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동떨어진 규제 반복...우리나라 게임은 사각지대에 놓여
건강한 게임문화 조성을 목적으로 설립된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이하 GSOK)가 확률형 아이템을 놓고 규제를 펼치고 있지만, 유저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확률형 아이템으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게임들이 규제의 대상으로 선정된 것을 놓고 업계의 분위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최근 GSOK는 한국게임산업협회에서 시행하고 있는 ‘건강한 게임문화 조성을 위한 자율규제 강령’에 따라 6월 미준수 게임물을 공표했다. 이번 공표는 지난해 12월부터 시행된 개정 강령에 따른 것인데, '캐릭터 뽑기' '장비 뽑기' '장비 강화' 등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등을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GSOK가 이번에 발표한 미준수 게임물 목록에는 '에이펙스 레전드', '도타 2' 등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해당 두 게임은 누적 5회 위반으로 공표돼 확률 공개에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GSOK는 석 달 연속 미준수 사항을 수정하지 않는 경우 미준수 사항의 공표 및 자율규제 인증 취소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한편 이와 같은 GSOK의 발표를 놓고 유저들 사이에서는 아쉽다는 반응이 다수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유저들이 문제로 삼는 부분은 우리나라 게임사가 서비스하고 있는 MMORPG의 확률형 아이템들에 설정된 지나치게 낮은 확률인데, 이는 방관하면서 유저들이 전혀 문제로 삼지 않는 외국 게임들에 낙인을 찍는 것을 놓고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라는 의견이 힘을 받고 있다.
실제로 '에이펙스 레전드'와 '도타2'의 경우 게임 내에서 판매되는 재화가 게임의 승패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 때문에 해당 게임들이 확률형 아이템으로 유저들에게 피해를 주는 게임이라고 발표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고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유저들 사이에서는 GSOK가 애꿎은 글로벌 인기 게임들을 타깃으로 삼는 대신 우리나라에 다수 존재하는 양산형 MMORPG에 규제를 펼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 게임들이 글로벌 표준에 부합하기 위해서도 지나치게 낮은 확률이 설정된 확률형 아이템들은 없애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GSOK의 구성원들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우리나라 게임들이 규제의 대상이 되는 일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GSOK의 이사 가운데 엔씨, 넥슨, 넷마블의 임원들도 포함돼 있어 현재의 보여주기식 해외 게임 규제를 벗어날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것이다.
황성기 자율규제평가위원회 위원장은 “국내외 여러 게임물에 새로운 형태의 유료 콘텐츠가 생겨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현재 강령에 따른 준수사항이 적용되는지를 평가위원회가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게임 시장의 트렌드에 발맞춰 전문성·현실성·이용자 친화성을 갖춘 자율규제가 정착되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game@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