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전·SMR·데이터센터·도시정비까지, 선진시장 중심 전략 가속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현대건설이 2025년 연간 수주액 25조원을 넘기며 국내 건설업계 최초 기록을 세웠다. 외형상 ‘역대 최대 실적’이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성과를 단순한 수주 확대라기보다 사업 구조 전환의 결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현대건설은 2025년 연간 수주액 25조5,151억원(추정치)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약 39% 증가한 수치로, 단일 건설사가 연간 수주 25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목할 부분은 수주 규모보다 구성이다. 에너지·인프라·비경쟁 프로젝트 비중이 크게 늘며 기존 주택·토목 중심 구조에서 벗어났다는 점이다.
실제 수주 내역을 보면 원전과 재생에너지, 전력 인프라, 데이터센터 등 에너지 밸류체인 전반으로 영역이 확장됐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대형 원전 기본설계, 태양광 발전,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잇달아 확보했고, 송전망과 데이터센터 수주를 통해 ‘생산–이동–소비’ 전 단계를 포괄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라크 해수공급시설과 같은 비경쟁 프로젝트도 눈에 띈다. 단순 입찰 경쟁이 아닌, 장기간 축적된 기술력과 신뢰를 기반으로 성사된 사업이라는 점에서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한 사례로 평가된다. 기본설계(FEED)부터 EPC까지 이어지는 방식 역시 기존 저가 경쟁 중심의 수주 방식과는 결이 다르다.
주택 분야에서는 도시정비사업이 실적을 떠받쳤다. 개포주공 6·7단지, 압구정 2구역 등 서울 핵심 정비사업 수주를 통해 연간 도시정비 수주액 10조원을 넘겼다. 이는 브랜드 경쟁력과 자금력, 사업관리 역량이 동시에 요구되는 영역으로, 시장 지위가 그대로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실적 가시화 단계에 들어갈 전망이다. 이미 설계·사전업무 단계에 들어간 원전과 SMR, 해상풍력 프로젝트들이 순차적으로 실행 국면에 진입할 예정이며, 데이터센터 사업 역시 개발·운영까지 영역을 넓히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조직 개편 방향도 사업 전략과 맞닿아 있다. 현대건설은 최근 양수발전, 해상풍력, 데이터센터, 수소·암모니아 등 분야별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안전·품질·주택 조직을 통합해 현장 중심 체계를 강화했다. 단기 실적보다 중장기 실행력을 염두에 둔 구조 재편이라는 평가다.
건설업계 전문가는 “현대건설의 25조원 수주는 단순히 물량을 늘린 결과라기보다, 원전·에너지·데이터센터처럼 진입 장벽이 높은 분야에서 비경쟁 수주 구조를 만든 점이 핵심”이라며 “주택과 토목에 쏠렸던 국내 대형사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에너지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문홍주 기자 re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