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26년 만에 독일 금융시장 재진출…프랑크푸르트에서 유로 자금·그린딜 동시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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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26년 만에 독일 금융시장 재진출…프랑크푸르트에서 유로 자금·그린딜 동시 겨냥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5.09.01 1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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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 거점으로 유로화 조달 다변화·그린/전환금융 공략
DACH(독일·오스트리아·스위스) 공급망·PF 확대…BaFin 규제 대응과 리스크 거버넌스 강화
산업은행.
산업은행.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산업은행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지점을 열고 현지 시장에 복귀했다. 1990년대 말 현지 법인 정리 이후 약 26년 만의 재진출이다. 산은은 새 거점을 통해 유로화 조달 기반을 넓히고, 독일·오스트리아·스위스 권역의 수출·투자금융 수요를 흡수한다는 전략을 내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프랑크푸르트를 택한 이유는 유럽중앙은행과 주요 금융기관이 집중된 ‘유로화 핵심 시장’이기 때문이다. 산은은 그동안 해외 중기채 프로그램을 통해 외화 조달을 이어왔는데, 현지에서 직접 금리 산정과 투자자 마케팅을 수행하면 만기 구조와 통화별 금리 차이를 더 세밀하게 관리할 수 있다. 담보부 채권 등 유럽식 조달 수단에 대한 접근성도 좋아진다.

재진출의 배경은 과거 축소의 반대편에 있다. 산은은 1990년대 후반 독일 현지 법인을 운영했지만 외환위기 전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유럽 거점을 정리했다. 이번 프랑크푸르트 지점 개점으로 당시 이후의 공백을 메우게 됐다.

지점의 등록 절차는 지난해부터 진행됐다. 유럽연합 은행 식별 체계에 편입됐고, 주소와 기본 정보가 공개됐다. 영업은 기업금융 중심으로 설계됐으며, 독일 예금자보호기구의 보호 체계 아래 운영된다.

산은이 먼저 노리는 것은 ‘유로화 조달—원화 위험회피’의 비용 절감이다. 유럽의 기관투자가를 직접 상대하면 달러 중심 조달에 치우친 구조에서 벗어나 투자자층을 다변화할 수 있다. 독일의 재정지출 확대와 2026년 이후 성장 정상화 기대가 맞물릴 경우, 기업·프로젝트 대출 수요 회복 구간에서 저비용 조달 여지가 커진다.

두 번째 축은 녹색·전환금융이다. 독일은 에너지 전환, 전기차·배터리, 수소·열병합 등 대규모 투자가 재가동되는 지역이다. 산은은 국내 기업의 유럽 공장·연구개발센터·조달망 투자에 프로젝트 금융과 해외투자금융, 보증을 결합한 ‘맞춤형 묶음 금융’을 제시하고, 필요하면 독일재건은행, 유럽투자은행, 주(州) 소유 은행 등과 공동 조달도 모색할 수 있다.

세 번째는 무역·산업 생태계 지원이다. 독일—체코—폴란드로 이어지는 자동차·기계·화학 공급망은 한국 주력 수출과 맞닿아 있다. 프랑크푸르트 지점은 현지 완성차 및 원청 제조사와의 거래에서 현지통화 매출채권 금융, 운전자금 대출한도, 보증 한도 등을 통해 국내 기업의 수주—생산—납품 흐름을 뒷받침할 수 있다. 동남아·미국 등 산은의 다른 해외 거점과 결합하면 ‘다중 거점’ 연결망의 환류 효과도 기대된다.

현지 여건은 녹록지 않다. 독일 실물경제는 올해 정체에 가까운 흐름이 이어지고, 자동차 관세 변수 등 외부 리스크가 상존한다. 수요 회복의 시계가 2026년 이후로 밀릴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산은의 유럽 위험노출액 관리, 충격 시나리오별 충당·위험회피 정책이 그만큼 중요해진다.

감독·규제 측면에서는 독일 연방금융감독청과 분데스방크의 감독 체계 아래 자금세탁방지·고객확인의무, 제재 리스크, 거래상대방 신용위험 관리가 강화된다. 지점형 조직 특성상 본점과 여신·위험 한도 공유, 내부등급법에 따른 자본 규정 연계, 승인 권한 배분을 정교화해야 한다. 이는 유럽연합이 요구하는 지배구조 기준과도 맞물린다.

실무 성과 지표도 분명하다. 유로화 조달 금리와 만기 구조의 개선 정도(기준금리 대비), 현지 기업·기관 대상 신규 여신·보증 취급 실적, 국내 기업의 유럽 투자 프로젝트 동반금융 실적이 핵심이다. 프랑크푸르트—서울 간 심사·위험 기준의 표준화, 위험회피 비용 절감 효과가 분기 실적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도 관전 포인트다.

프랑크푸르트 진출은 ‘조달 다변화—산업금융 확대—유럽 네트워크 재정립’이라는 장기 프로젝트의 출발점에 가깝다. 1990년대 말 이후 닫혔던 독일 창구를 다시 연 만큼, 산은이 얼마나 빠르게 거래선과 잠재 사업목록을 쌓고, 위험과 수익의 균형을 잡느냐가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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