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이후 ‘깜깜이 경영’ 지적
기재부 출신 대표… 투자 철학과 현실의 괴리 논란
“홈플러스처럼 될라”… 사모펀드 규제 논의 확산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버거·치킨 프랜차이즈 맘스터치가 다시 매물로 나오면서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케이엘앤파트너스(대표 김기현)의 투자 전략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근 가격 인상과 가맹점 분쟁 등으로 브랜드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1조원대 기업가치로 매각을 추진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케이엘앤파트너스는 맘스터치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이며 이르면 다음 달 매각 주관사 선정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맘스터치의 기업가치를 1조원대 초중반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케이엘앤파트너스는 2019년 약 2000억원을 들여 맘스터치 지분 56.8%를 인수한 뒤 지분을 95%까지 확대했다. 이후 2022년 자진 상장폐지를 단행하며 비상장 체제로 전환했다.
최근 맘스터치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약 102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통상 적용되는 EV/EBITDA 10~13배를 적용하면 최대 1조3000억원 안팎의 기업가치가 거론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몸값이 과도한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케이엘앤파트너스가 이미 자본재조정(리캡)을 통해 투자금 상당 부분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원금의 약 2배 이상을 이미 회수한 상태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미 투자금을 상당 부분 회수한 상황에서 매각까지 성사된다면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매우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게 된다”고 말했다.
가격 인상·점주 소송… 악화된 브랜드 여론
최근 맘스터치를 둘러싼 논란도 적지 않다. 회사는 이달부터 대표 메뉴인 싸이버거 가격을 4900원에서 5200원으로 올리는 등 총 40여 개 메뉴 가격을 평균 2%대 인상했다.
회사 측은 원재료 가격 상승과 가맹점 수익 개선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일부 점주들은 본사의 공급 가격 구조와 운영 방식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감자튀김 중량 기준을 둘러싸고 본사와 가맹점주 간 손해배상 소송도 진행될 예정이다. 점주들은 초기 교육과 실제 운영 기준이 달라 원가 부담이 증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갈등에도 불구하고 맘스터치는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도는 약 17%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 평균 영업이익률이 3~5%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점주 부담 증가와 강한 원가 통제의 결과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상장폐지 이후 ‘깜깜이 경영’ 지적
맘스터치가 2022년 상장폐지를 단행한 점도 논란의 대상이다. 상장폐지 이후 분기 실적 공시 등 시장 감시 장치가 사라지면서 경영 투명성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회사의 주요 재무 상황은 연 1회 발표되는 감사보고서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는 구조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상장사였다면 가격 정책이나 배당 구조 등에 대해 시장의 감시가 있었을 것”이라며 “비상장 체제로 전환되면서 경영 의사결정 과정이 외부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재부 출신 대표… 투자 철학과 현실의 괴리 논란
케이엘앤파트너스를 이끄는 김 대표의 이력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김 대표는 기획재정부 사무관(행정고시 44회)으로 약 10년간 근무한 뒤 자본시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산업과 소비 흐름을 거시적 구조에서 바라보려 한다”며 “사모펀드 투자에서도 일시적 유행이 아닌 장기 트렌드에 집중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러한 발언과 실제 투자 행보 사이의 괴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가격 인상 논란과 가맹점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단기간 내 매각을 추진하는 모습이 “장기 산업 전략이라기보다 전형적인 사모펀드 엑시트 모델”이라는 지적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거시경제 정책을 다루던 인사가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단기 수익 중심 전략을 펼치는 모습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홈플러스처럼 될라”… 사모펀드 규제 논의 확산
최근 유통·외식업계에서는 사모펀드의 경영 방식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대형 유통기업 홈플러스 역시 사모펀드 체제 이후 경영 논란이 반복되면서 단기 수익 중심 구조에 대한 비판이 제기돼 왔다.
시장에서는 소비자 물가와 골목상권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유통·외식 업종에 대해서는 사모펀드 투자에 일정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는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본질적인 목적이지만 프랜차이즈 산업은 수많은 자영업자와 소비자가 얽혀 있다”며 “단기 수익 중심의 엑시트 모델이 반복되면 사회적 논란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순구 기자 po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