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으로 엇갈린 운명'... 유통 공룡들의 결산과 새해 청사진 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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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으로 엇갈린 운명'... 유통 공룡들의 결산과 새해 청사진 엿보기
  • 서영광 기자
  • 승인 2025.12.31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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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위기 대응 시험대에, 신세계·롯데는 체질 전환 성과 가시화
주가·효율·구조 개편…각 사 전략이 시장 평가로 이어진 한 해
오는 2026년 관전 포인트는 ‘신뢰 회복’과 ‘실행력’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2025년은 국내 유통 대기업들에게 ‘결정의 결과’가 본격적으로 드러난 해였다. 기업마다 위기 대응과 구조 전환에 대한 판단이 오는 2026년을 향한 출발선의 온도를 갈라놓고 있다.

지난 추석 연휴의 하남 스타필드 매장 내부 모습. [사진=서영광 기자]
지난 추석 연휴의 하남 스타필드 매장 내부 모습. [사진=서영광 기자]

쿠팡, 사고보다 커진 위기…신뢰 회복이 최대 과제로


올해 연말 유통업계 최대 이슈는 단연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였다. 사고 자체보다도, 초기 대응과 이후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논란을 키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은 사고 발생 약 한 달 만에 사과문을 내고, 유출 통지 대상 3370만 명 전원에게 1인당 5만원 상당,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보상 수단이 쿠팡 내 개별 서비스 이용권으로 분절돼 제공되면서 실효성 논란이 불거졌고, 이용자를 묶어두기 위한 ‘락인 효과’를 노린 것 아니냐는 비판도 뒤따랐다.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는 자체 조사 결과를 둘러싼 정부와의 인식 차, 조사 경위에 대한 설명 논란, 김 의장의 불출석 등이 겹치며 사안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 내용 역시 국내 정부 설명과 엇갈리면서 규제·법적 리스크로까지 번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술적 사고를 넘어 기업의 책임성과 신뢰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의 문제로 확장됐다”며 “오는 2026년 쿠팡의 핵심 과제는 성장보다 신뢰 회복이 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세계, ‘다시 성장’ 신호…주가·효율 지표로 시장 반응 확인


신세계그룹은 연말을 위기 대응이 아닌 방향 제시로 채웠다. 정용진 회장은 오는 2026년을 ‘다시 성장하는 해’로 규정하며, “지난 2~3년간의 구조 조정과 전략 변화는 도약을 위한 준비 단계였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메시지는 시장에서도 일정 부분 호응을 얻고 있다. 연말 들어 신세계와 이마트 주가는 완만한 상승 흐름을 보이며 반등 조짐을 나타냈고, 이는 단순한 기대감보다는 사업 구조 변화에 대한 재평가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이마트를 중심으로 한 소싱 효과가 주목받는다. 그룹 차원의 구매 통합, 상품 기획·조달 구조 정비, 자체 브랜드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비용 효율을 높이려는 전략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는 단기 매출 확대보다는 수익 구조 개선과 중장기 경쟁력 회복을 겨냥한 움직임으로 받아들여진다.

정 회장은 신년사에서 ‘톱(Top)의 본성’과 ‘패러다임 시프트’를 키워드로 제시하며, 점포 재확장에 나선 이마트, 미식·럭셔리 포지셔닝을 강화한 백화점, 젊은 소비층 공략에 나선 이마트24, 글로벌 협업을 본격화한 G마켓의 전략을 하나의 성장 스토리로 묶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신세계가 단기 실적 방어를 넘어 구조적 효율과 브랜드 경쟁력을 다시 시장에 설명하기 시작했다”며 “주가 흐름 역시 이러한 변화 기대를 선반영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위치한 신격호 기념관. [사진=서영광 기자]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위치한 신격호 기념관. [사진=서영광 기자]

롯데, ‘돈 되는 구조’로 재편…장기 체력 키운 한 해


롯데는 2025년을 그룹차원에서 전면적인 사업 구조 재편의 해로 삼았다. 석유화학·소재·바이오·수소 등에서 비효율 사업을 정리하고,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실제로 롯데케미칼은 국내 석유화학 산업 구조 전환 흐름에 맞춰 NCC 설비 통합과 생산 감축을 선제적으로 추진했고, 범용 제품 비중을 줄이는 대신 스페셜티 소재와 전자·배터리·AI 연계 소재에 집중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 발전, 고압 수소 인프라 구축 등 에너지 전환 분야에서도 중장기 투자가 이어졌다.

동시에 롯데는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재무 건전성도 강화했다. 렌탈·ATM 등 비주력 사업 정리로 확보한 재원은 바이오와 첨단 소재 등 미래 성장 분야로 재투자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CDMO 사업 확대 역시 장기 성장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편 롯데쇼핑은 백화점 부문의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데다, 전반적인 실적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단, 이커머스 사업 부문인 롯데온의 적자 기조 역시 계속되고 있어, 온라인 사업 부문의 개선 필요성은 새해에도 요구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롯데의 변화는 눈에 띄는 단기 성과보다는 장기 생존력을 높이기 위한 체질 개선”이라고 분석했다.


오는 2026년, ‘선언’을 넘어 ‘실행’의 해로


한편 2025년은 유통 공룡들에게 ‘위기’와 ‘준비’가 동시에 드러난 한 해였다. 쿠팡은 위기 관리 실패가 기업 리스크로 확대되는 과정을 보여줬고, 신세계와 롯데는 각자의 방식으로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모습을 드러냈다.

오는 2026년의 관전 포인트는 분명하다. 메시지와 전략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 그리고 시장과 고객의 신뢰를 누가 먼저 회복하느냐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위기를 대하는 방식과 준비의 깊이가 기업의 미래를 가른다는 사실은, 이미 2025년을 통해 충분히 증명됐다”며 “오는 2026년은 선언과 메시지가 아닌, 실행력과 결과로 평가받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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