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 중 유일하게 실적↑
지난해 산불 관련 보상액 지출 사라진 기저효과 덕분...근본적 이익체력 개선 '글쎄'
영업비용 360억원 줄어들며 실적 개선 견인...영업수익은 103억원 되레 감소
ROE·ROA 등 주요 수익성 지표 일제히 후퇴..."수익 기반 탄탄해졌다 보기 어려워"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NH농협손해보험이 올 1분기 순이익을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다만 실적 개선의 '질'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따라붙고 있다. 지난해 영남권 산불 피해에 따른 기저효과가 상당 부분 반영된 데다 수익성 지표 등도 뒷걸음질한 만큼, 이번 실적을 근본적인 이익창출력 개선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올 1분기 농협손보의 순이익은 399억원으로, 전년 동기(204억원)보다 95.8%(195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년 만에 순이익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농협손보의 이번 실적은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의 순이익이 일제히 후퇴했다는 점에서 외형상 더욱 돋보인다.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농협) 내 보험계열사 가운데 올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한 곳은 농협손보뿐이다.
농협손보의 실적 개선은 농협금융이 순이익을 끌어올리는 데도 적잖이 보탬이 됐다. 올 1분기 농협금융의 순이익은 8688억원으로 전년 동기(7140억원)보다 21.7%(1548억원) 늘었는데, 같은 시기 농협손보의 순이익은 농협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중 NH투자증권(4757억원·128.5%↑) 다음으로 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금융의 경우 올 1분기 농협은행(5577억원·0.6%↑)의 순이익이 기대에 다소 못 미쳤던 상황에서 NH투자증권과 농협손보가 순이익을 늘린 것이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며 "특히 농협손보의 실적 개선은 지주 내 다른 보험사인 농협생명(272억원·58.2%↓)의 순이익 감소를 일부 상쇄해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금융권 일각에서는 농협손보의 이번 실적을 이익 체력 향상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지난해 1분기 순이익을 갉아먹었던 산불 피해 관련 보상액 지출이 올 1분기에는 빠진 데 따른 기저효과가 컸을 뿐, 영업 성과 등이 뚜렷하게 나아진 결과는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농협손보의 올 1분기 영업비용은 8958억원으로 전년 동기(9318억원)보다 3.9%(360억원) 줄어들며 실적 개선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수익은 9634억원에서 9531억원으로 1.1%(103억원) 되레 감소했다.
여기에 농협손보의 올 1분기 순이익은 지난해와 달리 산불 피해 등 직접적인 악재가 없었던 2023·2024년 1분기 수준에도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농협손보는 2023년 1분기 798억원, 2024년 1분기 534억원의 순이익을 각각 기록한 바 있다. 달리 말하면 농협손보의 1분기 순이익은 3년 새 50%가량 쪼그라들었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주요 수익성 지표가 후퇴했다는 점도 농협손보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이다. 올 1분기 말 기준 농협손보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8.94%로 전년 동기(10.35%) 대비 1.41%포인트(p)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총자산이익률(ROA)은 1.28%에서 1.24%로 0.04%p 낮아졌다. 이익의 절대 규모는 커졌지만 자본과 자산을 활용해 수익을 만들어내는 효율성은 오히려 낮아졌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순이익은 증가했지만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이익률(ROA)이 하락했다는 것은 자본과 자산 증가 속도에 비해 이익 증가 폭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며 "농협손보의 수익 기반이 탄탄해졌다고 말하기는 이른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농협손보는 농작물재해보험 등 정책보험 위주의 사업구조라 자연재해 발생 빈도 등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매우 큰 편"이라며 "장기 보장성보험 강화 등 수익 구조 안정화를 추진 중이지만 효과가 가시화되는 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듯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농협손보 관계자는 "수익성 강화를 위해 고수익성 상품 판매를 늘리고 있다"며 "손해율 관리 역량을 키우고자 인수·지급 심사 역량 강화와 재보험 출재 강화 등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