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는 비상장기업이 상장기업으로 변모하는 자본시장의 공적 무대에 데뷔하는 화려한 축제다.
하지만 투자자에게 IPO는 정보 비대칭성이 극대화되는 구간이기도 하다. 발행사와 주관사는 높은 몸값을 받기 위해 기업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반면 리스크는 최소화해 공시하기 때문이다. 'IPO 톺아보기' 시리즈는 증권신고서라는 방대한 서류 속에 숨겨진 숫자의 의미를 파악하고 상장 이후의 실질적인 기업 가치를 진단하기 위해 기획됐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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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가 산정의 마법, 비교기업 선정의 함정
상장 예정 기업의 가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밸류에이션(Valuation)이다. 주관사는 대개 유사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이나 기업가치 대비 상각 전 영업이익(EV/EBITDA)을 평균 내어 공모가를 산정한다. 문제는 이 비교군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몸값이 널뛰기를 한다는 점이다.
고PER 기업의 비교 기업 선정, 사업 유사성은 일치하나 적자기업이라 배제한 경우 등, 만약 동종 업계의 평균을 적용했다면 한없이 낮아질 기업의 밸류에이션 등 투자자는 기업이 제시한 수치보다 그 수치를 도출하기 위해 사용된 비교 기업들이 실제 사업 연관성이 있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장밋빛 미래와 자본 조달의 실제 용도
기업은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시설 투자나 연구 개발에 사용하겠다고 공언한다. 하지만 증권신고서의 '자금의 사용 목적'을 면밀히 뜯어보면 실상은 다른 경우가 많다. 공모 자금 중 절반 이상을 기존 차입금 상환에 사용하겠다고 명시한 경우다. 이는 성장을 위한 투자가 아닌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시장의 자금을 수혈받는 것에 불과하다.
또한 구주 매출 비중도 확인해야 할 대목이다. 구주 매출은 신규 자금이 기업으로 유입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주주가 지분을 팔아 현금을 챙기는 구조다. 구주 매출 비중이 높다면 기업의 성장 동력 확보 보다 대주주의 엑시트(Exit) 수단으로 IPO가 활용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일 수 있다.
상장 이후의 복병, 오버행 리스크와 의무보유
상장 당일의 화려한 주가 흐름 뒤에는 오버행(Overhang)이라는 잠재적 폭탄이 숨어 있다. 오버행은 시장에 쏟아질 수 있는 대량의 대기 물량을 의미한다. 이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바로 기관 투자자의 의무보유 확약(Lock-up) 비율이다.
기관 투자자들이 6개월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한 비중이 낮을수록 상장 직후 주가 변동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이 30% 이상인 기업의 기관 확약 물량이 미비하다면 개인 투자자들은 상장 초기에 기관의 차익 실현 매물을 고스란히 받아내야 하는 위험에 처한다.
최성남 기자 insigh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