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프로바이오, 감자 거래정지 '카운트다운'...감사보고서 제출에 쏠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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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비프로바이오, 감자 거래정지 '카운트다운'...감사보고서 제출에 쏠린 눈
  • 민보영 기자
  • 승인 2026.02.11 1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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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기계 매출 바이오 사업부 투입...결손금 폭증
5년간 '적정' 의견 받았지만 자본잠식률 2배 증가
에이비프로 홈페이지 소개 화면. [이미지=에이비프로 홈페이지 캡처]
에이비프로 홈페이지 소개 화면. [이미지=에이비프로 홈페이지 캡처]

[녹색경제신문 = 민보영 기자] 무상감자를 앞둔 공작기계·바이오 기업 에이비프로바이오의 거래 정지일이 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비슷한 시기에 제출되는 감사보고서 내용에 시장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상감자 등을 이유로 거래 정지됐던 기업이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은 후 상장폐지 심사를 받은 전례가 다수 있어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이비프로바이오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오는 23일 보통주 약 90%를 대상으로 무상감자를 진행한다. 감자 후 주식 수는 약 2847만주다. 이번 감자에 따라 1423억원의 자본금은 142억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20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매매 거래가 정지되며, 신주상장 예정일은 다음달 12일이다.

무상감자 목적은 자본 잠식 우려를 해소하고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데 있다는 게 에이비프로바이오 입장이다. 다만 자본 잠식 우려 해소를 위한 과거의 전환사채(CB) 발행, 유상증자 등 시도가 재무 구조 개선으로 이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자기자본 비율 '88%' 이면에는 잦은 유증·CB 발행

에이비프로바이오는 2019년 기존 사명인 유지인트를 에이비프로바이오로 바꾸며 미국 법인 '에이비프로' 지분 확보를 위해 총 65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고, 투자금 마련을 위해 제3자배정 유상증자·CB 발행 등을 거듭했다. 2020년부터 2024년에는 운영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10억~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수 차례 진행했다. 이에 따라 최근 5년간 에이비프로바이오 주식 수와 자본금은 각각 9배 이상 늘어났다. 

통상 자기자본 비율이 높고 부채 비율이 낮으면 재무 건전성이 높다는 의미로 풀이되지만, 에이비프로바이오 자기자본 지표는 유상증자·CB 발행으로 자본금을 크게 키운 결과라는 분석이다. 나이스평가정보 자료에 따르면 2022~2024년 기간 별도 기준 에이비프로바이오 자기자본비율은 92.03%에서 88.37%로, 부채 비율은 8.66%에서 13.16%로 변동했다.

자본은 늘었지만 곳간은 계속해서 말라갔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22년 -103억원에서 2024년 -10억원으로 손실폭이 10배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구간에 머물러 있다. 자산 역시 장기투자자산 등 비유동자산이 2022년 약 1097억원에서 2024년 531억원으로 절반 이상 급감하는 등 낮아지는 추세다.

에이비프로바이오는 2019년부터 금속절삭기계 '머시닝센터(Machining Center)' 제조·판매를 시작했다. 최근에는 미국 자회사 '에이비프로'를 통해 이중항체 항암신약을 개발하고,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이전해 수익을 내는 지주사 성격의 사업을 강화해 왔다.

에이비프로는 지난해 미국암학회(AACR)에 셀트리온 등 대형 제약사와 참여해 이중항체 항암 신약 후보물질 'ABP-102'의 초기 임상 데이터를 발표하는 등 이중항체 기술의 유효성을 홍보하며 글로벌 파트너링 기회를 모색하기도 했다. 다만 이런 노력에도 여전히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 체결 소식을 전하지 못하며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작기계에서 발생한 매출을 바이오 부문에 투입하는 동안 2024년 별도 기준 영업손실은 58억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같은 기간 매출이 약 184억원을 기록하며 회복하는 듯 했지만 당기순손실은 397억원으로 확대돼 손실폭을 키웠다. 

여기에는 자산 평가손실이나 기타 비용을 의미하는 영업외비용 660억원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660억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문은 495억원에 달하는 '기타영업외비용'이다. 주로 종속기업이나 관계기업에 대한 투자 주식 손상차손, 자산 처분 손실 등이 포함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무상감자를 상장 폐지 요건이나 관리 종목 지정 조치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기 위한 시도로 보기도 한다. 2024년 별도 재무제표 기준 결손금은 1307억원으로, 감자 전 금액과의 차액인 1281억원은 장부상 자본잉여금(감자차익)으로 인식돼 결손금을 털어내는 데 쓰일 수 있다. 이번 무상감자가 완료되면 결손금 1307억원은 26억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1년 성적표' 감사보고서, '의견거절' 후 상폐 심사 재현?

시장은 에이비프로바이오 주식 거래 정지 기간에 주목하고 있다. 재무 구조 개선을 진행 중인 기업이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은 후 상장폐지가 확정된 전례가 있어서다. 

터보엔진 기업 뉴로스는 2022년 자산 매각, 비용 절감 등 장부상 수치를 개선하던 와중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았다. 이후 재무구조 개선안이 주가에 반영되기도 전에 거래가 정지됐고, 개선 기간 부여에도 결국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지더블유바이텍(구 지더블유바이오) 역시 2022년 말 90% 비율의 무상감자 결정 이후 거래 정지 기간에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 통보를 받고 그대로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받았다.  

상장 기업은 1년 성적표인 감사보고서를 다음달 18일부터 25일 사이에 집중적으로 제출하게 된다. 에이비프로바이오는 최근 3년간 19일~23일 사이에 감사보고서를 제출해 왔다. 다음 달 12일 거래가 재개되면 감사보고서 제출 예상일까지 일주일 남짓 공백이 생기는 셈이다. 

에이비프로바이오는 최근 5년간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적정' 의견을 받았다. 다만 2021년까지 '잠식 없음(마이너스)'으로 적혔던 자본잠식률은 서서히 늘어나다 2023년 14.0%, 2024년 24.1%로 두 배 뛰었다. 

2024년 별도 기준 '법인세비용 차감전 계속사업손실(법차손)'은 397억원으로, 같은 해 기준 사업보고서에 적힌 당기순손실 규모와 일치한다. 법인세를 내기 전 단계에서 이미 대규모 누적 손실이 있었다는 의미다. 

현금흐름과 장부상 손실의 격차에서도 미묘한 기류가 감지된다. 2024년 별도 기준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45억원으로, 장부상 손실 규모인 397억원의 9배다. 이 같은 차이는 2024년 이전에 쏟아부은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 장부상 손상차손으로 인식했을 가능성을 남긴다.

장부상 손상차손은 현금 유출은 없지만 자본을 갉어먹어 자본잠식의 잠재 위험을 높일 수 있다. 2025년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법인세비용 차감전 순손실'은 478억원이다. 법차손 비율은 65.51% 수준이다. 

같은 시기 약 60억원의 CB를 누적 상환했지만, 같은 기간 단기차입금도 7억 2000만원으로 늘어난 점도 유동성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녹색경제신문>은 무상감자 후 운영자금 확보 계획,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 가능성, 에이비프로의 주요 성과 등을 에이비프로바이오에 질문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민보영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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