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피지컬 AI 전환의 분기점” 로보틱스 생태계 로드맵 공개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6일(현지시간) 개막한 CES 2026 첫날, 현대자동차그룹 부스에는 개장과 동시에 관람객이 몰렸다. 전시 주제는 명확했다. 전기차나 콘셉트 모빌리티 대신 로보틱스를 전면에 내세우며, AI 전환의 다음 단계로 ‘피지컬 AI’ 시대를 강조했다.
현대차가 이번 CES에서 선보인 핵심은 로봇 기술의 구체적 활용 장면이다.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로봇개 스팟, 자동주차 로봇까지 실제 사용 장면이 관람객들에게 여과없이 공개됐다. 이번 전시는 현대차의 로보틱스 기술의 총집합체로 평가된다.
가장 주목을 받은 전시는 자동 주차 로봇 시스템이다. 차량 하부로 진입한 로봇이 차량을 들어 올려 주차 공간으로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좁은 공간에서도 사람 개입 없이 주차·출차가 가능하다는 점을 시연했다. 실제 상용 주차장과 물류 거점에 적용 가능한 기술이라는 점에서 관람객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부스 중앙에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가 배치됐다. 사람과 유사한 관절 구조를 바탕으로 이동·균형·작업 동작을 수행하는 모습이 영상과 실물 시연을 통해 소개됐다. 현대차는 아틀라스를 단순 연구용이 아닌, 향후 공장과 물류 현장에서 투입 가능한 작업 로봇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함께 제시했다.
제조 현장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공장 자동화 시스템 전시도 눈길을 끌었다. 협동 로봇과 자율이동로봇(AMR)이 부품 이송, 조립 보조, 공정 간 이동을 수행하며, AI 기반 관제 시스템이 이를 통합 제어하는 구조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생산성 향상과 작업자 안전을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전략을 설명했다.
현장 곳곳에서는 사족보행 로봇 '스팟(Spot)'의 활용 사례도 소개됐다. 스팟은 공장·건설 현장 점검, 위험 지역 순찰, 데이터 수집 등 실제 산업 현장에서 이미 검증된 활용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전시됐다. 센서와 카메라를 활용해 사람 접근이 어려운 환경을 대신 점검하는 모습이 시연됐다.
이 같은 로보틱스 중심 전시에 대해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생성형 AI, 에이전트 AI를 거쳐 최근 피지컬 AI로 진화하는 흐름 속에서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나아가 에어모빌리티까지 AI 전환의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며 “2021년 인수한 보스턴다이나믹스(Boston Dynamics)의 미래 방향과 맞물려, 로봇을 실제로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지에 대한 정의가 가장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로봇을 실제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규정과 기준을 먼저 세우고, 그룹 차원의 시너지와 밸류체인을 바탕으로 로봇 생태계를 빠르게 구축하는 단계에 들어섰다”며 “이번 CES는 보스턴 다이나믹스와 외부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본격화하는 출발점”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이번 CES를 통해 로보틱스를 ‘미래 가능성’이 아닌 즉시 활용 가능한 사업 영역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동 주차, 휴머노이드, 공장 자동화, 사족보행 로봇까지 이어진 전시는 현대차가 준비 중인 피지컬 AI 시대의 방향성을 분명히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김지윤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