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여윳돈 ‘사상 최대’…소득은 늘고, 지출은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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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여윳돈 ‘사상 최대’…소득은 늘고, 지출은 멈췄다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5.07.08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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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늘고 소비 위축…예금·투자에 몰린 가계 자금
6분기 연속 하락한 가계부채 비율…2분기 반등 가능성은?
[사진=한국은행]
[사진=한국은행]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2025년 1분기 가계가 굴린 여윳돈이 역대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연초 상여금 등으로 소득은 늘어난 반면, 소비와 부동산 지출이 위축되며 현금성 자금이 대거 금융시장에 머무른 결과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5년 1분기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순자금 운용액은 92조9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4분기(62조6000억원)보다 약 30조원 증가한 수치이자,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대 규모다.

순자금 운용액은 일정 기간 동안 해당 경제 주체가 실제 굴린 자금을 의미하는 지표로, 운용액에서 조달액을 뺀 순자산 흐름을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가계는 투자 주체로서의 성격이 강해 순운용 상태를 유지하며, 자금을 기업이나 정부로 공급하는 구조다.

한국은행은 이번 기록적인 순운용 증가가 ‘일시적 소득 증가와 지출 위축’의 조합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했다. 김용현 자금순환팀장은 “연초 기업 상여금 지급 등으로 가계 유입 자금이 많았던 반면, 주택 입주 수요 감소와 민간소비 둔화가 맞물리면서 여유 자금이 금융시장으로 흘러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가계의 전체 자금 운용 규모는 101조2000억원으로, 작년 말(71조2000억원)보다 42%가량 확대됐다. 특히 은행 등 금융기관 예치금이 49조7000억원 증가하며 안전자산 선호가 두드러졌고, 주식과 펀드 투자 역시 29조3000억원 가까이 늘어 투자 성향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반면 같은 기간 가계의 자금 조달은 오히려 위축됐다. 1분기 가계의 차입 등 자금 조달 규모는 8조2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소폭 감소했다. 이 중 증권사와 카드사 등 기타 금융기관을 통한 차입은 3조원 가까이 줄면서 전반적인 레버리지 활동이 주춤한 모습이다.

자금 흐름의 보수화는 가계부채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분기 말 89.4%로 나타나, 전분기 대비 0.2%포인트 하락했다. 이로써 해당 지표는 여섯 분기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다만 이는 가계부채가 줄었다기보다, GDP 증가 속도에 비해 부채 증가폭이 작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김 팀장은 “2분기 들어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부동산 거래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어 가계부채 증가 폭도 다소 커질 수 있다”며 “GDP 대비 부채 비율 역시 반등할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정부는 적극적 재정 집행에 나서며 일반정부의 순자금 조달도 크게 늘었다. 1분기 일반정부의 순조달액은 40조2000억원으로, 전분기(3조9000억원) 대비 10배 이상 급증했다. 이는 복지·SOC 예산 집행이 수입 증가를 크게 앞지른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자금순환 통계는 고금리·고물가 상황 속에서도 가계가 유동성을 예·적금과 투자로 분산하며 소비를 유보한 흐름을 보여준다. 다만 향후 부동산 시장 회복세와 물가 변동이 자산배분과 차입 전략에 변화를 줄 수 있어, 2분기 이후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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