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세무조사 겹친 청호나이스 매각…FI 중심 딜 속 “인수보다 출구전략이 더 큰 변수
상태바
상속세·세무조사 겹친 청호나이스 매각…FI 중심 딜 속 “인수보다 출구전략이 더 큰 변수
  • 한순구 기자
  • 승인 2026.03.31 08: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속세 2000억~3000억원…“팔 수밖에 없는 구조”
시장 점유율 6%…과거 위상과 달라진 입지
국세청 조사4국 투입…“가격 깎이는 변수 될 수도”
FI는 칼라일 유력…“사실상 단독 트랙”
SI 후보는 제한적…“사고 싶어도 못 사는 구조”
“문제는 출구전략”…되팔 곳이 마땅치 않다
“이번엔 다르다”…그러나 끝까지 변수 많다
▲ 청호나이스CI
▲ 청호나이스CI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청호나이스 매각이 다시 추진되면서 투자은행(IB)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과거 반복된 매각설과 달리, 이번에는 실제 거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인수 자체보다 향후 ‘엑시트(Exit·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더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30일 IB 업계에 따르면 청호나이스는 글로벌 사모펀드 칼라일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실사를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우선협상대상자 단계로 보고 있다.

 

상속세 2000억~3000억원…“팔 수밖에 없는 구조”

이번 매각 추진의 핵심은 상속세다. 창업주 고 정휘동 회장 별세 이후 유족이 부담해야 할 상속세는 약 2000억~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최대주주 할증까지 적용될 경우 실효세율은 60% 수준에 이른다. 오너 일가가 지배력을 유지하면서 이를 자체적으로 해결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이번 딜은 매도 의지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매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가격보다 거래 성사 가능성이 더 중요한 케이스”라고 말했다.

 

시장 점유율 6%…과거 위상과 달라진 입지

사업 경쟁력 약화도 매각 배경으로 꼽힌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정수기 렌털 시장 점유율은 ▲코웨이 40% ▲LG전자 23% ▲쿠쿠홈시스 10% ▲SK매직 10% ▲청호나이스 6% ▲교원그룹 2% 순이다.

한때 코웨이와 양강 구도를 형성했던 것과 비교하면 시장 내 영향력이 크게 낮아진 상태다.

 

국세청 조사4국 투입…“가격 깎이는 변수 될 수도”

서울국세청 조사4국이 투입된 세무조사도 거래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조사4국은 통상 탈세나 비자금 등 혐의가 있을 때 투입되는 조직으로 알려져 있어, 단순 정기조사가 아닐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한 회계업계 관계자는 “실사 과정에서 세무 리스크가 확인되면 인수 측은 가격을 낮추거나 조건을 까다롭게 바꿀 가능성이 크다”며 “딜 클로징 시점까지 가장 민감한 변수 중 하나”라고 말했다.

 

FI는 칼라일 유력…“사실상 단독 트랙”

현재 인수 구도는 재무적 투자자(FI) 중심이다.

가장 앞선 곳은 칼라일이다. 이미 MOU 체결 후 실사에 들어간 만큼 사실상 단독 협상 구도로 보는 시각이 많다.

또 다른 IB 관계자는 “지금 단계에서 다른 후보가 끼어들기는 쉽지 않다”며 “자금력과 속도를 모두 갖춘 글로벌 PE가 유리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블랙스톤, KKR 등도 잠재 후보군으로 거론되지만, 현재로서는 후순위로 평가된다.

 

SI 후보는 제한적…“사고 싶어도 못 사는 구조”

전략적 투자자(SI)의 참여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정수기 렌털 시장은 이미 주요 사업자 중심으로 재편돼 있어, 추가 인수 시 공정거래 규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일부 기업이 거론된다. 쿠쿠홈시스는 사업 시너지 측면에서 가장 유력한 SI 후보로 꼽힌다.

웅진그룹도 과거 코웨이 운영 경험으로 이름이 오르내리지만 재무 여력이 변수다. 교원그룹 역시 후보군으로 거론되지만 딜 규모 대비 부담이 크다는 평가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이 딜은 ‘사고 싶은 기업이 없는 게 아니라, 살 수 있는 기업이 없는 구조’”라며 “결국 FI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출구전략”…되팔 곳이 마땅치 않다

시장에서는 인수 이후를 더 주목한다.

사모펀드는 통상 3~5년 내 재매각이나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한다. 그러나 청호나이스의 경우 향후 인수 후보군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부담이다.

또 다른 IB 관계자는 “지금도 전략적 투자자가 제한적인데, 몇 년 뒤에는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결국 또 다른 PE에 넘기거나 IPO를 해야 하는데 둘 다 쉽지 않은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이어 “렌털 사업 특성상 현금흐름은 안정적이지만 성장성 스토리가 약해 고밸류를 받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번엔 다르다”…그러나 끝까지 변수 많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이 과거와는 다르다는 데 의견이 모인다.

상속세라는 구조적 압박에 더해 실사 단계까지 진행된 만큼 거래 현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다만 세무조사 결과, 가격 협상, 향후 엑시트 가능성 등 복합적인 변수들이 남아 있어 최종 성사까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여전하다.

IB 업계 고위 관계자는 “딜이 성사될 가능성은 높지만, 좋은 딜이 될지는 별개의 문제”라며 “인수보다 이후 전략이 훨씬 중요한 거래”라고 평가했다.

청호나이스 매각은 이제 ‘될 것인가’보다 ‘어떻게 끝날 것인가’가 더 중요한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한순구 기자  po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