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로 방향 틀었지만 후발주자의 한계… LG디스플 의존도 부담
마이크로 RGB로 돌파구 모색…기술 차별화는 확실, 가격은 숙제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전략적 난관에 봉착했다. 그간 '하이엔드 LCD'로 프리미엄 전략을 일관했지만 해당 분야에서 중국업체들의 추격이 거세 수익성에 압박이 가해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점진적으로 OLED TV 시장으로 타깃을 바꾸고 있지만 생산 물량과 사이즈 다변화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마이크로 RGB' TV를 새로운 프리미엄 라인의 한 축으로 띄우는 것도 회사가 커버 가능한 LCD 영역에서 중국 업체들과의 격차를 유지하기 위한 복안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마이크로 RGB TV를 사실상 고해상 LCD TV로 평가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자사 TV의 최상단 라인업을 어떻게 구축한 것인지를 두고 내부적으로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걸로 파악된다. 그간 OLED 대신 미니 LED를 적용한 'Neo QLED'를 프리미엄 TV의 주력으로 육성해왔지만 중국 업체들이 거의 동일한 기술 축으로 빠르게 따라붙고 있기 때문이다.
TCL과 하이센스(Hisense)를 중심으로 한 중국 브랜드들은 미니 LED 백라이트, 고분할 로컬디밍, 고휘도 패널을 앞세운 프리미엄 LED TV 라인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일부 플래그십 모델은 밝기, 명암, 대형화 측면에서 삼성 Neo QLED와의 체감 격차를 크게 줄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3분기에 삼성전자의 영상디스플레이와 생활가전 부문이 1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한 데에도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업체와의 가격 경쟁이 주요 원인이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뒤늦은 OLED 진입했지만... LG디스플레이 의존도 '한계'
최근 삼성전자는 그간 우선순위로 두지 않았던 OLED TV 시장에 진입하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는 모습이다. OLED 만큼은 중국이 대형 패널 양산 기술에 진입하지 못하며 유일하게 한-중 간 격차가 일정하게 벌어져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OLED TV에 42인치부터 83인치까지 사이즈 선택지를 넓히고 추후 다른 사이즈까지 제품영역을 확대한다는 전망을 밝히며 OLED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들어 OLED와 관련한 글로벌 마케팅이 급격히 확장된 것도 주목할만 하다.
하지만 후발주자인 만큼 극복해야 할 한계점들이 많다는 평이다. 삼성전자는 대형 OLED 패널 생산 캐파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현재는 LG디스플레이로부터 패널을 공급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원가 구조와 물량 측면에서 공격적인 확장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그간 OLED를 배척해오다 2022년도에 들어서야 후발주자로 뒤늦게 시장에 입성한 것을 뼈아픈 실수로 꼽는다.
삼성전자는 그간 OLED TV에 대해 번인(Burn-in) 문제와 수율·원가 부담을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며, LCD 기반 화질 고도화 전략에 무게를 실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내부에서 LCD 고도화 전략에 진작부터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던 것은 맞다"면서 "하지만 적극적인 시장 진입을 미뤘던 데에는 CAPEX 확장 등 현실적인 문제에 더해 자존심 문제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존 프리미엄 라인업을 LCD 기반으로 잘 꾸려오고 있었다"면서 "다만 최근 OLED 사이즈 라인업을 늘린 것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다양하게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 RGB TV를 프리미엄 라인 한 축으로... '가격 경쟁력' 숙제
삼성전자는 최근 마이크로 RGB TV를 프리미엄 라인업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삼고자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8월 115인치 초대형 마이크로 RGB TV를 공개한데 이어, 내년 CES에서는 55인치부터 85인치까지 가정용 사이즈의 마이크로 RGB TV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TV의 선봉대 격인 Neo QLED를 주축으로, OLED와 마이크로 RGB를 보조축으로 삼아 프리미엄 TV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로 RGB TV는 LCD TV의 한 종류로, 백라이트를 삼색(RGB)로 구성해 색 밝기와 명암비를 극대화한 제품이다. 중국 하이센스와 같은 업체들이 미니 RGB TV로 시장에 선진출해 있었는데, 삼성전자는 광원의 크기를 마이크로미터 단위로 축소해 중국산과 기술적 차별화를 뒀다.
업계에서는 마이크로 RGB TV의 장점이 확실하다고 평가한다. OLED TV가 커버 못하는 초대형 사이즈로 만들기도 더 용이하고 색감이 선명하면서 전력소모도 적다. 무엇보다 번인(Burn-in)현상이 없어 OLED에 비해 수명이 길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문제는 가격이다. 삼성전자는 115인치 마이크로 RGB TV를 4500만원이라는 초고가에 런칭했으며, 가정용 사이즈도 자사 제품 중 가장 고가의 라인업으로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한 디스플레이 전문가는 "LED 갯수가 세배로 늘어나고 배선과 구동 회로도 상당히 복잡하기 때문에 당장 마이크로 RGB의 원가를 낮추는 것이 쉽지 않다"면서 "LED 광원이야 중국산을 쓴다고 쳐도 공정비가 만만치 않은데, 앞에 패널, 뒤에 백라이트 모듈 등 TV 두 대를 만드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실 업계에서 마이크로 RGB TV는 대형 화면용이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가정용 프리미엄 라인은 OLED로 커버가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QLED는 중국에 추격당하고, OLED는 LG에 일부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마이크로 RGB TV를 새로운 돌파구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