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로..." 계엄發 환율 쇼크, 중기대출에 '직격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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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현실로..." 계엄發 환율 쇼크, 중기대출에 '직격타'
  • 이준성 기자
  • 승인 2025.01.07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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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중기대출 잔액, 23년 1월 이후 23개월 만에 감소
은행권, 계엄 사태로 환율 치솟자 CET1 관리 돌입... 중기대출 걸어 잠궈
관계자 "고환율 장기화 시 유동성 위기 겪는 중기 적잖이 나올 것"
5대 시중은행 [제공=각 사]
5대 시중은행 [제공=각 사]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은행권이 비상계엄 사태 이후 달러·원 환율이 치솟자 서둘러 중소기업 대출을 걸어 잠근 것으로 나타났다. 계엄 사태와 함께 쏟아진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반응이 나오는 가운데 고환율이 계속될 경우 중소기업의 유동성 위기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7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662조2290억원으로 직전 월 대비 3조7318억원 급감했다. 이들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감소한 것은 2023년 1월 이후 23개월 만이다. 

이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급격히 상승한 달러·원 환율의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3일 비상계엄 사태 직전 1402원이었던 달러·원 환율이 한 때 1487원까지 치솟는 등 급등세를 보이자 은행권이 중소기업 대출 문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곧장 보통주자본(CET1) 비율 관리를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CET1 비율은 은행 등의 손실흡수능력을 보여주는 자본적정성 지표다. 자기자본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자본(보통주·이익잉여금 등)을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눈 값으로 계산된다.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2%이지만, 주요 금융지주들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등을 위해 13%대를 목표로 CET1 비율을 관리 중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금융지주사별 CET1 수치는 KB금융 13.85%, 하나금융 13.17%, 신한금융 13.13%, 우리금융 11.96%다.

통상 달러·원 환율이 10원 오르면 CET1 비율은 약 1~3bp(1bp=0.01%p) 하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은행 등이 보유한 외화 부채의 원화 환산액이 증가해 CET1 비율 산출 시 분모가 되는 RWA가 늘어나는 탓이다. 

문제는 RWA를 낮추려면 중소기업 대출을 우선 줄여야 한다는 점이다. RWA는 자산의 위험 수준을 따져 가중치를 반영하는데 중소기업 대출은 신용도 등이 상대적으로 낮아 위험가중치가 높게 반영되기 때문이다. 환율 급등세에 놀란 은행들이 급히 중소기업 대출 문턱 높이기를 시작한 이유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하고 환율 상승이 이슈가 되면서 은행들이 CET1 관리를 위해 중소기업 대출부터 줄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업계 안팎에서 팽배했다"며 "은행들로서는 강달러 환경에서 지주사의 밸류업 계획 이행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중소기업 대출을 줄이는 것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욱 뼈아픈 부분은 고환율이 지속될 시에는 중소기업에서 '돈맥경화'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경기 불황 등으로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높아지던 상황에서 환율 부담마저 더해진 터라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 옥죄기를 계속할 수 밖에 없고, 이는 중소기업의 유동성 위기로 연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상생금융 차원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이어가려고는 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과 환율 부담 등이 겹친 상태라 현실적으로는 은행들의 대출 여력은 크지 않다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기업여신 부문에서 부실 위험이 높은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기보다는 대기업 등 우량차주에 집중하자는 것이 현재 은행권의 분위기"라며 "고환율이 장기화된다면 은행의 지원을 받지 못해 자금 경색에 빠지는 중소기업이 적잖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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