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신사 소비자들의 지속적 예방책 실천・신고 동반돼야 AI 학습・개선될 수 있어
[녹색경제신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드디어 영국에서 지난 10년여에 걸쳐 한 젊은 코미디언이 구축해온 패러디 스탠드 업 코미디 포맷이이 현실로 다가왔다.
영국 출신의 코미디언인 제임스 베이치(James Veitch)는 전 세계에서 받은 온갖 사기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에 일일이 답장하면서 상대방 사기꾼들에게 깐죽대는 회신으로 시간 낭비하도록 유도하며 괴롭히는 코미디 시리즈를 무대에서 공연하거나 유튜브 동영상으로 전파하는 일을 하면서 유명해졌다.
음성 전화, 문제 메시지, 이메일 등으로 전달되오는 보이스피싱은 모든 연령대의 사용자를 괴롭히는 통신 사기 범죄이나 특히 디지털 기술에 덜 익숙하고 과거 아날로그 시절의 신뢰 문화에 익숙하고 타인과의 교류에 그리움이 큰 노령 어르신들이 유독 쉽게 피해를 입는 세대 특정적 범죄다.
영국의 텔레콤 기업인 버진 미디어 O2(Virgin Media O2)가 인공지능 할머니를 내놓고 전화로 개인의 중요한 정보를 불법적으로 알아내 벌이는 사이버 범죄, 즉 보이스피싱(voice phishing)에 대응하기로 해 화재다.
버진 미디어 O2는 지난 11월 21일, 이 기업이 자체 개발한 인간의 음성을 흉내 내 대화할 수 있는 ‚데이지(Daisy, 또는 ‚dAIsy‘)‘라는 이름의 챗봇을 공개했다.
♢ 디지털 기술에 어두워 사이버 범죄 주 타깃이던 시니어의 반격
데이지는 새 ‚버진 미디어 O2 사내 통신사기척결 최고책임자’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이제까지 통신사 소비자들의 괴롭혀오던 폰 피싱 사기 전화를 실시간 가로채 주책없이 주절주절 수다를 떠는 할머니의 목소리로 상대방 피싱 사기꾼과 대화를 이끌어 나가며 시간을 낭비하도록 하는 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버진 미디어 O2가 개발 공개한 데이지 AI 할머니 챗봇은 진짜 할머니의 목소리나 말투와 구분이 불가능할 정도로 인간과 흡사하게 상대방 대화를 이해하고 적절하게 대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 전화 사기꾼들이 말려들기에 안성맞춤이라고 한다.
이제까지 보이스피싱 사기꾼들의 주 타깃이었던 노인을 대표로 나선 데이지는 인공지능이라는 디지털 테크를 등에 업고 판을 뒤집어 보복할 수 있는 순간을 맞이한 것이다.
우선, 사기 방지 팀에 소속된 데이지는 보이스피싱 사기꾼들의 손에 들어갔을 것으로 추정 또는 확인된 연락처 목록을 데이터베이스에 보유하고 있어 사기꾼들이 전화를 거는 것과 동시에 데이지의 번호로 자동 연결된다.
흔히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은 고(高) 연령대 노년층 소비자들의 행동, 사고방식, 말투에 익숙하고 그 같은 고정관념에 근거해 노인 소비자들을 상대로 사기 행각을 펼친다. 이 같은 사실에 착안해, 버진 미디어 O2측은 보이스피싱 사기 축출 전문가 겸 스타 유튜버 짐 브라우닝의 조언을 바탕으로 캐릭터 성격 레이어로 프로그래밍한 데이지 챗봇에 선량하고 부드러운 이웃집 할머니의 목소리와 언어 습관을 훈련시켰다고 한다.
AI 할머니 챗봇의 가장 전형적인 대화 수법은 가족에 대한 이야기, 자신이 하는 취미 여가 생활 등에 대한 사변적 사생활 이야기를 펼치는 한편, 전화 사기꾼이 묻는 중요한 사생활 정보나 은행 계좌 및 신용카드 정보 등과 같은 세부적 질문에 가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또, AI 할머니는 대화 도중 통신 법집행 담당자들이 범죄자 체포에 사용할 수 있는 정보를 수집하거나 심지어 사기꾼이 범죄에 사용하는 디바이스를 교란시키기도 한다. 이렇게 AI 할머니는 전화 사기꾼이 건 전화 통화에 40분가량 지속할 수 있다고 OS 측은 주장한다. AI 할머니가 활동하는 한 일반 통신사 소비자들은 피싱 전화의 공격으로부터 안전하다.
인공지능의 최대 장점은 1년 365일 24시간 내내 가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인간 피싱 판별자는 식사, 휴식, 취침, 용변 등 24시간 업무를 담당하는데 신체적 한계를 필할 수 없지만 인공지능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전화 통화에 응할 수 있다.
모든 인공지능 모델리 그러하듯, 데이지 할머니 챗봇 역시 앞으로 끊임없이 새로 입력되는 전화와 문자 사기에 대해 배우고 훈련하지 않으면 나날이 세련화되는 사이버 범죄에 대응할 수 없다.
소비자들이 사기로 의심되는 전화나 문자를 받았을 경우 통신사에 알리는 등 신고 정신을 발휘하고 통신사와 협조할 때에야만 AI 할머니가 사이버 범죄자 색출 활동을 계속할 수 있다는 말이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