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이익' 이자·비이자이익 모두 감소... 연체율·NPL 등 건전성 지표도 '흔들'
금리 하락·가계대출 규제·경기 불황 등 겹쳐... 단기간 내 개선 쉽지 않을 듯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NH농협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에 모두 적신호가 켜졌다. 지난해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일제히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 비율 등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올해다. 금리 하락·가계대출 규제·경기 불황 등이 겹친 만큼 당분간 '반전'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농협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807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조7805억원) 대비 1.5% 증가한 수치다.
실적이 소폭 상승한 배경에는 크게 줄어든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이 자리한다. 농협은행의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2023년 1조6843억원에 달했으나 지난해 9696억원으로 무려 42.4% 감소했다. 즉, 대손충당금 기저효과가 지난해 농협은행의 전체 실적을 적잖이 뒷받침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농협은행은 핵심 이익인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동반 하락 탓에 실적을 대폭 끌어올리는 데는 실패했다. 지난해 농협은행의 이자이익은 7조6579억원으로 전년(7조6716억원) 대비 1.3% 줄었으며, 같은 기간 비이자이익은 7454억원으로 0.3% 감소했다. 지난해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함께 줄어든 곳은 5대 시중은행(신한·국민·하나·우리·NH농협) 중 농협은행뿐이다.
이에 따라 농협은행은 지난해 역시 이전과 마찬가지로 5대 은행 가운데 가장 낮은 순이익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들 은행 중 지난해 2조원 이하의 순이익을 기록한 곳은 농협은행이 유일하다. ▲신한(3조6954억원) ▲하나(3조3564억원) ▲국민(3조2518억원) ▲우리(3조470억원) 등 나머지 은행은 모두 3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남겼다. 농협은행으로서는 다른 은행과의 실적 격차를 좁히지 못하며 또다시 '만년' 5위 자리를 지킨 셈이다.
아울러 농협은행은 건전성 지표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농협은행의 연체율은 0.56%로 전년 대비 0.13%p 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을 의미하는 NPL 잔액은 16조3140억원으로 무려 47.25% 증가했다.
여기에, 농협은행 입장에서 특히 뼈아픈 부분은 '떼인 돈'이나 다름 없는 추정손실 여신이 급격하게 불어났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농협은행의 추정손실 여신 잔액은 3090억원으로 전년(1335억원) 동기 대비 131.46% 급증했다. 같은 기간 우리·하나·국민은행의 추정손실 여신 잔액이 각각 39.88%, 23.72%, 6.16%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추정손실 여신은 사실상 손실이 확정된 채권으로, 부실채권 중에서도 가장 질이 좋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해 농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일부 거액 여신 보유 업체의 신용등급 하락 등으로 기존 회수의문에서 추정손실로 자산건전성이 하락한 건들이 있었다"며 "이로 인해 추정손실 잔액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금융권에서는 이처럼 수익성과 건전성이 모두 흔들린 농협은행에 대해 단기간 내 반전은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인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은행권 전반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아 수익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개선하는 것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먼저 수익성의 경우, 계속되는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기조에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금리 하락이 더해져 더욱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속되는 가계대출 규제로 대출자산의 성장이 억제되고 금리 하락으로 순이자마진(NIM)이 줄어들면 이자이익의 하락폭이 지난해보다도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이미 농협은행은 금리 인하의 영향을 받고 있다. 농협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NIM은 1.74%로 전년 동기 대비 0.09%p 감소했다. 농협은행은 2023년까지만 해도 국민은행과 함께 은행권 최고 수준의 NIM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큰 폭의 하락을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건전성 개선은 장기화되는 경기 침체에 가로막힐 수 있다. 경기 회복이 지지부진하면 상환 능력이 취약한 차주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농협은행은 특성상 대기업 대비 상환 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 차주가 많아 불황이 길어질수록 건전성 개선에 애를 먹을 수 밖에 없다. 농협은행의 기업대출에서 중소기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81%로 다른 시중은행보다 3~4%p 높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농협은행은 지난해 충당금 부담이 줄지 않았다면 역성장 할 수도 있었다"라며 "(농협은행이) 건전성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핵심 이익을 개선해야 하는데, 현재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하면 뾰족한 방법을 찾아내기가 어렵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