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청 책임 회피·임대업체 전가 구조에 안전비용은 뒷전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국내 건설현장에서 타워크레인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사고가 발생해도 원청 건설사가 책임을 지기보다는 행정처분에 불복하며 집행정지·소송으로 시간을 끄는 관행이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이번 국회 국정감사에서 관련 쟁점이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행정청 처분 고지 후 집행정지 가처분을 받아낸 뒤, 본안 취소소송을 통해 장기전으로 끌고가는 건설사들의 고질적인 행태가 바뀔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타워크레인 사고와 관련해 대표적인 사례 중 한 곳이 삼부토건이다. 해당 회사는 2021년 경기 남양주 진접 공동주택 현장에서 타워크레인 인상 작업 도중 근로자가 숨진 사고와 관련해 2023년 1월 서울시로부터 2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법원에 집행정지를 신청해 인용 결정을 받아냈고, 현재 행정처분 취소소송 본안이 진행 중이다. 사고 발생 시점으로 본다면 무려 4년 동안 시간을 끌고 있다.
삼부토건의 입장은 '타워크레인 설치·해체 작업은 전문 임대업체·하도급업체의 몫이지, 원청인 자신들이 직접 수행하는 작업이 아니기 때문에 행정처분(영업정지)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타워크레인 사고는 올해 들어서도 악화일로다. 2025년 1월 한 달에만 타워크레인 관련 산재 사망자가 4명 발생해 연간 평균치를 이미 넘어섰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형사처벌 강도는 강화됐지만, 안전관리 비용 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한편 국토부가 정한 ‘10년 이내 장비만 허용’ 규정은 임대업체 부담을 키우는 대표적 사례다. 타워크레인 업계 관계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신형 장비 교체 비용은 임대업체가 떠안지만, 원청 건설사는 이를 공사비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다'고 했다.
타워크레인 업계 전문가는 “연식보다 정비 이력과 위험 상황 발생시 작업 중지권 사용이 안전의 핵심"이라며 "규정이 현실과 맞지 않아 임대업체가 빚을 내 장비를 교체하고도 안전 점검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으며, 위험 상황에서도 작업을 이어가야 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 정책 전문가는 “타워크레인 사고 외에도 각종 건설사고와 관련한 행정처분이 집행정지로 무력화되는 한편, 원청이 안전비용을 책임지지 않는 구조가 고착화되면 사고는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며 “국감에서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홍주 기자 re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