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1·2위' HD현대인프라코어·HD현대건설기계, 통합 앞두고 경쟁력 강화
정기선 회장, 통합 시너지 기반으로 글로벌 중장비 시장 재편 대응 나서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HD현대의 건설기계 부문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이후 본격화될 재건 시장에서 선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전쟁 전부터 우크라이나 현지 시장 점유율 1·2위를 확보했던 HD현대인프라코어와 HD현대건설기계가 통합을 앞두고 경쟁력 강화에 나서며 향후 복구 사업의 핵심 주체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하며 종전 협상의 구체적 조건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장기화된 전쟁이 마침내 종료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영토 교환 등 러시아 측 조건을 수용하라고 압박한 것으로 전해지며 ‘종전 외교’ 행보를 본격화했다.
3년 넘게 이어진 전쟁은 우크라이나의 도로, 철도, 발전소, 주택 등 핵심 인프라를 광범위하게 파괴했다. 세계은행(WB)은 지난해 말 기준 우크라이나의 복구·재건 비용을 약 5240억달러(745조원)로 추산했으며, 올해 들어 피해가 확대되면서 총 규모는 이보다 더 커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교통망 복원과 도시 재건, 산업단지 조성 등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재건 사업의 핵심 수혜 업종으로 건설기계를 꼽는다. 도로·교량·건물 등 인프라 복구 전 과정에 굴착기, 로더, 불도저 등 중장비 투입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HD현대 건설기계 부문은 이미 우크라이나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어 가장 빠르게 재건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HD현대인프라코어와 HD현대건설기계는 2004년부터 우크라이나에 진출해 판매망과 딜러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전쟁 전까지 현지 시장 점유율 1·2위를 유지했다. 두 회사는 내년 1월 ‘HD건설기계’로 통합돼 조직 효율성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 대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HD현대는 전쟁 이후를 대비한 준비도 일찌감치 시작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지사를 설립해 법인 체계를 정비하고, 주요 지역별 딜러망을 재정비했다. 또 우크라이나 정부와 복구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우크라이나 영토개발부 차관 등 정부 관계자들이 HD현대건설기계 울산캠퍼스를 방문해 재건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주도하며 건설기계 사업을 그룹의 핵심 축으로 키운 주역으로 꼽힌다. 올해 회장으로 승진한 이후에는 그룹 차원의 통합 시너지와 미래 사업 전략을 강화하며 건설기계 부문의 글로벌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HD현대그룹의 건설기계 부문은 전쟁 전부터 확보한 시장 점유율과 글로벌 네트워크, 그리고 통합 시너지 효과를 바탕으로 재건 사업의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며 “종전 협상이 구체화될수록 우크라이나 재건 시장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