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권 실시해서 대출금 회수하나? 메리츠 "MBK 자구안 보고 판단"
내일 자구안 나오는데... 법조인 "메리츠의 담보권은 빠르게 행사할수록 유리"
[녹색경제신문 = 유자인 기자] 홈플러스에 1조2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내준 메리츠금융그룹이 일부 점포 매각에 성공해 약 1000억원의 대출금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메리츠금융이 남은 점포에 담보권을 행사할지가 관심을 끌고 있다. 메리츠금융 측에서는 내일 발표되는 MBK파트너스의 자구안을 보고 판단한다는 입장이지만, 금융권·법조인 등은 빠른 담보권 행사가 유리하다는 의견이다.
메리츠금융, 홈플러스에 금융회사중 최대 규모 대출해줘...일부 점포 매각 성공
9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메리츠금융은 홈플러스 일부 점포의 매각 성사에 성공했다.
해당 점포는 지난달 4일 홈플러스가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하기 전 이미 매각을 추진했던 점포로 알려졌다. 당시 홈플러스는 2곳의 점포 매각을 진행 중이었다.
메리츠금융은 지난해 5월 홈플러스의 대출금 재융자(리파이낸싱)에 참여했다. 당시 리파이낸싱의 만기일은 2027년 5월까지로 홈플러스 합정점을 포함해 62개 점포를 부동산담보신탁한 후, 메리츠금융을 해당 신탁의 1순위 우선 수익권자로 설정했다. 이를 담보로 메리츠금융은 1조3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내줬는데 이는 홈플러스에 대출을 내준 금융회사 가운데 최대 규모다.
기업회생 신청 직전 대출잔액은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번 점포 매각에 성공해 메리츠금융이 1000억원을 회수한다면 홈플러스가 메리츠에 갚아야 하는 대출금은 1조1000억원으로 줄어들지만, 자금 회수를 최종 확정하려면 매수자의 동의와 법원의 판단이 필요하다.
MBK 내일 자구안 발표하는데... 법조인 “메리츠, 빠른 담보권 행사가 유리”
이에 메리츠금융이 담보권을 행사할지가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메리츠금융 채권은 분류상으론 일반 회생채권이지만 신탁에 대한 1순위 수익권을 갖고 있고 신탁 담보권이므로 기업회생과 무관하게 이자에 대한 연체가 발생하면 언제든지 담보로 잡은 부동산에 대해 독립적으로 부동산을 처분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실제로 지난달 초 메리츠금융 측은 "수익권 행사는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와 무관하며 기한이익상실 발생 즉시 담보처분권이 생긴다"고 밝혀 이 점을 명확히 했다.
다만 담보로 잡은 부동산이 할인마트에 특화된 형태이 상업 부동산이어서 용도 전환이 어려운 점,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침체 중이라는 점 등으로 채권 회수에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김종민 메리츠증권 대표는 지난 26일 오전 홈플러스 채권 담보권 실행 계획에 대한 질문에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의 자구안이 나온 이후 결정할 것"이라고 답한 적 있다.
이달 초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홈플러스 사태 책임 정점에는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이 있다"며 "실질적 대주주로서 김병주 회장은 책임 있는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10일까지 사재출연 계획을 포함한 구체적인 재원마련 방안을 요구했다.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도 "10일까지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 홈플러스가 사태해결에 성의 있는 대책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으면 피해자 모두 함께 고소고발장을 11일 서울 중앙지검에 제출해 사법부의 엄중한 처벌을 구할 것"이라고 밝힌 적 있다.
내일 발표될 자구안의 내용에 따라 메리츠증권이 오는 6월 3일까지 홈플러스가 법원에 제출할 기업회생계획 발표 전 담보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한 법조인은 “시간을 끌수록 담보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담보권을 신속하게 행사할지 결정해야 한다”며 “특히 해당 부동산이 용도 변경이 어렵고 거래량 자체도 줄고 있어 메리츠금융 측에서는 빠른 결정이 유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메리츠금융이 빠르게 담보권을 행사하려 해도 홈플러스의 협력사와 직원 등에 미칠 영향이 커서 섣부르게 발표할 수 없었을 것이다”라며 “이런 점 등을 고려해서 MBK파트너스의 자구안을 보고 판단한다고 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자인 기자 po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