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맥세이프, WPC 국제표준 되자 낙동강 오리알 된 스마트폰 제조사들...WPC 멤버가 말하는 갤럭시 'Qi2 레디' 전말
상태바
애플 맥세이프, WPC 국제표준 되자 낙동강 오리알 된 스마트폰 제조사들...WPC 멤버가 말하는 갤럭시 'Qi2 레디' 전말
  • 우연주 기자
  • 승인 2025.04.04 17:45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애플, 자석 쓴 맥세이프 2006년 최초 공개...자석 내장 전제로 오랜 시간 연구개발
애플 외 제조사들, 기능 충돌 때문에 자석 내장 어려워...갤럭시도 삼성페이·S펜 오류
Qi때만 해도 WPC, "자석 절대 안 된다" 입장...17년 애플 가입 이후 방향 변해
WPC 멤버 67.8%인 충전기 관련 기업 주목해야..."애플의 큰 시장, 무시할 수 없어"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녹색경제신문 = 우연주 기자] 애플이 수 년간 개발한 '맥세이프' 기술이 'Qi2(치투)'라는 이름으로 국제표준이 되면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난감해졌다. Qi2 기술의 핵심인 자석때문이다. 

자석이 전자기기와 상성이 좋지 않다는 것은 상식이다. 과거에는 자석을 활용한 데이터 저장방식을 썼기 때문에 더욱 자석을 주의해야 했다.

오늘날 전자기기는 어린이 장난감용 자석이 근처에 있다고 해서 크게 문제가 되진 않지만 영향이 아예 없다고 할 순 없다.

애플도 맥세이프 액세서리의 자기장이 렌즈 위치 센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알리는가 하면, 삼성전자도 일부 액세서리 사용 시 지자기 센서를 사용하는 나침반 및 지도 앱에서 잘못된 방향이 표시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어쩌다 전자기기와 상극이라는 자석이 스마트폰 안에 들어가고, 국제표준까지 된 걸까? 갤럭시 S25 시리즈는 Qi2 기기라고 불러도 되는 걸까? 먼저 갤럭시 S25 시리즈는 Qi2 인증 기기가 아니다. 'Qi2 레디' 기기라고 불러야 한다.

애플의 기술이던 맥세이프가 Qi2라는 이름으로 국제표준이 되어버린 배경은 2000년대 애플이 출시한 '자석 충전단자'로 거슬러 올라간다.

 

맥북 충전용 맥세이프 단자. [사진=애플 홈페이지]
맥북 충전용 맥세이프 3 케이블. 자석을 사용해 탈부착이 쉽다. [사진=애플 홈페이지]

■ 맥세이프의 시작

맥세이프의 '맥'은 '자석(magnet)'을 뜻한다.

애플은 2006년 맥세이프 기술을 소비자에게 최초로 선보였다. 맥북 프로 신제품의 충전단자에 자석을 심은 것이다.

원래 충전단자는 기기와 충전기가 단단히 결합되는 방식이었다. 지나가던 누군가 줄에 걸리기라도 하면 노트북 전체가 따라 바닥으로 떨어지는 일이 잦았다. 당시 노트북 배터리는 지속시간이 길지 않아 항상 충전기를 꽂아놔야 했다.

이에 애플은 노트북 충전단자의 결합방식을 자석으로 바꿨다. 이제 누군가 바닥의 줄을 밟거나 당겨도 충전기 줄만 '톡' 떨어져서 노트북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었다.

2020년, 애플은 이러한 자석 기술을 스마트폰에 적용했다.

스마트폰 내부에 자석을 심고, 이를 활용해 액세서리를 스마트폰 후면에 부착할 수 있게한 것이다.

부착 가능한 액세서리 중에는 충전기도 있었다. 

무선충전은 스마트폰의 전력 수신 부위와 충전기의 송출 부위가 잘 맞아떨어지는 것이 중요한데, 자석을 사용해 이 정렬을 맞추게 했다.

정렬이 안 맞으면 충전 속도가 느려지는 것은 물론 발열 문제도 있기 때문에 자석을 사용한 맥세이프 충전 방식은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2023년, WPC(Wireless Power Consortium)는 이러한 자석을 활용한 무선충전 기술을 '표준'으로 명명했다. 

원래 애플이 개발한 자석 기술인데, 애플이 기술 내용 전반을 WPC에 제공하고 이를 WPC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무선충전 국제 표준이 됐다.

애플은 이 기술을 맥세이프라고 부르고, WPC는 이를 MPP(Magnetic Power Profile)라고 부른다. WPC가 운영하는 MPP 인증 프로그램을 통과하면 받을 수 있는 인증이 Qi2 인증이다.

WPC가 민간협회인 만큼 모든 제조사가 반드시 Qi2 표준을 따라야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다수의 스마트폰·충전기 제조사가 WPC에 속해 있고, 표준에 맞춘 제품을 만드는 것이 시장 장악력 측면에서도 옳다.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는 Qi2지만 문제가 있었다. '애플만 준비됐다'는 점이다.

 

갤럭시 S25 클리어 마그넷 케이스.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갤럭시 S25 클리어 마그넷 케이스.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 애플 혼자 오래 연구한 자석 충전 기술...갤럭시 S25는 Qi2? Qi2 레디? Qi2.1?

애플은 오랫동안 자석을 사용한 액세서리 활용법을 연구해왔다. 대중에게 맥세이프를 선보인 것만 해도 약 20년 전인 2006년이다.

관련 이슈에 정통한 A씨는 "애플은 자석을 기기 안에 넣음으로써 생기는 영향을 애초에 엄청나게 검토해서 설계했을 거다. 아주 긴 준비기간 동안 자석이 들어가는 것을 전제로 제품을 연구개발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타 제조사 입장에서는 '자석을 넣는다'는 의미가 애플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만해도 그렇다.

삼성전자는 예전부터 삼성페이와 S펜을 자기장 방식으로 만들어 오고 있다. 

삼성페이는 신용카드 뒷면의 마그네틱 정보를 암호화된 토큰으로 바꾸는 방식을 쓴다. S펜은 자기장을 인식해 무선주파수를 보내는 식으로 작동한다.

이미 자기장을 이용한 기술들이 스마트폰에 결합돼 있는데, 여기에 무선충전을 위해 7cm 지름의 자석을 추가한다면 부품끼리의 관계가 복잡해진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맥세이프 케이스를 끼웠더니 삼성페이 작동 시 이상한 소리가 난다", "아무 맥세이프 케이스나 썼더니 S펜이 제대로 안 먹힌다" 등 맥세이프와 갤럭시 기기 사이 조합이 문제를 일으킨다고 말한다.

결국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한 갤럭시 S25 시리즈에 Qi2 인증을 받지 않았다.

기기 안에 자석을 내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대신 삼성전자는 국제표준이 된 Qi2 방식 충전이 가능하도록 다른 방식을 고안했다.

기기 안에는 무선충전을 위한 부품을 정렬시키고, 자석은 케이스에 심었다.

이렇게 기기 안에 자석이 있는 것이 아니라 액세서리에 자석이 있는 경우, 즉 '자석이 포함된 액세서리만 있다면 Qi2처럼 쓸 수 있는 기기'를 'Qi2 레디' 기기라고 부른다. 

엄밀히 말해 S25 시리즈는 Qi2 인증 기기가 아니다. 갤럭시 S25시리즈는 Qi2 레디 기기라고 부르는 것이 맞다. 

그렇다면 Qi2.1은 뭘까? WPC에 따르면 Qi2.1 표준은 Qi2에 비해 정렬방식을 개선한 것도 있지만 가장 눈에 띄는 차이점은 '액세서리'가 포함됐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전자기기를 대상으로 Qi 인증이 발급됐다면, 이제 폰케이스같은 액세서리도 Qi 인증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모든 스마트폰 제조사가 애플처럼 기기 안에 바로 자석 링을 넣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만큼 액세서리에도 Qi 인증을 주는 것은 합당한 수순으로 보인다. 

한편, 애플 외에 Qi2 인증을 받은, 즉 기기 안에 마그네틱 링을 내장한 스마트폰은 전 세계에 HMD사(구 노키아)의 '스카이라인' 하나 뿐이다. 

 

■ WPC, Qi때만 해도 절대 자석 안된댔는데...갑자기 노선이 바뀐 이유, WPC 멤버 리스트 주목해야

전 세계에서 사실상 애플만이 Qi2 기기를 맘편히 만들 수 있는데 이것이 국제표준이 돼 버린 배경을 이해하려면 WPC의 '충전기 솔루션' 기업들을 주목해야 한다. 충전기 업체 입장에서는 애플이 가져오는 거대한 시장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관계자는 말한다.

WPC 멤버사에 속해 있는 B씨는 "스마트폰 제조사라고 해봤자 얼마나 있겠나. 애플, 삼성, 샤오미 등 손에 꼽는다. 반면 WPC에 가입된 충전기 업체는 훨씬 많다. 충전기 하드웨어를 만드는 공장뿐만 아니라 충전기 솔루션 만드는 기업들이 WPC에 많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시장 규모도 충전기 쪽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WPC의 304개 회원사 중 어댑터를 전문으로 한다고 밝힌 곳은 206개 사다. 멤버의 67.8%가 충전기 업체인 것이다.

충전기 업체 입장에서 애플은 '대어'다.

B씨는 "충전기 자체 또는 충전기 솔루션을 만드는 업체가 봤을 때 시장의 크기는 아이폰이 크다. 애플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다. WPC도 시장확장성을 따졌을 때 애플이 원하는 쪽으로 가는 것이 자신의 브랜드 밸류에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충전기 업체들의 목소리가 더 많이 반영된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딱 잘라서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는 증거는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Qi2 표준이 채택된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정황은 많다.

B씨는 "이사진이 투표해서 특정 규격을 표준으로 정하기 전에 스펙리뷰팀이 의견을 주고받는 절차가 있다. 당시 논란(argue)이 많았다"고 전했다.

WPC 멤버들도 자석이 전자기기에 주는 영향에 대해 신중했기 때문이다. 

WPC도 애플이 가입하기 전에는 '자석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Qi2 표준 채택은 더욱 의아하게 다가온다.

B씨는 "최초의 Qi 인증은 지름 7cm 원의 코일 근처에 자석이 있으면 인증을 아예 안 줬다. 자석의 자기장이 전자기기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차량에서 사용할 때는 자석이 있으면 고정이 잘 되니 좋지 않나. 하지만 자기장 영향을 받으면서 충전효율이 떨어지는 것을 발견하고 자석을 빼는 것을 기본 방침으로 했다"고 회고했다.

사실상 애플이 Qi2 기기 제조를 독점한 만큼 삼성전자처럼 정식 Qi2가 아닌 Qi2 레디 인증을 받은 기기는 더 늘어날 수 있다. 그만큼 Qi2 레디 기기를 위한 인증 액세서리도 늘어나면 좋겠지만, 쉽지만은 않다.

WPC는 최신 기술 규격은 멤버사에게만 공개하는 데다 멤버만이 인증 시험에 응시할 자격이 있기 때문이다.

WPC 멤버십 가격은 종류에 따라 1만 5000달러(약 2164만원)와 3만 달러(4328만원)짜리가 있다.

소규모 액세서리 제조사로서는 쉽사리 도전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ㅇㅇ 2025-04-05 18:46:24
앱등이극혐

ㅎㅎ 2025-04-06 17:57:15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