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이하여신 1조 넘어...증권사 중 유일
충당금 적립 부담 지속...실적 개선 발목
한신평, "높은 사업성 PF 비중에 건전성 악화"
글로벌 대체투자 만기 도래도 충당금 부담으로 작용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지난해 주요 증권사들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부실 사업장 재구조화를 통해 충당금 적립 부담을 줄이고 있다. 일부 증권사은 충당금 부담을 대폭 덜어내며 실적 회복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면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한해 동안 2000억원 이상의 충당금을 추가 적립하며 작년 충당금만 7200억원을 돌파했다. 전체 증권사 중 최대 규모다. 여전히 충당금 적립 압박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을 보이면서 실적 개선 탄력이 둔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충당금 7000억원 돌파...5년새 4배 증가
18일 한국신용평가(KIS)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의 충당금 규모는 2020년 1877억원, 2021년 2772억원, 2022년 3699억원, 2023년 5107억원, 2024년 7252억원으로 5년 새 4배 증가했다. 매년 1000억원 안밖의 충당금을 적립해왔고, 특히 지난해에는 한해 동안 2000억원 넘게 적립하며 업계 1위를 기록했다.
아울러 신한투자증권은 한국신용평가에 조사한 24개 증권사 중 유일하게 고정이하여신이 1조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투자증권의 고정이하여신은 ▲2020년 3000억원 ▲2021년 3626억원 ▲2022년 5924억원 ▲2023년 7967억원 ▲2024년 1조190억원으로 집계된다. 고정이하여신 증가는 잠재 손실 가능성이 큰 자산이 늘어났다는 뜻으로, 이에 따라 손실에 대비한 충당금 적립 부담 또한 불가피하게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적 개선 발목 잡는 충당금 적립 부담
충당금 적립 부담이 지속되면서 신한투자증권은 실적 개선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부동산 PF 리스크 외에도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 관련 운용 손실(1300억원)까지 겹치면서 신한투자증권의 2024년 당기순이익은 2458억원에 그쳤다. 부동산 관련 충당금 기저 효과로 전년(1008억원) 대비 143.6% 증가를 기록했지만, 과거 2021년(3207억원), 2022년(4123억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2021년 5856억원 ▲2022년 1220억원 ▲2023년 2531억원 ▲2024년 3725억원을 기록했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충당금 적립 확대와 관련해 "사업장 평가를 보수적으로 진행했고, 회계 감사 등의 외부 요인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한신평, "높은 사업성 PF와 글로벌 투자 만기로 충당금 부담 증가"
한국신용평가는 신한투자증권의 충당금 압박 배경으로 높은 사업성 프로젝트파이낸싱(PF) 비중과 글로벌 대체투자 만기 도래에 따른 손실 발생을 지목했다.
윤소정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신한투자증권은 대형 증권사 중에서도 국내 부동산 금융의 전체 규모는 크지 않지만, 부동산 PF 포트폴리오 내에서 사업성 중심의 프로젝트 비중이 높아 건전성 평가에 불리하게 작용했다”며 “사업장 재평가가 진행되면서 부실 가능성이 반영돼 충당금 규모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대체투자 부문에서도 인수금융 관련 자산 중 일부가 코로나 이후 만기 도래와 함께 차입 기업들의 실적 악화로 손실 가능성이 커졌고, 이로 인해 100% 충당금을 적립해야 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며 “건당 규모는 크지 않지만 500억 원 이상 손실 처리 건이 여러 건 겹치면서 지난해 충당금 부담이 크게 늘어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신용평가가 조사한 24개 증권사의 충당금 규모는 4조8446억원으로 2023년 말 보다 18%(7399억원) 증가했다. 2023년 한 해 동안 2조원 이상을 추가 적립했던 것과 비교하면, 연간 충당금 증가 폭은 크게 줄어든 셈이다.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insigh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