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조선업계, 역대급 수주실적에도 속앓이... 선가는 '찔끔', 원가는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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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조선업계, 역대급 수주실적에도 속앓이... 선가는 '찔끔', 원가는 '껑충'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1.05.04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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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강업계, '어닝 서프라이즈'...조선업계 "선가에 반영 미흡... 후판가격 동결해야"
- 조선3사, 전년동기대비 7배 수주증가에도 속앓이...후판가격 상승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사진=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사진=삼성중공업]

조선업계가 역대급 수주실적을 기록하는 등 수퍼사이클에 진입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철강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채산성 악화를 근심하고 있다. 선가상승은 미미한 반면, 원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후판 가격이 껑충 올랐기 때문이다. 

3일 조선3사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후판 가격 상승이 직접 원가에 영향을 미치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밝히고, 선가 상승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며 채산성 악화를 우려했다. 

이날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후판가 상승은 예외없이 조선사에겐 원가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미 최근 철강사들과 협의를 통해 일부 인상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선박의 재료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게 후판"이라며 "인상분이 선가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보기 어려워, 후판 가격 동결을 주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도 "후판 가격이 올라 원가에 부담이 된다"면서 "강재가 인상이 선가 상승보다 크다 보니 발주처와의 협상에 어려움이 있다"고 하소연했다. 

반면에 철강업계는 상반된 입장이다. 4년만에 후판 가격이 톤당 10만원 이상 오르면서 포스코는 지난달 26일 1분기 영업이익 실적이 전년 동기대비 120% 증가한 1조522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철강업계 관계자는 "수주 부진으로 그동안 조선용 후판가격 인상을 못 했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조선사 건조량이 늘어나 후판 수요가 전년 대비 100만톤 늘어날 것"이라며 "견조한 수요에 맞춰 올해 하반기에도 가격인상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혀 하반기에도 후판 가격 상승을 예고했다. 

같은 날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 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이달 신조선 선가지수는 132.71로 작년 1월(129.76)보다 2.3%포인트 올랐다. 이달 1만3000~1만4000TEU급 대형 컨테이너선 가격은 1억1300만 달러로 지난해 1월(1억900만 달러)보다 4% 올랐다. 또 이달 17만4000㎡급 대형 LNG 운반선 가격은 1억8800만 달러로 지난해 1월(1억8600만 달러)보다 소폭 올랐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신조선가가 조금씩 인상되고는 있는 건 사실"이라며 "일단 수주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고, 이 기조가 연말까지 계속되면 향후 조선사 실적도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클락슨리서치는 올 1~4월 전 세계에서 총 1385만 CGT(표준선환산톤수)가 발주분 중 한국은 647만 CGT를 수주했다고 전했다. 

이 중 국내 조선3사의 수주금액은 145억1000만달러(약 16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21억7000만 달러)보다 무려 7배 가까이 늘었다. 한국조선해양은 총 86척, 72억달러규모를 수주해 금액 기준으로 지난해(12억9000만달러)보다 6배 증가했고, 대우조선해양은 22억1000만달러, 삼성중공업은 51억 달러를 기록해 지난해보다 각각 6배, 10배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올해들어 지난달 말까지 발주된 LNG선 총 44척 중 31척을 수주해  수주 점유율은 70%에 육박했다. 이중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총 28척의 LPG선을 수주해 전 세계 발주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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