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이슈] AI가 비트코인 채굴 보다 전력 더 많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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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이슈] AI가 비트코인 채굴 보다 전력 더 많이 쓴다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5.06.03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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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덜란드 자유대학 연구 보고서 발표
- 내년 연말까지 AI 데이터 센터 전력 소모량 올해의 2배 ↑
사진: Andrey Metelev=unspalsh
사진: Andrey Metelev=unspalsh

[녹색경제신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글로벌 AI 산업이 전 세계 전력망과 기후 조약에서 합의된 탄소 배출 제한 목표 달성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연구 논문 결과가 네덜란드에서 나왔다. 

이 연구에 따르면, 인공지능(AI) 시스템을 가동하는데 필요한 전력 소모량이 올 연말인 2025년 연말이 되면 비트코인 암호화폐를 채굴의 전력 소모량을 추월할 것이라는 결과를 내놔 주목된다. 비트코인 암호화폐는 채굴에 막대한 전력이 필요로 하는 것으로 악명 높다.

최근 테크 업계에서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로 인해서 새 데이터 센터 건설과 관련 하드웨어 제조 산업이 덩달아 호황을 이루고 있다. 그와 함께 AI 애플리케이션 기술도 복잡화되고 다양한 업계에 속속 수용되면서 AI 기술을 실현하는 특수 기능 하드웨어— 가령, 엔비디아・AMD의 액셀러레이터, 제조용 로봇,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의 생산과 도입 속도도 전에 없이 빨라졌다.

암스테르담의 자유대학교(Vrije Universiteit Amsterdam) 환경연구소 소속 알렉스 드 브리스-가오(Alex de Vries-Gao)라는 박사 과정 연구원이 저명한 에너지 관련 과학 학술 저널인 ‚줄(Joule)‘지에서 최근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AI 산업을 둘러싼 관련 산업 부문의 급속한 확산은 급격한 전기 에너지 소모량 증가를 초래하는데, 특히 2026년이 되면 전 세계 데이터 센터에서 사용될 전력량의 절반가량이 AI 서비스에 사용될 것이라고 추측된다. 

이는 2025년 상반기 현재 글로벌 데이터 센터 전력 소비량 보다 20%가 증가한 수치로, 저자가 공식 디바이스 장비 사양, 애널리스트 발표 전망, 기업 발표 보고서 등에서 발표된 AI 장비 생산량과 전력 사용량 수치 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산출된 결과다.

주요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AI 시스템을 운영하는 데 소비되는 전력량을 공시하는 일은 드물기 때문에 저자는 이른바 삼각측량법(triangulation method)을 사용해 TSMC 같은 핵심 반도체 생산업체의 고도 첨단 칩 공급망과 제조역량을 검토해 수치를 도출했다.

그 결과, 미국의 칩 설계 기업인 엔비디아(Nvidia)의 최신 AI용 데이터 센터에서 ‚H100 AI‘ 엑셀러레이터로 복잡한 AI 모델을 가동할 경우 지속적으로 700 와트(watts)의 전력이 소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데이터 센터 안에 있는 수백수천 개의 칩 단위로 곱할 경우 총 전력 소모량은 어마어마하다.

가령, 2023~24년에 제조된 AI 하드웨어 데이터 센터는 5.3~9.4 기가와트를 소모하는데, 이는 아일랜드 국가 전체에서 소모되는 연간 전력량보다도 25%가 많고 스위스의 총 국가 전력 소모량에 육박하는 수치다. 참고로, 아일랜드는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서 전력 소비량이 적은 나라다.

유럽의 주요 국가별 총 전기 소비량과 AI 시스템의 전력 소비량을 비교한 그래프. 2023~2024년 기준. AI 엑셀러레이터가 소모하는 전력량은 아일랜드 총 전력 소비량보다 많다. 통합 AI 시스템 운영에 소모되는 전력량은 핀란드의 총 전력 소비량과 같고, 데이터 센터(암호화폐 채굴 제외) 전력 소모량은 프랑스의 총 전력 소비량과 같다.
유럽의 주요 국가별 총 전기 소비량과 AI 시스템의 전력 소비량을 비교한 그래프. 2023~2024년 기준. AI 엑셀러레이터가 소모하는 전력량은 아일랜드 총 전력 소비량보다 많다. 통합 AI 시스템 운영에 소모되는 전력량은 핀란드의 총 전력 소비량과 같고, 데이터 센터(암호화폐 채굴 제외) 전력 소모량은 프랑스의 총 전력 소비량과 같다.

문제는 또 있다. 반도체 제조업체가 칩 제조 및 패키징 공정에서도 막대한 양의 전력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세계 최대의 반도체 제조업체인 TSMC의 AI 시스템용 초강력 프로세서와 고속 메모리를 통합하는 첨단 CoWoS 칩 패키징 기술과 업계의 엔비디아와 AMD의 AI 칩 수요 증가로 지난 2023~24년 사이 생산 역량은 그 이전보다 2배로 늘었다. 

이 같은 추세는 올 2025년에도 더 가속화된 2024년 대비 2배로 늘어 올 연말이면 글로벌 AI 시스템이 필요로 하는 글로벌 총량은 23 기가와트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영국 전체가 한 해 동안 사용하는 총 전력량과 비슷한 양이다.

AI 운영에 필요로 하는 전력량은 에너지 소모량이 많기로 악명 높은 비트코인 또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 암호화폐 채굴에 드는 그것보다 더 많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보고서에서 AI 용 데이터 센터가 소비하는 전력 소모량은 오는 2년 내로 현재의 2배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AI를 제공하는 테크 기업들은 에너지 효율 기술과 신재생 에너지 활용 등도 고려하고 있지만 우수한 성능 확보를 위해서는 ‚클수록 좋다’는 테크 업계 신조에 따라 지난 한두 해 사이 가속화된 대규모 하드웨어 시설과 데이터 센터 건설 및 가동을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여 당분간 전력 소모 급증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이 연구는 추측한다.

전 세계는 현재 사실상 인공지능 기술을 둘러싼 반도체 칩 전쟁(AI chips arms race)에 접어들었다. 

새 첨단 AI 칩이 새로 개발될 때마다 더 복잡다단하고 세련된 패키징 기술이 필요하고 그에 따라서 칩 제조 공정과 하드웨어(데이터 센터) 가동 운영에 더 많은 전력이 소모된다. TSMC가 생산하는 최신 CoWoS-L 기술 기반 차세대 프로세서는 패키징 공정이 너무 복잡해서 늦은 생산 속도와 낮은 생산량으로 고전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AI 시스템을 전 세계 사용자들에게 제공해야 하는 구글을 비롯한 빅 테크 기업들은 더 빨리 더 많은 데이터 센터를 건설해야 한다는 압력과 전력 공급량 부족이라는 이중 난제에 처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이 AI  업무 전용 전력 공급을 위해 최근 직접 발 벗고 나서서 원자력 발전 기술 투자는 물론 가동 중단된 화석연료 발전소 인프라를 재활용하는 이유도 그래서다.

빅 테크 업계 주도의 글로벌 AI 붐은 패러다임 전환적 디지털 테크를 선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 뒤안길에는 막대한 전력 소모와 기후변화 조약 목표 달성과 지속가능성을 위협 — 화석 연료 기반 에너지 발전 인프라의 회귀, 지구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 신재생에너지 기술 저해 등 —하는 주원인이라 지적돼 정책입안자, 테크 전문가, 대중 사용자들의 인식이 요구된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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