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유자인 기자]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고려아연과 MBK파트너스·영풍 간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외국 자본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일각에서 고려아연 측 이사 후보에도 외국인이 포함돼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만, 회사측은 해당인물이 미국 제련소 사업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일 뿐 기술 유출 우려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단순히 국적 문제가 아니라 기술 유출 가능성이 제기된 해외자본과 전략적 파트너는 구분돼야 한다는 것이다.
오는 24일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고려아연과 MBK·영풍측의 경영권 싸움이 격화되고 있다. 현재 이사회는 고려아연 측 11명, MBK·영풍 측 4명의 구도로, 고려아연은 '이사 5인 선임안'을, MBK·영풍은 '이사 6인 선임안'을 각각 내세우고 있다.
이사 후보 명단 자체는 동일하지만, 몇 명을 뽑을 지가 관건인 셈이다. 고려아연은 최윤범 회장(사내이사), 황덕남 이사회 의장(사외이사)을 추천했다. 미국 합작법인 크루서블JV는 월터 필드 맥랠런 기타 비상무이사를 후보로 올렸다, MBK·영풍측은 박병욱·최연석 기타비상무이사와 최병일·이선숙 사외이사를 추천했다.
만일 5인 선임안이 통과돼 고려아연과 크루서블JV측 후보가 모두 선임될 경우, 이사회는 고려아연 측 총 13명, 크루서블JV측 1명, MBK·영풍 6명으로 구성된다.
고려아연은 그간 MBK를 겨냥해 외국자본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특히 지난 2024년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는 회장과 대표 등기임원,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이 모두 외국인으로 알려졌다" 라며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기구인 투자심의위원회에서 유일하게 거부권을 가진 인원도 외국인이며 전체 주주의 33% 이상이 외국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고려아연 인수자금을 대는 펀드 6호의 80% 이상이 외국계 자금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는 MBK가 국내 사모펀드지만 주요 경영진이 외국인이고 펀드 자금의 상당량이 해외 투자자로부터 유입돼 실질적인 지배력이 외국 자본에 있다는 지적에서 나온 것다. 이로 인해 MBK가 고려아연을 인수한 뒤 국가핵심기술을 유출하거나 회사를 중국 자본 등에 매각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전날인 17일 고려아연 노조는 "오로지 시세차익만을 노리는 투기자본이 경영권을 잡는 순간, 고려아연의 핵심기술은 해외로 유출될 것" 이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대한민국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제는 크루서블JV측 이사 후보 역시 외국인이라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고려아연이 MBK의 외국계 자본 성격을 부각하며 기술 유출 문제를 제기해왔음에도, 크루서블JV 후보에 대해서는 다른 입장을 취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월터 필드 맥랠런 기타비상무이사는 기술 유출과는 전혀 관련 없는 인물이라는 설명이다. 고려아연 측은 "미국 테네시주에 11조원 규모의 통합 비철금속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 중" 이라며 "크루서벌 JV는 해당 사업과 관련된 합작 법인이고, 직접적인 사업 운영 주체가 아니라 프로젝트를 잘 성사시키기 위한 인물"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술 유출과는 전혀 상관이 없으며, 연관성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고려아연은 최근 미국 제련소 사업을 전담할 조직인 크루서블 사업부를 최윤범 회장 직속으로 신설하고, 박기원 사장과 이승호 사장을 배치하는 등 프로젝트 추진 체계를 갖췄다.
유자인 기자 po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