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35.4%↑
다만 IPO주관 실적 15년 만에 최저수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하나증권이 지난해 코스피 강세에 힘입어 리테일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지만 기업공개(IPO) 부문 실적이 부진하면서 당기순이익은 소폭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대규모 충당금 부담을 상당 부분 털어내며 기초 체력을 회복한 데다 브로커리지 영업 환경이 우호적으로 조성되고 있어 올해 본격적인 실적 개선 국면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일 녹색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하나증권의 2025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665억원으로 전년 1420억원 대비 17.3% 증가했다. 주식시장 거래대금 확대에 따른 수수료 수익 증가와 이자이익 개선이 영업이익 성장을 견인했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2120억원으로 전년 2251억원 대비 5.8% 감소했다. 외형 성장에도 순이익이 뒷걸음질 친 배경으로는 IB 부문의 수익성 악화가 지목된다.
실적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리테일과 IB 간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실적의 버팀목은 단연 브로커리지 부문이다. 코스피 강세 흐름 속에 증시 대기자금이 대거 유입되며 거래 규모가 급증했다. 지난해 하나증권의 브로커리지 거래대금은 104조9400억원으로 전년 44조6740억원 대비 134.9% 폭증했다. 이에 따라 시장 점유율도 1.88%에서 1.97%로 상승하며 리테일 영업에서 존재감을 한층 강화했다.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역시 1814억원을 기록해 전년 1340억원 대비 35.4% 증가했다. 이자이익도 5202억원으로 전년 대비 35.0% 늘어나며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했다. IB 부진에도 불구하고 전체 수수료 수익은 4440억원으로 18.8% 증가해 증권사 본연의 영업 체력이 오히려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IB 부문 특히 IPO 실적은 뚜렷한 부진을 보였다. 2024년 1730억원에 달했던 IPO 관련 수익은 지난해 250억원으로 급감하며 85.5%나 줄었다. 회사의 지난해 사실상 '제로'에 가까운 주관 실적을 기록하는 등 15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재무 건전성 측면에서는 의미 있는 개선이 확인됐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증권사 실적을 압박해온 충당금 부담이 크게 완화된 것이다. 하나증권의 지난해 충당금 비용은 212억원으로 전년 871억원 대비 75.7% 급감했다. 부실 자산을 선제적으로 정리하고 리스크 관리에 집중한 결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충당금 적립 전 영업이익(PPOP) 대비 이익의 질도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수익성과 효율성 지표는 다소 후퇴한 모습이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24년 3.85%에서 2025년 3.52%로 0.33%p 낮아졌고 총자산이익률(ROA) 역시 같은 기간 0.43%에서 0.33%로 0.10%p 하락했다.
자본 적정성을 가늠하는 영업용순자본비율(NCR)도 1483.4%에서 1391.4%로 92.0%p 낮아졌으나 절대 수준은 여전히 업계 상위권을 유지했다.
자산관리(WM) 부문을 중심으로 한 외형 성장도 이어졌다. 수익증권 잔고는 꾸준히 증가했으며 특히 MMF 잔고는 62.1% 급증해 단기 유동성 자금 유입이 두드러졌다. 총자산은 75.5조원에서 89.7조원으로 18.9% 늘어나며 대형 증권사로서의 체급을 한층 키웠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하나증권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바닥 다지기’를 마무리하고 올해부터 반등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리테일 기반이 탄탄해진 만큼 IB 부문의 수익성 회복 여부가 실적 개선의 핵심 변수라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올해는 IPO 등 전통 IB 영역에서의 경쟁력 회복과 함께 늘어난 고객 자산을 활용한 자산관리 시너지 창출이 실적 턴어라운드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나증권 관계자는 "증시 호조로 수수료·운용 부문 수익이 증대되면서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졌다"며 "올해는 발행어음과 STO(조각투자) 등 신규 사업을 본격화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AI(인공지능)·디지털 역량 고도화를 통해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와 업(業)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