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상승세 속 對고객 갈등은 격화... 1분기 분쟁조정 신청 건수 및 전년 동기比 증가폭 빅5 손보사 중 '최고'
발달지연아동 실손보험 치료비 부지급 관련 소송도 이어가... 변호인단에 김앤장 선임하며 '과잉대응' 논란 불거져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2분기 실적에 청신호가 켜진 현대해상이 소비자 관계에서는 어려움을 겪으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상승 흐름이 계속되는 실적과 달리 고객과의 갈등은 되려 깊어지고 있어 보다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가는 연이어 현대해상의 올 2분기 호실적 달성을 예상했다. 19일 BNK투자증권은 현대해상의 올 2분기 당기순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56.7% 증가한 2864억원으로 추산했으며, 앞서 SK증권은 지난 10일 현대해상이 올 2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늘어난 269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둘 것이라고 밝혔다.
수치에 소폭 차이가 있으나, 실손보험 손해율 및 예실차 개선, 장기보험이익 증가 등에 힘입어 실적이 상승할 것이라는 것이 공통된 분석이다.
현대해상으로서는 실적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현대해상은 올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51.4% 증가한 477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이는 현대해상이 거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현대해상이 실적 관리에는 성공한 반면 소비자 관계에서는 위기에 봉착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분쟁조정 신청 건수가 주요 경쟁사 대비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은 물론이고, 아동 발달지연 치료 관련 실손보험급 지급을 두고 고객과 소송전까지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국내 17개 손해보험사 가운데 올 1분기 분쟁조정 신청 건수(중·반복 제외)가 가장 많았던 곳은 현대해상이었다.
현대해상의 지난해 1분기 분쟁조정 신청 건수는 994건으로 17개사 중 네 번째였으나, 올 1분기에는 1242건으로 약 24.9% 급증해 단숨에 첫 번째로 뛰어올랐다. 1년 새 현대해상과 고객 간의 갈등이 한층 격화됐다는 의미다.
게다가, 주요 경쟁사와 비교해 분쟁조정 신청 건수가 유독 늘었다는 점이 더욱 뼈아프다. 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5대 대형 손보사 중 분쟁조정 신청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한 곳은 현대해상이 유일했다.
같은 기간 메리츠화재는 3.2%, 삼성화재는 3.7%, DB손보는 13.8% 늘었으며, KB손보는 되려 8.9% 줄었다. 현대해상이 고객 관계 관리 측면에서 경쟁사들에 뒤처졌다는 뜻이다.
발달지연아동 실손보험 치료비 부지급 소송의 경우, 현대해상이 지난해 5월 놀이치료사 등 '민간자격자'의 치료에 대한 보험금은 지급 불가하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시작됐다.
"치료사의 자격이 민간자격이라는 것을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는 행위는 부당하다"는 고객에 현대해상은 "현행법상 근거가 없는 민간자격자에게 받은 치료는 치료비를 실손보험금으로 보장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고객 측은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는 현대해상의 속내에 실적 악화를 막기 위한 노림수가 깔려 있다고 주장한다. 어린이보험 점유율 1위인 현대해상이 지급해야 할 보험금이 더이상 커지는 것을 피하고자 급하게 방침을 변경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현대해상은 전체 손보사 중 가장 큰 규모인 956억원을 발달지연 관련 보험금으로 지급했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해상은 어린이보험을 시장 초기부터 압도적으로 많이 판매해왔다"며 "그만큼 손해율 부담도 타사보다 몇 배로 높을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현대해상은 이번 논란에 지나치게 대응하고 있다는 빈축 또한 사고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지난달 4일 "현대해상이 발달지연 아동의 부모와 진행 중인 소송에서 대형 로펌 김앤장의 변호인단을 선임했다"며 "소송 비용이 실제 분쟁 금액인 약 300만원을 훨씬 초과한다는 점에서 과잉 대응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논란 탓에 한편에서는 현대해상이 정경선 전무 겸 CSO(최고지속가능책임자)를 필두로 고객 관계를 대대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12월 지속가능한 성장과 미래경쟁력 강화를 위한 부문급 임원 기구인 CSO를 업계 최초로 신설하고 정경선 CSO를 선임한 바 있다. 정경선 전무 겸 CSO는 현대해상 정몽윤 회장의 장남으로 현대가 3세 경영인이다.
한 보험 전문가는 "당시 현대해상이 정경선 CSO를 선임하며 밝힌 계획 중 하나가 ESG 경영의 내재화였다"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ESG 경영의 기본 중 기본이 고객과 상생하는 것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해상 관계자는 "당사의 발달지연 관련 보험금 지급률은 타사보다 높은 편"이라며 "보험사 중 당사만 발달지연 관련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거나 적게 지급한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전했다. 이어, "분쟁조정 신청 건수가 많은 것은 당사의 실손보험 취급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며 "분쟁조정 신청 이후 소송까지 진행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