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진로'의 주요 유통 채널 역할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참이슬 VS 처음처럼' 등 국내 주류 업계에서는 라이벌 관계인 하이트진로그룹과 롯데그룹이 베트남에서는 협력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현지 유통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는 '롯데마트'를 통한 하이트진로의 '진로' 소주 판매가 활발하다는 것이다.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에서 소주·맥주 등 같은 제품군의 상품을 출시하고 있어 경쟁 관계인 하이트진로와 롯데그룹이 베트남 내에서는 공생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하이트진로는 자사 제품인 '진로'의 대중화라는 글로벌 비전을 선포하고 베트남에 소주 생산 공장을 설립할 것을 밝혔다. 베트남 현지에서 높아지고 있는 소주의 인기를 기반으로 베트남을 해외 시장의 수출 거점으로 삼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 하이트진로의 소주 제품은 베트남 내 총 9000여 개의 마트에 입점돼 있지만, 대부분 시가지의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입점돼 현지 소비자들이 접하기 어려운 편이다. 베트남 현지 소비자들에게 접근성이 뛰어난 소형 유통채널이나 시장 등에서는 진로를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진로 소주가 입점돼 있던 베트남 '후지마트(Fuji Mart)'의 한 현지 종업원도 진로 소주가 아닌 다른 '유사 소주' 제품을 마셔봤다고 대답했다.
이 종업원은 <녹색경제신문>에 "소주를 마셔본 적은 있지만, '진로'가 아닌 비슷한 초록병 디자인의 다른 제품을 먹어봤다"며 "집 근처 마트에는 '진로' 제품이 없었다"고 말했다.
베트남에서 10년 이상 거주하며 가이드로 일하고 있다고 밝힌 한 한국인 또한 베트남 현지 유통채널에서 '진로'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한국인은 <녹색경제신문>에 "하이트진로의 소주는 대형마트에서만 판매하기 때문에 찾기가 어렵다"며 "특히 현지인은 '진짜 한국 소주 제품'이 어떤 것인지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근처 유통채널에서 비슷해 보이는 제품을 사서 마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아직 현지 유통채널을 확장 중인 상황임에도 베트남 소주 시장의 70%가량을 하이트진로가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전체 주류시장에서 소주가 차지하는 부분은 0.7%로 적은 편이지만, 소주 시장의 과반 이상을 하이트진로가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하이트진로의 베트남 현지 소주 시장의 높은 점유율에는 롯데마트가 큰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소비자들이 베트남에 진출한 또 다른 한국 기업인 롯데마트에서는 하이트진로의 소주를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현지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롯데마트가 진로 소주의 주요 유통 채널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롯데마트는 지난 2008년 베트남 호치민에 남사이공점을 오픈하며 진출한 이후, 현재 1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베트남 10대 유명 브랜드'에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는 등 현지 유통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유통채널 중 베트남 현지의 롯데마트에서 '진로'의 매출이 특히 높다"고 말했다.
이에 국내에서는 '참이슬'과 '처음처럼'이라는 경쟁 브랜드를 생산하는 기업으로서 하이트진로와 롯데가 라이벌 관계에 있지만, 베트남에서는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베트남 현지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는 두 기업의 협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시너지를 낼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문슬예 기자 marke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