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동국제강 등 주요 제강사, 감산에도 효과 미미
수입 철근 급증 속 정부 대책 부재…업계 "시장 교란 심각"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일본산 철근의 저가 공세로 수익성 악화에 직면했다. 주요 제강사들이 감산에 나섰지만 시장 가격은 여전히 원가 이하에 머물며 한계 상황을 드러내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국내 철근 가격은 톤당 69만~70만원 수준으로, 철강사들이 원가 보전의 기준선으로 제시하는 75만원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와 비교해도 오히려 가격이 하락해 제강사들은 ‘팔수록 손해’인 구조에 처해 있다.
문제는 일본산 철근이다. 지난달 한국으로 들어온 일본산 철근 수입량은 1만1279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0% 이상 급증했다. 평균 수입가는 톤당 64만~65만원으로, 지난해 국내 철근 가격 하락을 주도했던 중국산(70만원대 초반)보다도 저렴하다. 일본 철강사들이 내수 부진과 재고 부담을 덜기 위해 한국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한 결과다.
이로 인해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국내 주요 제강사들은 감산에도 불구하고 가격 방어에 실패했다. 최근 현대제철은 인천·당진 공장을, 동국제강은 인천 공장을 멈춰 세웠지만 철근 가격은 오히려 60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도 심각하다. 원재료인 철스크랩 가격은 올해 초 톤당 30만원 수준에서 최근 38만원대까지 올랐다. 반면 철근 가격은 제자리걸음을 이어가면서 철근·철스크랩 스프레드는 30만원 초반대로 축소됐다. 이는 제강사들의 손익분기점에 근접한 수준으로, 생산할수록 적자가 불가피한 구조다.
철근 수요 측면 역시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건설업 장기 침체로 인해 통상 성수기라 불리는 여름철에도 철근 가격은 반등하지 못했다. 성수기로 여겨지는 9월에도 건설경기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9월 건설경기실사 종합전망지수는 65.5로, 8월 종합실적지수보다 2.7p 하락했다.
업계는 정부 차원의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제강사들의 잇따른 감산에도 불구하고 수입 철근 물량이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며 “시장 안정화를 위한 수입 조절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