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한투·삼성, 우량 딜 중심 선별적 참여
KB·미래에셋, 불확실성 속 유동성·건전성 관리 강화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주요 증권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신용공여 잔액이 2025년 들어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메리츠·키움·한국투자·삼성증권 등은 우량 자산을 중심으로 확대에 나선 반면, KB·미래에셋증권 등은 유동성과 건전성 관리 기조 속에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감소 폭은 줄어든 상태다.
28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021년 말 22조원까지 늘었던 증권사 PF 신용공여 잔액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감독당국 압박 속에 감소세로 돌아서 2024년 말에는 17조6000억원까지 줄었다. 그러나 부실 우려가 일정 부분 완화되면서 2025년 들어 증가세로 반전, 8월 13일 기준 잔액은 19조2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1조6000억원 늘었다.
메리츠·키움·한투·삼성, 우량 자산 중심으로 신용공여 확대
메리츠증권은 2025년 들어 8월까지 약 1조600억원의 부동산PF 신용공여를 추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24년(약 8000억원)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로, 대형사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증가폭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부분적으로 회복되는 가운데 기존 강점이었던 부동산 금융을 유지하면서 규모가 확대됐다"며 "선순위 위주 투자라 충당금 부담은 크지 않고, 신규 수익이 더 커 실적엔 긍정적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도 우량 딜을 중심으로 PF 잔액을 2024년 5600억원, 올해 4600억원 가량 늘린 것으로 추산된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 위주 딜을 확보하고, 셀다운을 병행해 익스포저를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올해 들어 약 31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우량 매물 위주로 투자해왔기 때문에 시장 변동에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증권도 지난해 6500억원 줄였지만, 올해 들어서는 약 5000억원 늘린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PF 사업을 중단했다가 재개한 것은 아니며,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사업성이 있는 딜에는 참여한다는 구조"라며 "시장 회복에 따른 확대라기 보다는 개별 딜 성격에 따른 증감"이라고 말했다.
KB·미래에셋, 건전성 관리 기조...NH, 신규 딜 여건 따라 변동
반면 대형 증권사 중 미래에셋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은 부동산PF 신용공여 잔액에서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올해 감소폭은 전년 대비 크게 축소됐다. 사실상 증가한 것으로 풀이되는 부분이다.
KB증권은 자기자본 대비 PF 익스포저를 제한적으로 유지하며 보수적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2024년 약 2800억원, 올해 들어서는 약 1200억원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KB증권 관계자는 "부동산PF 시장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수도권 및 광역도시 중심의 우량사업장 및 HUG보증 ABS딜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도 상반기까지는 신중한 행보를 보였다. 2024년 약 5900억원 가량 감소했으나, 올해 들어서는 300억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PF 리스크 관리와 감독당국 정책 방향에 맞춰 신중했으나, 하반기에는 우량 사업장 중심으로 참여를 적극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NH투자증권 역시 잔액이 줄었지만, 전략적 축소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신용공여 잔액은 자산 상환·매각 시 줄고 신규 딜이 들어오면 늘어나는 구조"라며 "좋은 딜이 없어서 줄어든 것일 뿐 보수적으로 움츠린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프로젝트별 양극화가 여전하다”며 “NH는 올해 리파이낸싱 등 대형 딜을 다수 수행했다"고 강조했다. NH투자증권의 부동산PF 신용공여 잔액은 지난해 2500억원, 올해 들어서는 900억원 감소한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PF 시장이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지역별·프로젝트별 양극화가 뚜렷하고 건설사 자금 사정도 녹록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증권사별 잔액 증감은 각사 자본력, 사업 포지셔닝, 리스크 관리 철학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insigh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