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 1위 등극...삼성·키움 상승세 두드러져
하나·신한은 순위 하락...은행 연계 수요 위축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이 3년 만에 반등했다. 발행액이 전년 동기 대비 27% 이상 증가하며 시장 규모가 확대된 가운데, 주요 증권사들의 순위 변동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이 업계 1위에 올라섰고, 키움증권은 처음으로 상위권에 진입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반면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주춤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상반기 ELS 발행액 10조...3년 만에 반등
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ELS 누적 발행액은 10조1052억원으로 2024년 상반기(7조9029억원) 대비 27.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상반기 28조8543억원에서 시작된 감소세가 3년 반 만에 반전된 것이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2021년 이후 발행된 ELS가 조기상환 없이 장기간 묶이면서 신규 발행 여력이 줄어든 구조적인 요인이 컸다"며 "2024년에는 홍콩 H지수 기반 손실 사태로 불완전판매 논란까지 겹치면서 수요가 급감한 것이 시장 위축을 가속화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는 기저효과와 함께 일부 판매 제한이 완화되고, 쿠폰 상승과 구조 안정화가 맞물리며 반등세가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투·삼성·키움 약진…공격적 설계에 순위 변화
주요 증권사 중 한국투자증권이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 발행액은 1조4016억원으로, 전년 동기(7451억원) 대비 88.1% 증가하며 업계 1위에 올랐다. 공모 ELS만으로도 1조원을 넘겼다. 지난해 론칭한 온라인 전용 브랜드 ‘TURE ON(트루온) ELS’ 등으로 상품 접근성이 강화된 데다, 시장 수요 확대가 맞물리며 발행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시장 수요 확대와 투자자 니즈에 맞춘 구조 설계가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도 약진했다. 2024년 상반기 4169억원(10위)에 머물렀던 발행액이 올해는 1조원으로 늘며 4위로 올라섰다. 전년 동기 대비 140% 이상 급증한 수치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미국 주식 기반 기초자산 ELS가 주목받고 있으며, 다양한 상품 설계를 통해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의 TOP10 진입도 눈에 띈다. 지난해 상반기엔 10위권 밖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약 6500억원을 발행하며 8위에 안착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CEO의 전략적 판단 아래, S&T(세일즈앤트레이닝) 구조화 본부와 WM(자산관리) 부문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경쟁력 있는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며 "기초자산과 구조를 다양화해 리테일 공모 ELS, ELB를 합쳐 매주 25종목 내외로 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주식 등 변동성이 높은 기초자산 기반 ELS는 낙인배리어를 25~35% 수준으로 낮춰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나·신한, 상위권에서 밀려나…은행 채널 수요 위축
반면, 지난해 상반기 1위(1조648억원)였던 하나증권은 올해 3위(1조1422억원)로, 2위(1조324억원)였던 신한투자증권은 5위(9520억원)로 각각 밀려났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퇴직연금용 ELB 비중이 커지면서 ELS 발행 속도는 예년보다 완만한 흐름을 보였다”고 말했다.
특히 신한투자증권은 발행 종목 수는 전년 대비 늘었지만, 총 발행금액은 오히려 줄어드는 기현상을 보였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리테일 부문은 전년 대비 발행이 늘었지만, 법인·외부 수요는 업황 악화 속 경쟁 심화로 자연스럽게 줄어든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모두 홍콩 H지수 관련 손실 사태 이후 주요 판매처였던 은행 채널의 수요가 위축된 영향이 ELS 발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장 전체 발행 규모는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증권사별 전략과 수요 타깃, 상품 구조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낙인율 하향, 쿠폰 상향…구조 고도화 경쟁 본격화
ELS 시장 회복세와 함께 상품 설계 트렌드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낙인율이 50~60% 수준에 머물렀지만, 최근엔 낙인율 45% 이하의 저낙인 구조가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낙인 배리어는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기준점으로, 낙인배리어가 낮을수록 원금손실 가능성도 줄어든다. 통상 50% 이하일 때 저낙인 ELS라고 부른다.
쿠폰율 역시 고금리 기조와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연 7~8% 수준까지 상향 조정되며, 위험은 낮추고 수익은 높이는 구조 고도화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홍콩 H지수 ELS 사태 이후 원금 손실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면서 최근에는 대부분 낙인 수준이 25~30% 수준으로 낮아지고, 쿠폰도 최대 8%까지 제시되는 상품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은행 채널의 제약이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과거처럼 급격한 시장 확대는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insigh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