 전환은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예약 기회가 특정 계층이나 특정 단체에 편중되지 않아야 한다. 파크골프 행정이 신뢰를 얻으려면 시설을 짓는 것만큼이나 운영의 공정성을 증명해야 한다.


“전남이 먼저 표준 만들겠다”…전국 확산 여부 주목

전라남도파크골프협회 박경래 회장은 “수만 명의 도내 회원들이 겪어온 선착순 예약의 불편과 갈등을 혁신 플랫폼으로 해소하게 돼 뜻깊다”며 “보다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는 선진 파크골프 문화를 전남에서 가장 먼저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픽셀소프트웨어 강성무 대표도 “보이스파크가 전남의 우수한 파크골프 인프라와 만나 현장에서 성공적인 운영 성과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예약, 접수, 결제, 채점 이력 관리까지 아우르는 디지털 운영 표준을 확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파크골프는 이제 일부 동호인의 취미를 넘어 지역 생활체육과 고령층 복지, 나아가 지역 관광 자원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그러나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예약 불신과 서버 장애, 수기 운영의 한계도 더 크게 드러날 수밖에 없다.

전남의 보이스파크 도입은 그동안 반복돼온 파크골프 예약 대란에 대한 첫 실질적 처방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관건은 이번 친선대회 성과를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도내 전역의 예약·대회 운영 시스템으로 확산시킬 수 있느냐다. 파크골프가 진정한 국민 생활체육으로 자리 잡으려면, 이제는 경기장 수만 늘릴 것이 아니라 누구나 공정하게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운영 질서부터 세워야 한다.

한순구 기자  po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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