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 주주가치 제고보단 중장기적 성장 목표
자사주 소각 시 자본금 감소…매각 시 자기자본 증가
[인사이트녹경=박준형 기자] 현재 대신증권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전략의 핵심은 자본 확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신증권의 자사주 비중은 25.17%로 증권업계에서도 다소 높은 편이지만, 소각은 시기상조란 설명이다. 회사 측은 초대형 투자은행(IB) 도약과 이익 확대를 위한 기초체력 강화를 위해 자사주 소각 보다는 자기자본 확충에 방점을 찍고 '대신증권표 밸류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지난 11일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내고 오는 2030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10% △별도 기준 배당성향 30~40% △자기자본 4조4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밸류업 공시에서 자사주 소각 계획은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증권은 2002년부터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해 왔다. 매입 목적은 주가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다. 대신증권은 지난 2020년과 2022년에도 각각 270억원, 398억원을 들여 자사주 450만주를 매입했다. 지난해 발 기준 대신증권의 자사주보유 비중은 25.17%(보통주 기준)다. 지난 2022년 4월에는 자사주가 발행주식총수의 30%를 넘어서기도 했다.
통상 자사주 매입은 주가가 저평가된 상황에서 이뤄진다. 다만 실질적인 주주환원 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매입 후 소각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자사주를 소각하게 되면 주당순이익(EPS)이 늘어나 주식 가치가 오르고 주당배당금도 증가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 NH투자증권 등 상장 증권사들도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대신증권은 증권업권의 특성상 단기적인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사주 소각보다는 자기자본 확충을 위한 중장기적인 이익 성장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증권업은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이익이 좌우되는 자기자본 비즈니스의 형태로 나아가고 있다"며 "자사주 소각은 자본 활용의 가능성을 없애는 것으로 현재의 증권업 성장 방향과는 거리가 있고 대신증권은 현재 자기자본 축적을 통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자사주의 매입과 소각은 자본금이나 잉여금의 감소로 이어진다. 자사주 매입의 경우 향후 소각이나 재매각이 결정되지 않아 ‘자본조정’(마이너스 자본) 항목으로 회계처리를 한다.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유상감자와 동일한 효과를 보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이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자사주 매입에 사용한 비용은 약 1183억원(우선주 포함)이다. 지난해말 기준 대신증권의 자본조정금액은 2247억원에 달한다. 대신증권이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매각할 경우 2247억원의 자기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 셈이다. 반대로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줄어든 주식 수 만큼 자본금이 감소한다.
자기자본 플레이를 기본으로 하는 증권사 특성상 무작정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은 부담이 크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말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요건인 자기자본 3조원을 충족하고 10번째 종투사로 선정됐다.
증권업의 특성상 빠른 자본확충이 곧 빠른 성장으로 이어진다. 자본규모가 커질수록 단계적으로 더 다양한 사업을 영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종투사로 지정되면 활용가능한 신용공여한도가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늘어나고 기업 신용공여 업무가 가능해진다.
대신증권은 올해부터 2028년까지를 자본확대 기간으로 잡고 있다. 2028년까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IB로 도약해 이익 확대를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종투사 중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을 보유한 대형 증권사는 초대형 IB로 인가 신청을 할 수 있다. 종투사의 업무에 더해 발행어음을 통한 자금조달이 가능하다. 현재 국내에서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 중인 증권사는 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KB증권 등 4곳뿐이다.
결국 대신증권이 자사주를 외부에 매각하지 않고 직원들에게 상여 등으로 제공하는 것은 자기자본 확충이라는 목표 달성과 함께 책임 경영 강화 일환으로도 볼 수 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법령에 따라 대신증권은 지난 2012년부터 임직원 성과급으로 자사주를 이연 지급하고 있고 단기적인 이익 추구로 인한 리스크를 줄여 장기적 성과를 유도하고 있다"며 "책임 경영의 원칙을 강화하고 회사의 장기적 성공을 위한 전략적 조치다"고 밝혔다.
이어 "대신증권은 2030년까지 자본확대기간과 이익확대기간을 통해 주주환원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자본 확대 기간 자본 증대를 통한 성장동력 확보를 추구하면서 최소 주당배당금 배당을 목표로 주주들에게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주주환원 정책에선 대신증권이 도입을 결정한 ‘감액배당’ 제도에 관심이 모인다. 감액배당은 자본준비금(주식발행초과금)을 감액하고 이익잉여금으로 돌려 이를 재원으로하는 배당이다. 배당금의 경우 15.4%의 배당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만, 감액배당은 소득세가 없다. 주주들의 출자금을 반환하는 행위로 보기 때문에 비과세 대상이다.
주주들은 감액배당을 통해 배당수입을 추가로 확보하는 효과를 보게된다. 예컨데 100만원의 배당금을 받는 주주의 경우 소득세를 제외하고 약 84만원의 배당을 받게되지만 감액배당에선 100만원을 고스란히 받는다.
박준형 인사이트녹경 기자 insigh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