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설비 갖춘 셀트리온 등 '관세 리스크 탈피' 일부는 긴장 속 주시
[녹색경제신문 = 조창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대한민국 정부의 관세 협정 법안 계류를 이유로 목재, 자동차, 의약품 등의 관세를 인상키로 했다. 국내 다수 제약사가 미국에 자사 의약품을 판매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른바 ‘관세 리스크’가 반년만에 다시 불거지고 있다.
국내시간 27일 오전 6시 57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대한민국 행정부가 미국과 진행한 협정을 묵살하고 있다”며 “목재, 자동차, 의약품 등의 관세를 기 15%에서 25%로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7월 말 한미 관세 협상이 잘 마무리되고 관련 계약사항을 이행하기로 했는데 아직까지 관련 법안이 계류된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대한민국에 우호적이었던 관세 협정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작년 초부터 의약품 관세에 대해 지속적으로 입장을 밝혀왔다. 주된 내용은 글로벌 제약사가 미국 내 의약품 공정시설을 이전하거나 짓도록 하는 것이다. 생산공정 시설을 미국내에 마련하지 않은 제약사들에 관세를 250%까지 받겠다는 식의 으름장도 놨다. 실제 트럼프 행정부의 의약품 관세 발언이 있고 노바티스, 화이자, 존슨앤존슨,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빅파마가 미국내 생산공정 시설 투자소식을 잇따라 발표하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7월 말 한미 관세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주요 산업 관세가 15% 선에서 마무리됐다. 또한 의약품은 관세 항목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금일 새벽 SNS 내용으로 약 반년 만에 관세 리스크가 다시 불거졌다.
국내 다수 제약사가 미국에 자사 의약품을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라 업계에서는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에 더해 국내 약가 개편안 발표로 신약 제외 의약품 약가 인하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업계는 국내 제약사 타격이 심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수출 품목과 생산 제품, 미국 내 설비 보유 여부에 따라 미국 관세 공격의 입장은 결을 달리했다. 미국 내 생산시설을 확보했거나 건설 중인 국내 파마들은 우선 한숨 돌렸다는 입장이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 CMO 생산거점을 확보해 관세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왔다”며 “작년부터 푸에르토리코 생산시설을 가동해 미국 현지 생산시설 확보와 동일한 수준의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미국에 판매중인 자사 바이오시밀러 약 10종 모두 국내에서 원료의약품(API)를 생산하고 미국에서 완제품 생산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 현지에 원료의약품 2년치가 있어 관세 리스크로부터 자유롭다”며 “작년말에 인수한 일라이 릴리의 생산공장에서도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를 생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미 현지화가 완료된 상황이라, 설혹 관세가 확정돼도 크리티컬한 이슈가 되지 않는다는 자신감이다.
미국 내 생산시설이 확보되지 않았거나 생산시설이 미국 역내 외에 있는 제약사들은 'SNS 넋두리'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국내 주요 제약사인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실제 한미간 관세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아직은 의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인적분할을 통해 바이오 시밀러 사업의 경영 효율화를 꾀하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내부 긴장감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미국을 포함한 캐나다, 유럽 등지에 위탁 생산 방식으로 바이오 시밀러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관세가 상향 조정될 경우 받을 수 있는 타격을 내부적으로 계산하고 있는 걸로 파악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생산시설은 전 세계에 흩어져 있다"면서 "관세 인상에 따른 리스크가 없는지에 대해 내부적으로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고 답했다.
글로벌 빅파마와 라이선스 아웃 체결로 관세 리스크에서 자유로운 제약사도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미국에 판매하고 있는 의약품은 레이저티닙(Lazertinib) 하나 뿐”이라며 “존슨앤존슨에 기술이전해 현재 존슨앤존슨이 미국내에서 레이저티닙 생산, 판매를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에서는 자유로운 상태”라고 말했다.
조창우 기자 re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