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빵 선보여 모로코 젊은 세대 포섭해야
모로코인들과 빵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이곳에선 빵을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음식과 함께 먹는다. 피자를 먹으면서도 다른 빵을 곁들여 먹을 정도다. 틱톡과 같은 SNS에서 모로코인들의 빵 사랑을 희화화하는 콘텐츠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식당에 가면 어떤 음식을 시키든 빵이 기본적으로 제공된다. 메인 요리를 기다리면서 이들은 빵을 에피타이저 삼아 먹고 메인 요리가 나오면 본격적으로 빵을 먹기 시작한다. 빵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겐 모로코가 천국이다.
빵 사랑이 유별난 만큼 모로코의 빵은 수준이 높고 맛있다. 그런데 저렴하기까지 하다. 비닐봉투 한가득 빵을 사도 5000원을 넘기지 않는다. 종류도 다양하다. 식사로 먹는 빵 외에도 케익, 타르트, 밀푀유, 사브레 등의 디저트류를 작은 동네 빵집에서도 판매한다.
모로코 식문화에서 빵의 중요도가 높아진 배경에는 프랑스 식민지 시절 빵이 대중화된 것도 있지만 모로코 음식 자체가 빵과 잘 어울린다는 이유가 크다. 특히 모로코의 대표 음식 타진을 먹을 땐 빵을 타진에 찍어먹는 일을 빼놓을 수 없다. 여담이지만 빵을 타진에 찍어먹을 땐 오른손 세 손가락만을 쓰는 것이 예절이다.
이곳에선 프렌차이즈 빵가게 대신 개인이 운영하는 불랑제리(Boulangerie)가 곳곳에 위치해 있다. 불랑제리마다 판매하는 빵이 다른 덕에 선택지도 다양하다.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진 불랑제리의 경우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로컬 불랑제리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탄탄하게 형성돼 있는 모로코 빵 시장을 우리나라 기업이 뚫는 일이 가능할까. 우리나라 SPC그룹의 파리바게뜨가 빵의 본고장인 프랑스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는 것이 최근 화제가 됐다. 이를 고려하면 모로코 시장에서도 파리바게뜨와 같은 기업이 매장을 여는 일이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가격경쟁력을 통해 현지 빵과 맞붙으려고 해선 안된다. 로컬 불랑제리의 빵 가격은 우리나라 프랜차이즈와 비교해 크게 저렴하기 때문이다. 대신 한국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빵으로 메뉴를 구성하고 모로코의 젊은 세대를 공략해야만 승산이 있다. 소금빵, 단팥빵 등 한국에선 대중적이지만 모로코에서 접하기 어려운 빵을 선보인다면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
매장을 여는 위치를 선정하는 일도 중요하다. 모로코 현지인들이 일상적으로 지나다니는 길거리보다는 고급스런 매장들이 많이 있는 카사블랑카 모로코몰과 같은 대형 쇼핑몰에 한국식 베이커리를 열어 차별화를 이뤄내야 한다.
모로코 엘자디다에서 불랑제리를 운영하는 A(30)씨는 "모로코인들은 항상 새로운 빵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국식 빵이 들어온다면 관심을 많이 보일 것 같다"면서도 "이곳에선 빵은 싸야 한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너무 비싼 가격으로 빵을 판매한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re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