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철, 이번 인수 통해 조강생산량 세계 3위까지 부상할 전망
포스코·현대제철, 미국 시장에서 일본제철과 경쟁 불가피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 최대 철강업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사실상 허용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로써 일본제철은 미국 내 핵심 철강 자산을 손에 넣으며 글로벌 영향력을 크게 확대하게 됐다. 미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철강사들은 이번 인수로 인한 시장 변화를 지켜보며 경쟁에 대비하려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을 조건부로 허용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하고, 일본제철과의 국가안보협약(NSA)을 공식 승인했다.
외신 보도 내용에 따르면, 이 협약은 미국 정부가 경영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황금주(Golden Share)’를 부여하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으며, 피츠버그 본사 유지와 미국 내 고용 보장, 110억달러(약 15조원) 규모의 설비 투자 등도 명시됐다. 아울러 US스틸 이사진의 과반 이상 미국인 선임, 미국 정부 동의 없는 철강 생산능력 감축 불가 등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금주’란 단 한 주만으로도 회사가 결정한 내용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특별주식이다.
일본제철이 미국 철강산업을 통제하지 못하도록 미 정부가 핵심 경영사항에 대해 사실상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장치로써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해 국가안보 우려로 인수를 막았던 것과 달리,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국 일본의 투자를 받아들이되 미국 정부의 통제를 명문화하는 방식으로 절충점을 찾은 셈이다.
이번 인수로 일본제철은 연간 조강생산량이 약 5782만톤으로 확대되며 세계 3위 철강사 자리까지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동북부·중서부의 고급 강재 생산거점을 확보한 일본제철은 자동차·조선·에너지 등 고부가가치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계는 이번 인수로 인한 시장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일본제철과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미국 수출과 현지 영업에서 가격·품질·납기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용 강판, 전기차용 무방향성강판 등 프리미엄 제품군에서의 직접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제철이 미국 시장에서 가격·물류·정책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만큼, 한국 철강사들도 현지화 전략과 미 정부와의 제도적 협력관계 구축이 동시에 추진돼야 생존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일본제철이 미국 정부와의 협약을 통해 규제 리스크를 줄이고 실질적 지배력을 확보함에 따라, 미국 내 철강 시장의 판도가 흔들릴 수 있다”며 “국내 철강사들도 현지 생산 확대나 미 정부와의 전략적 연계 방안을 고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