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브랜드 전략 고수한 LG생활건강, 뷰티 부문 적자 지속
AI시대, 기술 혁신이 K-뷰티 성패 가르는 핵심 변수로 부상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AI(인공지능)의 발달로 인해 전 산업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K-뷰티 시장 역시 ‘전통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기업과 이를 과감히 허문 기업으로 갈라지고 있다.
특히 ‘탈(脫) 전통’을 내세운 에이피알(APR)은 지난 3분기에도 기록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며 K-뷰티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 시장 전반에서는 체질 전환의 필요성이 한층 부각되고 있다.
11일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지난 3분기 매출 3859억원, 영업이익 96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22%, 253% 늘어난 수치다.
특히 자사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에이지알(AGE-R)’의 글로벌 누적 판매가 500만 대를 넘어서며 해외 매출 비중이 80%까지 확대됐다. 기술력 중심의 AI 기반 제품 전략이 실적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AI 분석을 활용한 피부 진단, 개인 맞춤형 디바이스 설계, 글로벌 D2C(직접소비자판매) 채널 강화 등은 기존 화장품 제조 중심 모델을 완전히 뒤집는 접근이었다. 특히 이러한 기술적 도입·전환기에 이어 뷰티 산업은 이제 ‘브랜드 감성’보다도 ‘데이터와 기술’이 주도하는 환경으로 변했다.
반면 전통 뷰티 강자들은 여전히 브랜드 중심 전략에 머물러 있어 성장이 저조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LG생활건강의 지난 3분기 연결 매출은 1조5800억원, 영업이익은 46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7.8%, 56.5% 감소했다.
이중에서도 화장품 부문 매출은 26% 이상 줄어든 4710억원에 그쳤고, 영업손실은 588억원으로 2분기에 이어 적자를 기록했다. 면세점·백화점 등 오프라인 채널의 축소와 글로벌 경쟁력 약화가 실적 악화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LG생활건강은 최근 글로벌 브랜드 전문가인 이선주 사장을 새 대표로 선임하며 체질 개선을 예고했다. 단, 이미 에이피알을 중심으로 신흥 브랜드들이 AI·데이터 기반 뷰티 혁신으로 시장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어 반등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편 시장에서는 이번 실적 격차를 두고 ‘AI시대의 탈(脫)전통 여부’가 기업 성패를 가른 것으로 본다. 전통 화장품 제조·판매 모델만으로는 더 이상 성장의 한계를 돌파하기 어렵고, 기술과 데이터가 새로운 브랜드 파워의 원천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이미 시가총액 10조원을 넘어서며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을 앞지른 에이피알이 ‘K-뷰티의 새 얼굴’로 떠오르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 격차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I를 기반으로 한 기술 혁신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며 “소비자 데이터와 기술을 결합한 기업만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