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개정 상법 적용 제외…3연임 박동문·이강원, 교체 유력 핵심 변수
- 주주추천 0명·교수 편중 당국 직격…3월 말 TF 개선안 분수령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9명 중 8명의 임기가 만료되는 가운데 3번째 임기를 수행 중인 박동문 이사회 의장의 거취와 이사회 구성 현황을 둘러싸고 금융권의 시선이 쏠린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총 32명 중 23명의 임기가 오는 3월 만료된다. 하나금융이 9명 중 8명으로 임기 만료 비율 89%를 기록해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고, 신한금융 9명 중 7명(78%), KB금융 7명 중 5명(71%), 우리금융 7명 중 3명(43%) 순이다. 이번 주총에서 선임된 사외이사들은 통상 2년 임기를 보장받아 2028년 3월까지 이사회를 이끈다.
이번 주총이 특히 주목받는 배경에는 하반기 법 시행 일정이 있다. 오는 7월 23일 개정 상법이 시행되면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이 기존 1인에서 2인으로 늘어나고,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감사위원 선임 의결권이 합산 3%로 제한된다.
사외이사 명칭도 '독립이사'로 바뀐다. 9월 10일부터는 정관으로 배제할 수 있었던 집중투표제의 배제 금지 조항도 시행돼 소수 주주 권리가 한층 강화된다. 다만 개정일 기준 1년 후 시행이라는 부칙에 따라, 3월 주총에서 선임된 이사들은 강화된 규제를 임기 내에 적용받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2일 은행장 간담회에서 "법 시행을 기다리지 말고 은행권이 먼저 지배구조 혁신에 과감히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하나금융 2024년 지배구조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박동문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 의장·회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을 동시에 맡고 있다. 2021년 3월 최초 선임 이후 2년 임기로 재선임을 반복해 현재 3번째 임기를 수행 중으로, 지난해 함영주 회장 연임을 이끈 CEO 후보추천 절차를 주관했다.
법무법인(유) 다담 대표변호사이자 전 부산고등법원장 출신인 이강원 사외이사 역시 2022년 선임 이후 현재까지 재직 중이다.
금융당국이 장기 재임 사외이사 교체를 기조로 추진하는 만큼, 3번째 임기의 박동문 의장과 이강원 사외이사에 대한 교체 압박이 거세다. 반면 2023년 선임된 원숙연·이준서 사외이사는 1연임 상태이고, 2024년 합류한 주영섭·이재술·윤심·이재민 사외이사 4명과 2025년 선임된 서영숙 사외이사는 상법상 최대 임기(6년)까지 여유가 있어 연임 요건상 제약이 없다.
인물 구성 못지않게 이사회 선발 구조도 도마에 오른다. 하나금융은 4대 금융지주 중 주주 추천 사외이사가 한 명도 없는 유일한 곳이다. 우리금융이 사외이사 7명 중 3명을 사모펀드(IMM PE) 추천으로 구성하고, 신한금융이 주주 추천 사외이사를 일부 포함한 것과 대조적이다. KB금융도 지난달 26일 사외이사 후보추천 주주제안 접수를 개시하며 주주 참여 채널을 열어둔 상태다.
이찬진 원장은 지난달 출입기자단 신년간담회에서 "이사회가 교수 등 특정 직업 집단 중심으로 편중됐다"며 "전문성은 필요하지만 현장 중심의 거버넌스가 시장 원리에 맞는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현 사외이사 9명 중 원숙연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3명이 현직 교수다. 하나금융 2024년 지배구조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서치펌(Search Firm)을 활용한 롱 리스트(Long List)→쇼트 리스트(Short List)→최종 후보 추천 3단계 선발 절차를 운영하고 있다. 이찬진 원장이 '교수 등 특정 직군 편중' 문제를 직접 거론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금융당국은 오는 3월 말 지배구조 TF(태스크포스) 개선안을 발표하고 사외이사 임기 단축(최대 6년→3년), 주주 추천 확대 등 후속 입법에 나선다.
특히 박동문 의장이 교체될 경우 이사회 의장·회장후보추천위원장 자리가 동시에 공석이 되면서 후임 구성 방향이 핵심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다. 이와 함께 국민연금이 하나금융의 주요 주주라는 점에서, 금융업계에서는 주주 추천 확대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국민연금의 영향력 행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 나온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