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퍼 한계 넘는 ‘패널 공정’ 주도권 경쟁 본격화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의 ASMPT NEXX 사업부 인수가 AI 시대 핵심 병목으로 떠오른 ‘대형 패키징’ 시장 선점을 겨냥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전 세계 반도체 장비 업계가 미세공정 경쟁에서 첨단 패키징 경쟁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가운데, 단순 장비 라인업 확대가 아니라 차세대 AI 칩 생산 구조 변화에 맞춘 전략적 재편이라는 평가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이하 어플라이드)는 최근 ASMPT와 NEXX 사업부 인수를 위한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NEXX는 반도체 산업용 대면적 첨단 패키징 증착 장비 기업으로, 특히 패널 레벨 전기화학증착(ECD)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 핵심을 ‘패널 레벨 패키징(FOPLP)’ 주도권 확보로 보고 있다. 생성형 AI 확산 이후 GPU·HBM·I/O 칩을 하나의 패키지에 집적하는 칩렛 구조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첨단 패키징이 사실상 AI 반도체 성능과 생산성을 좌우하는 단계로 진입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GPU처럼 칩 크기가 급격히 커지면서 기존 원형 웨이퍼 기반 패키징만으로는 생산 효율 확보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업계에서는 AI 가속기 대형화가 패키징 기술 전환을 촉진하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기존 300mm 웨이퍼 대신 510×515mm 수준 대형 패널 기판을 활용하면 더 많은 칩을 한 번에 생산할 수 있고, 인터포저 면적 한계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 패널은 생산성 향상뿐 아니라 AI 칩 원가 절감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인수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어플라이드가 기존에 상대적으로 약했던 ECD 영역을 보완하게 됐다는 점이다. 어플라이드는 이미 디지털 리소그래피, PVD, CVD, 식각, eBeam 검사 등 첨단 패키징 핵심 장비군을 확보하고 있었지만, 패널 기반 미세 배선 공정에 필요한 ECD 분야는 약점으로 거론돼 왔다. NEXX 인수로 패널 패키징 핵심 공정 포트폴리오를 사실상 완성형에 가깝게 구축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최근 글로벌 장비 업계 경쟁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TSMC는 CoPoS(Chip on Panel on Substrate) 기반 패널 패키징 기술 양산을 추진 중이며, 인텔 역시 EMIB 기반 첨단 패키징 확대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AI 반도체 경쟁 축이 ‘미세공정’에서 ‘패키징·인터커넥트’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확대 기대감도 크다. 시장조사업체와 업계 분석기관들은 첨단 패키징이 향후 반도체 장비 시장의 핵심 성장 축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전기화학증착(ECD) 시장만 해도 수십억 달러 규모의 성장 가능성이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대에는 더 이상 미세공정만으로 성능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여러 칩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연결하고 전력·열 문제를 해결하느냐가 핵심이 되면서 첨단 패키징 장비 중요성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프라부 라자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반도체 제품 그룹(SPG) 사장은 “패널 공정은 향후 고객과 공동 혁신 기회가 매우 큰 영역”이라며 “NEXX 합류를 통해 첨단 패키징 리더십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거래는 향후 수개월 내 마무리될 예정이며, 인수 완료 이후 NEXX 조직은 어플라이드의 반도체 제품 그룹에 통합된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