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일가 고령화와 지배구조 개편 압력 속 승계 작업 속도 예상
합법적 M&A·내부거래 활용 전략에도 도의적 논란 지속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국내 재계가 본격적인 세대교체 시기에 접어들면서, 주요 유통·식음료기업들도 경영권 승계 문제가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총수 일가의 고령화와 지배구조 개편 압력이 맞물리며, 승계 작업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유통업계 특유의 계열 구조와 내부거래 관행을 활용한 ‘합법적 승계 전략’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다만, 해외에서는 보기 어려운 한국식 승계 방식이 도의적 논란을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유통업과 식음료 산업은 대기업 집단 내 계열사 비중이 높고, 오너 경영인이 직접 사업을 이끌어 온 경우가 많아 세대 전환의 영향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롯데그룹은 3세 경영 참여가 확대되며 장기적 승계 흐름이 관측되고 있고, GS그룹 역시 4세 경영인들이 유통 계열사 실무에 배치되면서 자연스럽게 승계 기반이 마련되는 모습이다. 농심, SPC, CJ제일제당 등에서도 오너 3세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는 등 세대교체가 가속화되고 있다.
한편 승계 자체는 기업 활동의 자연스러운 일부지만, 한국식 승계 방식은 독특하다. 주로 사용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 승계자의 지분이 많은 별도 회사를 설립 ▲ 계열사 내부거래를 통한 기업 가치 성장 지원 ▲ 계열사와 합병(M&A)으로 지배력 강화
특히 유통업은 내부 물류·입점 구조를 통해 그룹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러한 전략이 특히 용이하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법적으로 문제될 소지는 거의 없지만, 경영 효율보다 승계 편의가 우선되는 구조라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로 미국, 유럽 등 일부 국가의 기업들은 오너 중심의 승계보다 경영과 소유의 분리가 철저하다. 전문경영인 체제가 일반적이고, 오너 자녀가 회사를 만들어 내부거래로 키운 뒤 계열사가 합병하는 방식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특히 미국의 경우 SOX(사베인스-옥슬리법) 등 내부거래 규제와 사익충돌 금지 문화가 강력히 적용되기 때문에 독립 이사회와 전문경영인 중심 운영으로 투명한 승계 구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즉, 한국식 승계는 해외에서는 구조적으로 실현하기 어려운 방식이다.
이에 국내에서는 ‘독점’과 ‘내부거래 비중’이라는 두 가지 기준이 중요한 도의적 잣대로 떠오른다.
이에 한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승계 자체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계열사 내부거래가 지나치게 집중되거나 시장 경쟁을 왜곡할 소지가 있으면 제재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결국 국내 유통·식음료 업계의 승계는 합법적 틀 안에서 진행될 수 있지만, 사회적·도덕적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롭기는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총수 일가가 세대교체를 준비하면서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더라도, 사회적 신뢰와 공정성 확보는 여전히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향후 승계가 합법성과 투명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세대교체가 활발한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합법적 승계 구조를 넘어 사회적 책임을 담보하는 경영 승계 전략이 요구된다는 평가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