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항마 부재 속 '미래에셋 표심'이 판세 좌우
17회·130일 해외출장 논란 재부상…소통 부재 지적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금융투자협회(금투협) 회장직에 연임 선례가 없는 가운데, 서유석 현 협회장이 차기 선거 출사표를 던졌다. 업계에서는 "대항마 부재 속 사실상 무난한 연임을 점치는 시각이 많다"면서도, 취임 이후 총 130일에 이르는 해외 출장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재도전에 대해 "부정적 시선도 적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
서유석 회장, 연임 도전 공식화…"한 번 쓰고 버리기 아까운 회원사의 자산"
17일 서유석 회장은 협회 인근 카페에서 기자단 간사단을 통해 연임 도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는 "다른 후보보다 금융투자업계와 자본시장 발전에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3년 전 첫 출마 때 밝힌 '회원사의 청지기' 역할을 이어가며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3년간 금융당국·정부·여야 의원·유관기관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 왔다"며 "한 번 쓰고 버리기에는 아까운 회원사의 자산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출마 선언이 늦어진 배경에 대해서는 "현직 회장으로서 시급한 현안을 제쳐두고 일찍부터 선거운동에 나설 수 없었다"며 "업계와 자본시장을 위해 어떤 역할을 더 할 수 있을지 오랫동안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금투협은 이달 3일부터 19일 오전 10시까지 제7대 회장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서류·면접 심사를 거쳐 내달 초 최종 후보자를 확정한다. 신임 회장의 임기는 2026년 1월 1일부터 2028년 12월 31일까지다.
대항마 부재 속 '미래에셋 출신' 서유석 연임 우세
서 회장을 제외하고 현재까지 공식 출마를 선언한 인물은 황성엽 신영증권 사장, 이현승 전 KB자산운용 대표 두 명이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박정림 전 KB증권 사장은 지난 5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업계에서는 박 전 사장이 최근까지 이어진 법률적 부담 탓에 출마를 고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써 선거전은 서 회장과 인지도 면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인 후보 간의 경쟁 구도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서 회장의 대항마가 될 만한 후보가 딱히 없다"며 "협회장 선거는 네임밸류와 업계 내 지지 기반이 큰데, 현 상황에서 판을 뒤집을 변수는 많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20여 년 동안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경력을 쌓은 '미래에셋맨'이다. 미래에셋 계열사는 금투협 내에서 표 가중치가 큰 대형 회원사 중 하나로 꼽힌다. 금투협 회장 선거는 회원사 분담금 비중에 따라 표 영향력이 달라지는 구조여서, 미래에셋과 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대형사의 선택이 사실상 전체 판세를 좌우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유성 출장 130일 재부각…협회장 역할·소통 논란 확산
서 회장의 연임 도전과 함께 임기 내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외유성 출장' 논란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 회장은 2023년 1월 취임 이후 총 17차례 해외 출장을 다녀왔고, 누적 체류 일수는 130일에 달한다. 연도별로는 △2023년 40일 △2024년 54일 △2025년 36일이다. 지역별로는 유럽 57일, 북미 26일, 일본 10일 순이다.
출장의 성격도 논란의 핵심이다. 17회의 출장 중 금투협이 단독으로 파견된 일정은 최소 6회로 파악된다. △사우디 부동산·인프라 기관투자자 포럼(RIFF) △아시아증권포럼(ASF) 3회 △2024 국제자산운용협의회(IIFA) △2025 ISCA 연차총회 등이 이에 해당한다. 업계에서는 “협회 단독 출장 비중이 크면 목적성과 성과 검증이 어렵다”고 지적한다. 특히 유럽행 7회 중 4회는 자산운용사·증권사 CEO와 동행한 일정이어서, 협회장이 직접 나서야 할 출장이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이어지고 있다.
출장 비용도 관심사다. 서 회장의 해외출장비는 총 1억5700만원으로, 타 법정금융협회 대비 1.7~2.6배 많은 수준이다. 출장 횟수 역시 타 단체장보다 뚜렷하게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연임 시 현재의 출장 패턴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협회장의 잦은 해외 출장에 대해 업계와의 소통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며 "특히 올해는 업권 규제·제도 논의가 집중된 시기였는데, 협회장이 장기간 해외에 있었다는 점은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금투협 측은 "단독이 아닌 출장들은 증권사·자산운용사·부동산신탁사 등 사장단과 함께 매년 진행해 온 정례 일정"이라며 "타 법정단체의 출장비 구조를 알기 어려워 단순 비교는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insigh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