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 시장, 사람이 곧 서비스...'상품 경쟁' 끝내고 '전문성'으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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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조 시장, 사람이 곧 서비스...'상품 경쟁' 끝내고 '전문성'으로 승부
  • 나희재 기자
  • 승인 2026.02.25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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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조 산업 경쟁의 본질이 ‘상품’에서 ‘사람’으로 이동
대형 상조회사, 자체 교육원 운영으로 전문성 승부수
장례지도사, AI 대체 불가 전문직으로 자리 잡고 있어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상조(相助) 서비스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개별 서비스 항목의 구성이나 조건 등 브랜드 경쟁력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누가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상조 산업 경쟁의 본질도 ‘상품’에서 ‘사람’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다.

25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국내 상조 시장 선도 업체들이 장례지도사를 외부 업체에 맡기던 외주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교육·채용하는 ‘전문 인력 내재화’에 주력하고 있다. 고객이 체감하는 서비스 품질이 현장에서 유가족을 마주하는 장례지도사의 역량에 달려 있다는 판단에서다. 인재를 직접 육성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함으로써 브랜드 신뢰도를 구조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대형 상조사들이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자체 사관학교(교육원)를 설립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전반의 서비스 수준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단순한 상품 경쟁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상조업계는 ‘인적 자원 전문화’를 핵심 전략으로 삼고, 직접 인재를 양성해 서비스의 질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특히 보람상조와 웅진프리드라이프 등 업계 선두 기업들은 장례지도사 교육원 운영을 통해 ‘전문성’을 브랜드의 핵심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장례지도사가 ‘전문직’으로 사회적 인정을 받기까지는 약 30년의 시간이 걸렸다. 장례 문화는 1990년대 대학 교육을 통해 학문적 체계를 갖추기 시작했고, 2012년 국가자격증 제도가 시행되며 본격적인 ‘교육원 시대’가 열렸다.

이후 전국에 장례지도사 전문 교육기관이 속속 들어섰으며, 충주장례지도사교육원은 전국 최초의 교육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대부분의 교육은 소규모 시설 중심으로 이뤄졌고, 대기업 상조회사가 직접 교육원을 운영하는 사례는 극히 제한적이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보람상조는 업계에서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곳 중 하나다. 보람상조는 2014년 충남 천안에 장례지도사 교육원을 설립해 올해로 12년째 운영 중이며, 현재까지 약 30기 가까운 수강생을 배출해 업계 내 독보적인 인력 풀을 확보하고 있다. 기숙시설까지 갖춘 교육 환경으로 수강생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자격 취득 기본과정은 총 300시간으로 구성된다. 기본과정 수료 후 현장 OJT 과정(3개월)에 참여하면 보람상조 행사센터에 배속돼 실제 장례 행사에 투입되며, 1대1 맞춤형 실무 지도를 받는다. 법정 교육시간인 300시간 가운데 이론(150시간)과 실기·현장 실습(150시간)의 균형을 유지하되, 현장 밀도를 높여 수료 직후 바로 투입 가능한 ‘실무형 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췄다. 전문직을 선호하는 젊은 층을 겨냥한 취업 연계형 교육을 통해 MZ세대까지 아우르는 젊고 전문적인 장례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업계 1위인 웅진프리드라이프 역시 인력 내재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웅진프리드라이프는 파주에 대규모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고, 2026년을 기준으로 1기 교육생을 모집해 장례 전문 인력 양성에 나설 계획이다. 교육원은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실무형 전문 인력 양성을 목표로 설립됐으며, 1기 과정은 2월 말부터 4월 중순까지 약 9주간 진행된다. 이론 150시간, 실기 100시간, 현장 실습 50시간 등 총 300시간의 표준 교육과정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한 상조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은퇴 이후 제2의 직업으로 장례지도사를 준비하는 중장년층이 주를 이뤘지만, 시대적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최근에는 2030 지원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장례지도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함께 안정적인 수요, 체계적인 교육·채용 구조가 젊은 세대 유입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제도 정비에 나서고 있다. 현재 일정 시간의 교육 이수만으로 취득 가능한 장례지도사 자격을 향후 ‘국가 자격 시험제’로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진입 장벽이 높아지는 만큼, 체계적인 교육과 윤리 의식을 갖춘 전문 인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대형 상조사의 교육원은 단순한 실습 공간을 넘어, 상조 산업 전반의 서비스 품질을 연구·고도화하는 ‘R&D 센터’ 역할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안팎에서는 결국 미래 상조 시장의 승패가 ‘누가 더 진정성 있는 전문가를 보유했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업이 직접 육성한 인재가 곧 회사의 얼굴이자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 되는 구조로 상조업계의 트렌드가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장례지도사는 인공지능(AI)이 대체하기 어려운 직업군으로 꼽힌다. 유가족의 감정을 섬세하게 읽고, 고인의 종교와 가치관, 지역적 관습을 고려해 예식을 이끄는 일은 고도의 감정 노동이자 ‘휴먼 터치’가 필수적인 영역이기 때문이다. 매뉴얼이나 알고리즘으로는 담아낼 수 없는 공감과 신뢰가 서비스의 핵심이라는 점에서다.

한 상조업계 관계자는 “상조 서비스는 결국 사람이 만드는 서비스”라며 “자체 교육원을 보유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 인력 퀄리티 차이가 향후 시장 점유율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에 소재한 장례지도사 배출의 요람 ‘보람장례지도사교육원’ 전경 모습 [사진=보람그룹]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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