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패권경쟁] 매그나칩 中 펀드 매각 추진, '열쇠'는 산자부 승인…실제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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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패권경쟁] 매그나칩 中 펀드 매각 추진, '열쇠'는 산자부 승인…실제 가능성은?
  • 장경윤 기자
  • 승인 2021.03.30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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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사모펀드, 국내 시스템 반도체 업체 매그나칩 인수 결정…업계는 기술 유출 불안감
- 실제 거래 진행 위해서는 산자부 산하 산업기술보호전문위원회 및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승인 필요
- 매그나칩 주력 제품인 OLED DDI, 국가핵심기술엔 포함되지 않아…"다양한 요소 고려 필요해 속단은 불가"

중국계 사모펀드의 매그나칩 인수 소식에 업계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매그나칩이 보유한 국내 반도체 핵심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돼 향후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제기된다.

이에 매그나칩 매각 건의 승인을 맡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부) 산하 산업기술보호전문위원회가 향후 어떠한 결정을 내릴 지에 대해서도 이목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매그나칩이 주력하는 OLED DDI 기술이 '국가핵심기술'에 포함되지 않는 만큼 승인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산자부 측은 해당 사안을 실제로 검토하기 전까지는 어떠한 추측도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 산자부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기업의 인수합병은 특정 기술만을 가지고 판단하는 것이 아닌 그 기업이 가지고 있는 기술을 총체적으로 판단해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며 "자세한 사항은 공개할 수 없으나 국가 안보와 산업에 미치는 영향, 기업의 기술 보호 수준 등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야 하기에 기업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받아보고 꼼꼼한 검토를 거처야 한다"고 설명했다.

3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견 시스템 반도체 업체인 매그나칩은 중국계 사모펀드 '와이즈로드캐피탈'과 주식 매각 계약을 체결해 올 하반기 중으로 거래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총 매각 규모는 14억 달러(한화 약 1조5800억원)로, 매그나칩의 최근 3개월 간의 평균 주가를 기준으로 약 75% 프리미엄을 적용해 1주 당 29달러에 공개매수된다. 

매그나칩은 "매각이 완료된 이후에도 매그나칩의 경영진과 임직원들은 기존과 변함없이 현재의 역할을 그대로 지속할 계획"이라며 "사무소와 연구소, 생산시설 또한 기존과 동일하게 운영되며 매그나칩의 사업 또한 이번 매각 거래에 따른 영향없이 그대로 운영될 예정이라는 점을 명확히한다"고 강조했다.

청주와 구미에 각각 본사,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 매그나칩은 이전 하이닉스반도체에서 분사돼 미국계 애미뉴캐피털에 인수된 기업이다. 2011년에는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했으며, 현재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DDI(디스플레이 구동칩)와 차량용 전력 반도체를 주로 생산하고 있다.

또한 보유한 기술 특허는 30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출액은 지난해 기준 5억7000만 달러(한화 약 6450억원), 영업이익은 4900만달러(약 550억원) 수준이다.

[사진=매그나칩 홈페이지 갈무리]

이에 업계에서는 매그나칩의 중국계 사모펀드 인수로 반도체 핵심 기술이 중국에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2년 하이닉스의 LCD 사업부에서 분사해 중국 BOE에 인수된 기업 하이디스는 BOE에 주요 인력과 핵심 기술을 빼앗기고 대만의 한 기업에 헐값에 매각된 바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도 중국에 매각된 국내 기업이 핵심 경쟁력을 빼앗긴 사례가 있는 것처럼 불안감부터 드는 것이 사실"이라며 "중국 기업이 관련 기술을 파악하기가 더 쉬워져 향후 국내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산자부에서는 산하 기관인 산업기술보호전문위원회를 통해 국내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과 관련해 기술 유출 위험성을 미리 파악하고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를 운영 중이다. 

매그나칩이 보유한 기술이 정부가 규정한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거나 기술 유출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산업기술보호전문위원회는 매각을 반대할 수 있다. 또한 이번 거래의 이해당사자인 주주들의 승인과 관련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허가도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매그나칩이 주력하는 OLED DDI 와 차량용 전력 반도체의 경우 산자부가 정하는 국가핵심기술에 포함되지 않아 매각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올해 초 산자부가 확정한 국가핵심기술 중 반도체 분야는 총 10개로 D램 및 낸드플래시 관련 기술과 LTE/5G, 픽셀 1㎛ 이하 이미지센서, 등이 포함된다.

다만 산자부 관계자는 "인수합병에 대한 승인은 특정 기술만이 아닌 해당 기업의 기술을 총체적으로 검토한 뒤 내리는 것"이라며 "기업으로부터 세부적인 관련 자료를 받기 전까지는 판단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어 "국가핵심기술 포함 여부 외에도 국가 안보와 산업에 미치는 영향, 기업의 기술 보호 수준 등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승인 혹은 조건부 승인을 결정하고 실제로 불허 판정을 내린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장경윤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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