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에게 티머니 단말기 사용 강요...해당 조합 비대위 "이사진에 구상권 청구할 것"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김지문 기자] 대전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이 앱미터기 단말기 공급사 코나아이와의 법적 분쟁에서 패소하며, 조합원 1300여 명에게 위약금 부담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법원은 “무상 단말기 공급 계약을 위반했다”며 조합원들의 위약금 지급 책임을 인정했다.
■ 법원 “무상 단말기 계약 어겼다”…지급명령 확정 단계
대전지방법원은 지난 10월 22일 코나아이가 신청한 지급명령을 인용했다. 지급명령서에 따르면 코나아이는 2022년 12월 27일 대전개인택시조합 조합원 차량에 앱미터기 단말기를 무상 공급했고, 계약 기간 동안 해당 단말기를 정상적으로 유지·사용하는 조건을 명시했다.
그러나 조합 측은 이후 조합원들에게 기존에 거래하던 타사(티머니) 단말기 사용을 지속적으로 권유했고, 상당수 조합원이 코나아이 단말기를 철거하면서 계약 위반이 발생했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법원은 단말기 철거가 계약상 귀책사유에 해당한다며, 단말기 공급가·설치비·유지보수비 등을 기준으로 산정된 위약금(1인당 약 52만6500원) 지급 의무를 인정했다. 위약금 대상 조합원은 약 1300명으로, 총액은 약 6억8000만 원 규모다.
■ “티머니 안 쓰면 지원금 배제”…조합원들 반발
조합 내부에서는 당시 단말기 교체 과정에서 사실상 티머니 단말기 사용을 강요받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일부 조합원들은 “티머니 단말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택시요금 가맹점 수수료 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는 취지의 안내를 받았다”고 주장한다.
조합원 A씨는 “조합이 보낸 문자에는 단말기 탈·장착과 정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위약금 문제는 티머니가 부담한다고 돼 있었다”며 “정작 위약금이 조합원 개인에게 청구될 수 있다는 사실은 제대로 고지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 ‘교체 주도’ 이사진 책임론…비대위, 구상권 검토
이번 판결을 계기로 조합 내부에서는 단말기 교체를 주도한 이사진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조합 비상대책위원회는 “무리한 단말기 교체 결정으로 조합원들에게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다”며 관련 이사진을 상대로 구상권 청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당시 조합 집행부가 코나아이와의 계약 리스크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채 교체를 추진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비대위 측은 “위약금 발생 가능성과 강제집행 위험을 알았다면 상당수 조합원이 교체에 응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통신지원금·성과급 의혹도 제기…경찰 고발 검토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티머니 단말기 교체 과정에 통신지원금과 판매 성과급이 얽혀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조합원들은 “티머니 단말기 사용 시 대당 지원금과 통신사 약정에 따른 지원금이 존재했다”며 “이 같은 구조가 교체를 무리하게 밀어붙인 배경 아니냐”고 주장한다.
비대위는 관련 자료를 취합해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경찰 고발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해당 의혹에 대해 당사자들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강제집행 초읽기’ 우려…조합원 불안 확산
코나아이는 현재 일부 조합원에게만 지급명령을 송달한 상태지만, 법조계에서는 “지급명령이 확정될 경우 채권 압류 등 강제집행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합원들 사이에서 불안이 확산되는 이유다.
법조계 관계자는 “지급명령은 이의신청 기간이 지나면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다”며 “개별 조합원이 직접 대응하지 않으면 강제집행 절차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합 집행부의 단말기 교체 결정이 법적·재정적 부담으로 돌아오면서, 대전개인택시조합은 당분간 극심한 내부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김지문 기자 po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