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자・음성 암호화 기술 텔레그램 보다 우수해
[녹색경제신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기밀 정보와 민감한 사견을 교환하는 세계 각국 정부 주요 인사들과 언론 기자 등 사이에서 애용되는 메신저 앱인 ‚시그널(Signal)‘이 화재로 떠오르고 있다.
3월 24일(월요일=미국 워싱턴 DC 시간 기준), JD 밴스(JD Vance) 美 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Pete Hegseth) 국방장관, 마로 루비오(Marco Rubio) 국무장관 등이 소속된 외교안보팀 전용 시그널 앱 비밀 대화방에‚디애틀랜틱(The Atlantic)‘ 편집장이 초청돼 현 미국 행정부 핵심 관료들이 나눈 민감한 군사 기밀 및 정책 전략 등을 공유 받았다는 폭로 기사가 보도된 후 트럼프 행정부는 시그널 앱을 둘러싼 국가적 스캔들로 번질 위기 억누르기에 진땀을 빼고 있다.
현재 편집장을 맡고 있는 제프리 골드버그(Jeffrey Goldberg)는 자신이 쓴 기사에서, 지난 3월 15일 미 외교안보팀 단체 대화방에 초대돼 외교안보팀 주요 인사들이 어떤 정치적 기밀과 사견을 교환했는가를 디애틀랜틱 지 3월 24일 자 기사에 발행한 사건이 그것이다.
디애틀린틱’은 미국 워싱턴 DC에 발행 본사를 둔 미국 정치시사 논평 주간지로 좌향 진보주의 편집 성향을 띤 매체여서 이번 시그널 기밀 유출 사건이 미 외교안보팀의 실수였는지 계산된 유출이었는지에 대한 여러 추측이 나돌고 있다.
실제로, 시그널 앱은 트럼프 행정부 주요 인사들을 포함한 보수와 전(前) 조 바이든 행정부 산하 미주당 진영의 진보적 인사들 할 것 없이 좌우 스펙트럼을 가로지르며 미국 핵심 정치 및 행정부 인사들이 공히 선택하는 범(凡) 소통 채널이다.
일런 머스크(Elon Musk) 美 정부효율부(DOGE) 수장도 한때 텔레그램과 마찬가지로 시그널 메신저 앱은 채팅 참가자 간 메시지 암호화 기술에 헛점이 있다며 시그널의 기술적 결함을 비판했지만 지금은 그가 이끄는 DOGE 팀원들은 시그널을 업무용 소통 채널로 채택해 사용하고 있다.
동시에 정치적 진영 반대편, DOGE의 미 연방 기관 조직 개편 및 관료체 철폐 조치로 졸지에 직장을 잃은 반(反) DOGE 시위 참가자들도 시그널 암호화 메신저 앱을 사용해 시위를 조직하고 정보를 교환한다.
전 세계 고위급 정치가들과 정부 기관 직원들은 과거 널리 사용되던 텔레그램 앱 대신 시그널 앱으로 갈아타고 있다. 미국 정계의 수도인 워싱턴 DC에서 인사들 간 대화 내용과 깊이가 은밀해지는 단계가 되면 ‚우리 시그널로 옮기자’라는 은어적 표현이 유행할 정도다.
텔레그램은 완전한 기밀 보장이 되지 않아 정보기관에 노출・열람이 가능하지만, 시그널은 사용자의 신원 정보가 최소로 저장되며 종단간(end-to-end) 문자(text) 및 음성(voice) 대화 내용 대부분이 암호화되기 때문에 제3자 염탐 방지에 한층 우수하다고 한다.
시그널은 2012년 미국의 사업가인 목시 말린스파이크(Moxie Marlinspike)가 개발한 미국산 앱이다. 본래 비영리 목적의 시그널 재단(2018년 설립)으로 출발해 오늘날 기밀을 중시하는 전 세계 정치계 주요 인사, 기업 경영인, 관료, 법조인, 고위급 군인 등이 선택하는 메신저 앱의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최근 AP 통신의 집계에 따르면, 현재 미국50개 주 정부 부처 소속 공직자 1,110명 가량이 시그널에 등록해 업무용 소통 플랫폼으로 이용하고 있다.
실제로, 시그널의 사용자 수(시그널 앱 신규 다운로드 수)는 2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가 출범한 올 2025년 1분기 동안 이전 분기 대비 16% 증가했다. 이는 1년 전인 2024년 같은 시기 보다 25% 늘어난 수치다.
대서양 건너편 유럽에서도 시그널은 공식 메시징 앱으로 인정받아 사용되고 있다.
가령, 유럽연합 집행부(European Commission)는 앞서 2020년부터 업무용 메시징 앱으로 시그널을 사용할 것을 공식 지시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달인 2월 20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10차 변론 중 윤 대통령이 대통령 경호처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막으라고 한 지시를 시그널 앱을 통해서 했던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시그널이 텔레그램(Telegram)을 제치고 정치가들이 선택하는 공식 소통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어 조만간 일반 사용자들 사이 대중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