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0억, 무엇을 위한 사업인가...저궤도 위성통신의 A to 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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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0억, 무엇을 위한 사업인가...저궤도 위성통신의 A to Z
  • 우연주 기자
  • 승인 2025.05.14 2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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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기술 개발해 규모의 경제 이루는 목표
전 지구 도는 저궤도 위성, 글로벌 진출 가능?
이미 우리나라에 통신 음영지역 없다시피
재난 상황·해안·산악 지역 등 수요 제한적
그럼에도 관계자들 입 모아 "해야 하는 연구"
6G 표준, 공유·해외 진출 불가능하지 않아
통신 주권 문제이기도...미래 변화 대비해야
기사와 상관 없는 사진. [사진=Unsplash]
기사와 상관 없는 사진. [사진=Unsplash]

[녹색경제신문 = 우연주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가 저궤도 위성통신 개발에 3200억 원을 투자한다. 양산 기술을 마련해 위성 발사 비용을 낮추고 기술 주권을 갖겠다는 취지라고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재난 대비·해상 인프라 구축의 의의는 크지만 통신사 수익성이나 일반 사용자에게는 당분간 파급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저궤도 위성통신이 뭔가요

저궤도 위성통신은 기존 땅에 설치하던 기지국을 위성에 심는 것이 골자다.

빠른 통신 속도를 위해 지상에서 아주 멀지 않은 높이로 위성을 띄우기 때문에 '저궤도' 위성통신이라고 불린다.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가 이 분야에서 압도적 선두에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지상 기지국이 파괴됐음에도 스타링크 덕에 우크라이나는 통신 체계를 유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저궤도 위성통신의 최대 장점은 지상 기지국을 대신할 수 있다는 것이지만, 전문가들은 저궤도 위성통신이 지상 기지국을 100%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 저궤도 위성통신, 건물 안에선 통신 불가...한계

통신업계에 정통한 A씨는 "저궤도 위성통신이 현실적으로 의의를 가지는 영역은 한정적이다. 산악 지역, 바다, 하늘에 떠다니는 비행기 등에서만 유의미하다"고 말했다.

이미 우리나라에는 통신망이 촘촘히 깔려 있어 음영지역이 거의 없는데다 저궤도 위성통신은 비용 대비 수익성은 차치하고 속도도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A씨는 "상식적으로 위성으로만 통화한다고 하면 통화료가 저렴하겠나. 완전히 저궤도 위성만을 사용한 통신은 현재로서는 무리"라고 말했다.

20년 이상 통신업계에 몸 담은 B씨도 "저궤도 위성으로만 통신한다고 치면 당장 유튜브도 볼 수 없을 것"이라며 "지금 우리가 쓰는 것처럼 몇천 명이 동시에 접속한다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느려질 거다. 출력을 엄청 세게 쏴야 지상에서 수신기로 받든 스마트폰으로 받든 할텐데, 위성통신은 느리다"고 말했다.

건물 내에서는 저궤도 위성을 활용하기 어렵다는 점도 '100% 대치'가 안 되는 주요 이유로 꼽힌다. 

위성과 위성 사이 '이동'이 있을 때 연결이 끊어지는 기술적 한계도 있다.

위성 통신에 박학한 C씨는 "기술적인 차원에서 봤을 때, 저궤도 위성통신의 경우 여러 개의 위성이 필요하다. 저궤도 위성은 계속 자리를 이동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위성이 다른 위성에게 통신 데이터를 넘겨줘야 하는 순간이 오는데, 이 이동에서 끊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한편, 일각에서는 저궤도 위성통신이 오히려 저렴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규모의 경제를 노리면 된다는 것이다.


■ 기술 개발해 양산하면 비용 낮아질 것...6G 표준 주권도 

20년 넘게 통신 기술을 연구한 D씨는 "지금 과기부의 3200억원 과제는 발사체를 포함한 R&D 비용이다. 이 자체는 사실 큰 비용이 아니다"며 "핵심은 양산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들겠다는 거다. 많은 곳에서 위성을 개발하고, 양산 기술이 확보되면 규모의 경제가 이뤄져 단가가 낮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위성 하나 쏘아올리는 데 수백 억 하던 것이 수십 억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상 또는 바다 밑에 망을 깔 때 쓰는 광케이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양산 기술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통신사도 이득을 볼 여지가 있다고 말한다.

통신 기술에 정통한 E씨는 "통신사가 저궤도 위성을 보유한 상황이라고 치면, 이 저궤도 위성은 우리나라 위에만 있는 게 아니라 전 지구를 돌기 때문에 글로벌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모든 나라에서 2% 정도의 점유율만 가진다 해도 전 세계를 합쳐 보면 결코 적지 않은 점유율이 된다. 이를 위해 위성 만 개를 띄운다면 그걸 큰 비용이라고 볼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은 '표준화'다.

D씨는 "6G 표준이 올해 중반부터 시작되는데, 표준을 기반으로 해서 위성을 만드는 것은 최초 시도다. 우리가 이런 기술을 개발해 놓으면 전 세계에서 이러한 표준을 기반한 사업이 많아질텐데, 우리 기업들이 정부 과제로 개발한 기술력을 갖고 해외로 진출할 가능성이 상당히 많아진다"고 말했다.

여러 통신사가 서로 수백 개의 위성을 공유하는 것도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다.

우리나라 전 지역을 커버하려면 한 통신사가 200개의 위성을 띄워야 한다는 것이 중론인데, 모두 표준 기반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공유가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 당장 저궤도 위성통신으로 100% 선회는 No...스타링크의 '선빵'도

하지만 일선 관계자들은 이러한 기술이 개발된다고 해도 당장 우리 통신사들이 저궤도 위성통신으로 선회하거나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C씨는 "스타링크처럼 거대 자본을 갖고 있는 회사가 아닌 이상 경제성이 나오지 않는다"고 딱잘라 말했다.

그는 "경제성을 따지면 스타링크 같은 빅테크와 함께하는 게 훨씬 저렴하다. 이미 그들은 기술력도 확보했고, 위성도 다 쏘아올렸다. 서비스도 이미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스타링크는 각 국가마다 일종의 총판을 모집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통신사가 허가만 완료되면 서비스할 수 있을 정도로 스타링크와 상당히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로 범위를 한정해도 저궤도 위성통신의 상업적 메리트는 떨어진다. 

이미 통신 음영지역이 거의 없다시피 해 수요나 활용처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A씨는 "현재 국내 통신사들은 저궤도 위성통신을 주(主)통신 수단이 아닌 '보완적' 성격으로 보고 있다. 이미 통신이 안 터지는 데가 없지 않나. 다만 해안·산악지역의 약간의 공백을 메꾸는 데에는 요긴할 것으로 본다. 이러한 부가서비스가 있고, 없고가 중요한 소비자가 일부 있다"고 말했다.

일부 통신사에서는 이미 선박 위주 서비스를 준비해 실행 단계에 근접했다.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우리만의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을 연구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당장의 경제성이나 필요와 별개라는 것이다.


■ 그래도 해야 하는 연구개발..."언제 대세가 바뀔지 몰라"

러-우 전쟁에서 알 수 있듯이 전쟁·재난·안보의 이유가 있다. 

B씨는 "통신 주권의 문제라고 봐도 된다. 군사·안보적 이유 때문에라도 우리만의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을 개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래 기술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른 만큼, 무엇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는 것이다.

A씨는 "미래 기술 확보 차원에서 준비해야 한다고 본다. 당장 내일모레 저궤도 위성통신으로 100% 전환되진 않겠지만, 미래에 대세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까 계속 연구해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비용적 측면에서도 우리 기술을 확보하면 유리하다.

C씨는 "우리나라에 정지궤도 위성을 온전히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가진 회사가 없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해외 기업의 것을 가져와서 쏘아 올리고 있는데, 운반비 등 고려하면 기술력 갖춘 국내 기업과 함께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다"고 말했다.

스타링크는 이미 7000대 이상의 저궤도 위성을 쏘아올렸다. 우리나라도, 다른 나라도 모두 위성을 몇백 대, 몇천 대 쏘아올릴 자리가 우주에 있을까?

C씨는 "이미 위성이 지구 궤도에 촘촘히 자리해있긴 하다. 저궤도 관련 우려사항 중 하나다"고 말하면서도 "부딪히지 않게 각도를 조금씩 다르게 하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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