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신 모두 3년 반 만에 최저…NPL 매각·영업 축소로 '방어 모드' 전환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국내 저축은행권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연체율이 두 자릿수로 치솟고 있다. 일부 저축은행은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이 20%를 넘는 등 업권 전반에 건전성 위기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이 연내 연체율 목표치를 5~6% 수준으로 제시한 가운데, 저축은행들은 여·수신 영업을 줄이고 부실채권 정리에 집중하는 실정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상호저축은행의 여신 잔액은 4월 말 기준 95조8752억원으로, 1분기 말 96조5800억원보다 7000억원 넘게 줄었다. 여신 규모가 95조원대로 떨어진 것은 2021년 10월(95조5783억원) 이후 약 3년 6개월 만이다.
같은 기간 수신 잔액 역시 98조3941억원으로, 한 달 사이 1조2000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이 또한 2021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수신 감소세가 올해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이는 상호금융기관과의 흐름과 대조적이다. 같은 기간 새마을금고, 신협 등 상호금융의 여신과 수신은 각각 401조6626억원에서 403조5779억원으로, 515조9121억원에서 518조3881억원으로 증가했다.
저축은행의 부진은 무엇보다 부동산PF 부실화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수년간 부동산 중심의 고위험 대출에 집중했던 저축은행들이 잇따른 프로젝트 실패와 시공 중단, 미분양 사태로 연체율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1분기 말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평균 연체율은 9.00%로, 지난해 말(8.52%)보다 0.48%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5년 말(9.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13.65%로, 지난해 말(12.81%) 대비 0.84%포인트 뛰었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10.59%로 집계됐다.
자산 기준 상위 5개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웰컴저축은행 12.98%, OK저축은행 9.85%, 한국투자저축은행 9.97%, 애큐온저축은행 6.97%, SBI저축은행 6.30%로 나타났다.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NH저축은행은 12.61%, 하나저축은행 12.53%, KB저축은행 9.50%, 우리금융저축은행 8.95%, 신한저축은행 7.89% 등으로, 모(母)은행 평균 연체율(5월 말 기준 0.49%)과는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1분기 기준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15% 이상을 기록한 저축은행은 총 15곳에 달했다. 솔브레인(19.80%), 에스앤티(18.23%), 참(17.84%), 평택(17.80%), 국제(17.76%) 등이 상위권에 포진했고, 상상인(27.00%), 상상인플러스(24.74%), 라온(22.61%), 대아(20.73%) 등은 20%를 넘었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저축은행 업권에 연내 연체율을 5~6% 수준으로 낮출 것을 주문한 상태다. 이에 따라 각 저축은행은 신규 여신을 제한하고, 부실채권(NPL) 매각과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금리 인하 기조로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저축은행이 수신 경쟁에서도 밀리면서 구조적 수익성 압박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저축은행업계는 영업 확대보다 자산건전성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전망이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