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잠정 영업이익 220% 증가...매출 전환하는 계약금 주시
[녹색경제신문 = 민보영 기자] 확정되지 않은 이익 기반의 홍보 및 IR로 '이익 부풀리기' 비판을 받는 삼천당제약이 과거 여러 차례 계약 종료 기간을 연장하거나 국가별 계약을 쪼개며 투자자들의 사업 기대감을 유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은 캐나다 지역에 대한 계약 마일스톤 유입 등 부채로 계상됐던 선수수익이 이익으로 전환하기 시작한 점을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실현하지 않은 이익에 따른 재무 불확실성에 대해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4일 <녹색경제신문>이 공급계약 공시를 종합한 결과, 삼천당제약은 2018년까지 품목승인 등을 이유로 계약기간을 최대 10년간 연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부터는 황반변성치료제 바이오시밀러 'SCD411(Vial&PFS)'에 대한 가계약 성격의 '바인딩 텀시트'조차 네 차례 정정공시하는 방식을 반복했다. 이 같은 방식은 실패 가능성이 높은 임상시험을 다루는 제약바이오 산업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이례적인 방식이라는 평가다.
2016년 12월 14일 공시에 따르면, 삼천당제약은 미국 제약사 BPI(Breckenridge Pharmaceutical)와 제네릭 7개 품목에 대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78억원의 계약금(마일스톤)은 임상시험 또는 체외실험 성공 시 72억원, 개발 보고서 수령 완료 시 6억원을 받는 구조로 설계됐다. 마일스톤을 완료한 이후에는 제품공급, 이익배분에 각각 108억원, 275억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는 조항도 포함됐다.
이 계약은 체외시험(In-Vitro Study) 기간 연장을 이유로 10년이 지난 올해 3월 현재까지 다섯차례의 정정공시가 나왔지만, 확정된 수익 관련 내용은 2019년 12월 27일 공시 기준 체외시험 완료 건으로 6억원을 수령했다는 언급에 그쳤다. 나머지 공시에 마일스톤 수령에 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다섯차례의 정정공시에는 체외시험 종료 기한을 2019년 4분기에서 2021년→2022년→2023년 →2025년→2026년 4분기로 잇따라 미루는 내용이 담겨 있다. 2022년 12월 27일 발표한 세 번째 공시 이후부터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실사를 이유로 72억원의 마일스톤을 2023년까지 전액 수령 후 판매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 같은 수령 기간은 이후 공시에서 2026년까지 연장됐다.
2018년 2월 체결한 미국 제약사 글렌마크와의 계약에서도 비슷한 방식이 이어졌다. 삼천당제약은 2월 20일 점안제 6개 품목에 대해 6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제품 공급, 이익 배분에 따른 매출은 각각 448억원, 6491억원이다. 이 계약은 FDA 허가 승인 등을 이유로 다섯차례 연장됐다. 가장 최근 낸 공시는 2025년 6월 30일자로, FDA로부터 품목 허가를 획득해 2억5000만원의 마일스톤을 2025년 1분기부터 수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2018년 2월에 체결한 독일 옴니비전과의 계약에서 삼천당제약은 이례적으로 계약금(마일스톤) 240만유로(약 31억원)를 전액 수령했지만, 이 역시 계약금 수령 공시가 있기 전까지 다섯 차례의 정정공시가 이어졌다.
'선급금' 표현·바인딩 텀시트 등 등장했지만 '기대감 유지' 패턴 공통 분모
계약 공시에는 2019년부터 기존과 다른 방식이 적용됐다. 계약금과 마일스톤을 동일시하던 기존과 달리 현행 바이오업계에 통용되는 선급금(계약금), 임상 절차 수행에 따른 마일스톤 등 표현이 구체화했다. 2022년 11월 공시한 SCD411 바인딩 텀시트에서 기존처럼 계약금과 마일스톤을 구분하지 않다가, 2023년 5월 제출한 정정공시에서 각 항목에 대한 금액을 구분해 적은 대목이 대표적이다.
프랑스, 독일, 영국 등 15개 유럽 국가를 대상으로 발표한 이 공시는 가계약 성격에도 불구하고 임상시험 결과보고서(CSR) 수령, 사전충전형주사기(PFS) 테스트 지연 등을 사유로 네 차례나 정정공시됐다. 이에 따라 체결되지 않은 본계약 시점도 2023년 2월에서 11월로 연장됐다.
계약 대상 지역을 쪼개 발표하는 방식도 추가됐다. 2023년 11월 체결된 SCD411 본계약은 바인딩 텀시트에서 언급한 15개 국가가 아닌 5개 국가로 대상이 축소됐다. 이 같은 방식으로 2023~2025년에는 유럽 전역, 미국 지역을 대상으로 산발적인 독점공급 및 판매계약 공시가 나왔다. IR 분야의 한 관계자는 "각 지역의 법령이나 규정이 다른만큼 계약 체결 시기가 동일할 수 없지만, 관련 계약을 한 번에 하지 않고 산발적으로 나눠 하는 방식은 다소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방식은 품목승인 만료기간 연장 등으로 투자 기대감을 지속시키는 요인과 닿아있다는 지적도 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임상 절차에 따른 마일스톤 지급, 바인딩 텀시트 등의 절차는 바이오테크가 기술이전을 진행할 때 투자 기대감을 유지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양식은 달라졌지만, 최근 10년간 보였던 기한 연장 또는 국가 쪼개기 방식은 투자 기대감을 유지한다는 목적을 달성하기에는 유리한 구조라는 설명이다.
공시에는 508억원, 보도자료에는 5.3조…반복되는 '과잉 IR'
2025년 3분기 기준, 계약이 5년 이상 답보 상태로 추정되는 계약은 3건이다. 사업보고서를 보면 미국 BPI, 미국 글렌마크, 일본 센쥬제약은 허가를 위한 서류 정리 단계인 국제공통기술문서(CTD) 단계에 머물러 있다. CTD는 제품의 동등성을 입증하는 데이터 확보 이후의 단계로, FDA에 서류를 접수하기 직전 절차에 해당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3개 프로젝트는 2025년에 매출이 발생할 예정이다.
미국 BPI 대상 계약의 경우 78억원의 계약금과 108억원, 275억원에 달하는 제품공급, 이익배분 등 외부에 홍보한 추정 총 수익금 약 462억원 중 6억원을 제외한 456억원이 실현되지 않은 이익으로 남아 있다. 2019년 공시 기준 계약 10년 이행 시 예상 수익인 78억원의 마일스톤, 3449억원의 제품공급 및 이익배분 금액을 합한 3527억원과 대조하면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삼천당제약은 지난달 26일 경구용 당뇨 치료제 리벨서스 제네릭 등의 유럽 10개 국가 독점 라이선스·상업화 계약 체결 공시에서 계약금 총 금액이 약 3000만 유로로, 한화 환산된 금액은 약 508억원이라고 언급했다.
같은 날 삼천당제약이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한화 단위 금액을 약 5조3000억원으로 기재해 논란이 됐다. 삼천당제약 계약 공시를 검토했던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3000만유로만 적혀 있고 5조3000억원에 대한 내용은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비판 여론이 커지자 삼천당제약은 27일 홈페이지를 통해 "26일에 공시한 유럽 계약은 기술이전 계약이 아니라 삼천당제약이 제품을 생산해 파트너사에 공급하고 파트너사 판매하는 제품 독점 공급 및 판매 계약"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공급 계약의 경우 단가와 주문량에 따라 총 계약금이 달라지는 만큼, 수령 완료한 금액이 아닌 추정 금액에 기반해 자료를 배포한 결과로 풀이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천당제약이 제시한 5조3000억원은 확정 수령액이 아닌 예상되는 미래 수익의 총합"이라며 "미래 추정 수익을 기반으로 투자할 지는 투자자 개인의 몫이지만, 보도자료와 달리 법적 구속력이 있는 공시에는 계약금 및 마일스톤을 약 508억원으로 명시했다는 점은 이익 부풀리기를 하려고 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2025년 3분기 현재 삼천당제약이 수령을 공식 완료한 것으로 밝힌 금액은 일본 센쥬, 캐나다 아포텍스 등 올 1분기 평균 환율 기준 약 502억원이다. 캐나다의 경우 지난해 6월부터 판매가 시작돼 관련 선수수익(부채)이 매출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10일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삼천당제약의 잠정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20.5% 늘어난 84억원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 <녹색경제신문>은 삼천당제약 측에 지금까지 진행한 계약 프로젝트 등 실제 수령한 금액 규모나 실현한 매출 규모 등에 대해 질의했으나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민보영 기자 re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